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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날

산처녀 16 978
오늘은 아침부터 눈이 시리도록 파아란 쪽빛하늘이 환상적으로 나를 불렀다
중고대동문모임에 참석차 내려온 큰동생이 햇볕이 그리운 아파트족이였다.
화사한 햇볕에 잔뜩 매료된 동생은 
"햇볕에 타면 어떡해" 하고 걱정을 하면서도 어제부터 깻잎따고 애고추따고 고추잎따서 삶아 말리면서 계속 탄성을 질러댔다

"어머나 ,어머나 언니 고추잎이 한나절에 다 말랐어"
"언니 어쩌면 햇볕이 이리도 곱냐?"
"아휴 좋다 "
를 연발하면서 동생은 햇볕맞이에 바빴다
우리는 어제오늘 한나절을 분주히 겨울저장용 찬거리를 준비하고  이 좋은 가을날의 산행을 준비하였다.

동구밖을 나서니  불타는 듯한 사루비아꽃 맨두리미꽃 길가의
화단은 그야말로 불타는 가을이었다.
우리는 꽃밭에서 또 문화제에 출품하려는 물레방아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등등 앞에서 멋진?폼으로 사진을 찍었다

산으로 올라서니 오랫만에 찾은 산길은 용담사로 가는 길로
이어저서 약간 비탈진 길이 올라가기가 좋았다
길가에 피어있는 계란꽃이라고 이름 불리어지는 하이얀꽃은 노란 술을 가운데 품고 은하수강에 별을 쏟아 부운 듯 군락을
이루고 반짝였다

산길을 오르고 오르고 용담사에 오르니 눈아래로 보이는 정경은 그야말로 한가로움과 평화를 품은 아름다운 목도거리가 한눈에 바라보였다

유유히 흐르는 목도강은 가을의 정취를 더욱 풍기고 강물 속에 유연하게 누워있는 산그림자는 사랑도 미움도 모두 싸안고
조용한 정적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이 곳 불정면 목도리는 30 여년 전에는 뱃사공의 노저어 건너가는 나루터였고 겨울이면 꽁꽁 언강을 집에서 만든 앉을뱅이 스케이트로 얼음을 지치고 가끔은 얼음 숨구멍으로 겨울익사사고도 생기곤 하는 한강의 상류다
목도 나루터 그야말로 사랑과 열정의 강이였다
사랑하는 사람들의속삭임의 장소로 이곳 저곳에서는 밀어를 속삭이는 젊은이들의 쉼터였다
여름날이면 발가벗은 아이들의 개구리헤엄치는 소리로 아침부터 밤까지 강가는 시끌벅적하였다

불정면의 불자는 부처님의 머리자를 표현하는 부처불자로 옛날의 이곳은 아마 절터로 유명 하였었나보다

휴양림을 방불케 하는 나무숲에서 우리는 가슴을 화알짝 열고 심호흡을 하면서
"야아 참좋다.  이렇게 조금만 나서면 이렇게 좋은 것을 "
우리는 바위에 걸터앉아서 그야말로 망중한을 즐기면서
심신을 마음껏 맑게 하였다

스님이 계시지 않는 비여있는 절을 이리저리 기웃거리다 하산을 하니 파아란 쪽빛하늘에 떠있는 뭉게구름도 우리의 마음을
본따서일까 우리의 마음만큼 한가로움이였다

내려오던 길에 강가에 앉아서 이이야기 저이야기 어릴 때의 추억을 한토막 한토막씩 꺼내여보면서 마음은 정말로 즐거웠다
또 이곳에서 유명한 민물 매운탕집에서 매운탕에 백세주
 한잔 곁드리니우리 형제의 애틋함은 어데다 비길 수 없었다

가녀린 허리 동여맨 코스모스 앞에서 꽃잎파리 귀뒤에 꽂고
또 사진 한장 찍고 우리는 나이를 잊어버린 한나절이였다
우리형제는 오십을 넘어서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에 나이를 잊고 마냥 동심속에 묻힐 수 있는 한나절을 지나서 심신이 함께 탄력을 받고 돌아왔다



16 Comments
서들비 2004.10.05 23:27  
  아름다운 가을 풍경을 글로 그려주셨군요.
참 곱습니다.
부럽구요.
달마 2004.10.06 09:50  
  안녕 허시지요...
별장 지으셨네요...
상낭식 안하셨나요...
왜 안 열리지요...
존 글 더 보태주시지요..

존안 하심 바랍니다 !!

*******

하늘 가을... /

하늘 가을에
넋 놓은 코스모스 눈길들 쏠렸구나...

오늘은 온 氣運
거기에만 귀 기우리는 촉수

나그네에게 살랑,웃음 줄일도 잊은
아주 깊이 빠져 있음이 부러웠느니다... 

           

   
 
유랑인 2004.10.06 11:33  
  꾹꾹!  아이들 장성하기 기다리며 눌러참고 있는 저를~~~~~~~
더 이상 유혹하지 마서요 ~~~ ㅎㅎㅎ
건강하고 화사한 가을 되세요~~
우지니 2004.10.06 16:10  
  이 가을 날
들판은 황금물결로  춤을 추고
따사로운 햇 빛은 온 산천을 화려한 무대로 단장을 하고
빨갛게 물든 단풍잎 엽서를  보내며
우리들을 산으로 초대를 하네
농부들도 지난 여름 고통은 망각하고 .풍년가를 부르니
산새들과 풀벌래들도  덩달아  즐겁게 노래 하며 하모니를 이루니.
산처녀님 아우님과 같이 가을산에 올라가서  망중한을 즐기며
백세주까지 드셨다니 이 보다 더한 행복이 또 있으리오?

어제는 산처녀님과 대화 속에서 하염없는 눈물을 흘렀지만
오늘은 산처녀 아우님 가을의 풍성한 찬미가를 읽고
산처녀아우님 즐거움에 나도 따라 즐거운 시간이네요
이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헤메던중
여기 아우님 홈에 발 길을 멈추었소이다.
백세주 한 잔 만 나에게도  주면 안되겠소이까?


산처녀 2004.10.06 19:19  
  서들비님 유랑인님 가을의서정을 나누어 드리고 싶군요
달마대사님  별장을 보셨나요?
전화라도 주시죠
우지니언니 제가 언니의아픈마음을 더아프게 하였나보군요
언니 언제제가 마음이 좀한가로울때 만나서 백세주나누며 세월을 논해보았으면 해요
저 사실은 상당히 밝은 사람이거든요
언니의가슴에 밝은 햇살 한웅쿰나누어 드리고싶군요
장미숙 2004.10.06 20:49  
  산처녀님께서 동생분과 함께하시는 가을 풍경이
참으로 아름다워요.
여러 님들과 나누시는 대화 속에도 가을이 묻어
저도 덩달아 가을의 서정을 느끼게 됩니다.
나날이 행복한 가을 날이시길..
산처녀 2004.10.06 22:05  
  장미숙님 감사해요
아울러 장미숙님의 사과꽃향기 정말축하해요
쪽지를 보낼려고 장미숙님의아이디에 클릭하면 제컴이
너무 유식해서 영어로만 나와요 가끔 제컴이 바보상자가되곤해요ㅎㅎㅎ^^
바다 2004.10.06 23:05  
  두 자매께서 그야말로 동화같은 날을 보내셨군요.
아름다운 감성을 타고나신 언니와 동생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오는군요.항상 그렇게 행복한 날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꽃구름언덕 2004.10.06 23:05  
  어머나! 부러워요. 산처녀언니!
너무 행복한 마음으로 쓰신 글이라
마음이 금방 밝아 지네요.
나이야 세월가면 먹는 것이고 숫자에 지나지 않으니 오늘같이
세월을 추억하며 즐거워하기에 좋은 나이도 사랑하며
살아가야 지루하지 않은 인생길이 될것같다는 생각입니다.
정말 가을날 한때를 너무 멋지게 보내셔서 나도 거기 가고싶당......^^

나비 2004.10.07 03:42  
  행복함이 넘치는 시간이었군요!
자매의 좋은 가을 의 시간들이 부럽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장미숙 2004.10.07 18:12  
  산처녀님~
저의 컴도 며칠 전부터
가입되지 않은 회원이라면서 딴 소리 하며
쪽지 나르는 역활을 하지 못하는데 방법을 찾을 수가 없네요~
산처녀 2004.10.07 22:52  
  바다아우님 요지음도 코스모스길을걸으며 시작하시나요?
지나친 찬사에 몸둘바 모르겠읍니다'
꽃구름아우님 부럽다니요 아우님이 사시는 그곳은 돌아보면 글이나오는
아름다운 곳안데 , 산에오르니 작은산이지만 마음을 내려놓을수 있는
홀가분함이 있더군요.
나비님은 이런글이아니라도 항상행복해보여요
장미숙님컴도 가끔은 바보상자가 되나보죠?^^^
음악친구♬ 2004.10.09 00:15  
  아~
우리 가을에 주먹밥 먹으러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
눈을 감고 그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 봅니다~
가을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유랑인 2004.10.10 13:10  
  드디어 그 목도강 용담사 위 바위위에서 산처녀님의 눈길을 가늠하며 보고오고야 말았던 것입니다.  ㅎㅎㅎ
민물매운탕 ㅁ~~  못 잊겠습니다..
구ㅡ불거리는 물길, 도로가 부연 안개와 햇살 방향의 어긋남으로 선명히 보진 못했으나 담에 다시 한번 그 놈들을 만나러 가야겠습니다...
너무 좋은 곳에 산처녀님이 사시더군요. 
산처녀 2004.10.10 15:45  
  어머나 그러셨어요?
제가마침 부평딸 집에 와있어가지고 귀한님의 행차를 놓첯네요
이른아침에 따뜻한 커피라도 한잔 대접할것을 ,끌.끌.끌.
참으로 순한곳이죠
음악친구님 주먹밥 드시러 오실건가요? 그럼덤으로 아름다운 자연도 함께 보실수있죠.
한데@@@@@@@

유랑인 2004.10.10 23:52  
  부평 사는 저는 산처녀님 목도에 가고..
목도에 사시는 산처녀님은 부평에 오시고...  ㅠㅠ


그곳 정경 몇장 올려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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