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와 영화한편 - i am Sam -
지난 토요일 'I am Sam'이란 영화를 보았지요.
아마 여러분은 이미 이 영화를 보셨거나 많이 들으셨을 것입니다.
이름값하는 영화더군요.
저는 얼떨결에 제목도 모르고 따라 갔다가 영문도 모르게 보았습니다.
김치찌개로 유명하다는 집이 있다고 해서 따라 갔던 겁니다.
일행은 예매까지 해놓은 상태였고 추가로 한 장의 구입은 가능하였습니다.
말 듣던대로 2년된 묵은 김치를 가지고 김치찌개를 끓이는 그 집도 한마디로 이름값을 하더군요.
어딘지 기억은 안나지만 한적한 시골에 5년 숙성을 목표로 2만 포기의 김장을 해놓은 상태랍니다.
김치찌개 하나로 세계를 석권하려는 의지가 보였습니다.
찌게로 인한 포만감에 영화 초반에는 졸았습니다.
그러다 이게 왠 걸.
사람 혼을 빼놓기 시작하더군요.
7살의 지능에 머물러 있는 아버지 샘과 7살 된 딸 루시.
아빠의 지능이 화근이 되어 이들은 결국 복지기관의 보호아래 격리 져서 살아가게 됩니다.
지능은 낮아도 어린 딸을 양육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아빠의 눈물겨운 법적 투쟁이 벌어집니다.
자의반타의반 무료 변호를 맡게 된 여변호사의 빛나는 변호도 한 몫을 합니다.
그러다가 변호사라는 그녀의 화려해 보이는 겉의 삶과 슬프고 어두운 내면의 이중성을 통해 지식인의 허
위의식이 드러나지만, 저능 아빠 샘을 통해 치유가 되고,
"이렇게 행복한데 왜 같이 살수 없죠?"
딸 루시의 당돌한 대사에 눈물 보이게 하다가 현실적 절충점을 택해 해피앤딩으로 이 영화는 끝이 납니
다.
진정한 사랑!
가정의 파괴의 원인도 다름 아닌 사랑의 결여라는 등식을 성립시켜 주고 있고
사랑의 능력은 지능으로 저울질 할 수 없다는 것을 이 영화는 가슴으로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병리적 가족 관계의 진맥을 이렇게 명쾌하게 짚어줄 수 있을까?
영화관 밖을 나오면서
초라해진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군요.
너무 착잡하고 씁쓸하여
다시 그 김치찌개 집에 들어가
한잔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