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밤, 강변에서
2004.09.19 23:17
어느 가을밤, 강변에서
슈킴
초승달이 나즈막히 하늘에 걸려 있고
뭉개구름 한뭉치 떨어질듯 무겁게 뜨 있다
늦은 구월의 저녁에
강변은 바람 한점 없고
나무잎들은
찬란한 단풍을 꿈꾸기에는
버거운 듯
머리를 뽀얏케 퇴색시켰다
드문 드문 별들이
천정에 구멍 뚤린양
빛을 희미하게 쏟아 내고
강변의 가로등은
길게
강물 위에 누웠다
지난 여름
지겹던 폭염은 아직 까지
뇌리에 남아 있는데
가을에 대한 환상으로
서둘러 추억을 짜깁기 해본다
강은 말이 없다
물결도 없이
냄새도 없이
건조하게
권태롭게
갈대 하나
외로이
미동도 않고
바람을 기다린다
어느 가을밤, 강변에서
슈킴
초승달이 나즈막히 하늘에 걸려 있고
뭉개구름 한뭉치 떨어질듯 무겁게 뜨 있다
늦은 구월의 저녁에
강변은 바람 한점 없고
나무잎들은
찬란한 단풍을 꿈꾸기에는
버거운 듯
머리를 뽀얏케 퇴색시켰다
드문 드문 별들이
천정에 구멍 뚤린양
빛을 희미하게 쏟아 내고
강변의 가로등은
길게
강물 위에 누웠다
지난 여름
지겹던 폭염은 아직 까지
뇌리에 남아 있는데
가을에 대한 환상으로
서둘러 추억을 짜깁기 해본다
강은 말이 없다
물결도 없이
냄새도 없이
건조하게
권태롭게
갈대 하나
외로이
미동도 않고
바람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