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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장(訃告狀)

별헤아림 7 4022
부고장(訃告狀)
권선옥(sun)

점점 줄어들고 가벼워지는
건조한 육신에 일별 던지고
간간이 찾아본 것 뿐
검어지는 얼굴 한 번 닦아 드리지 못 했습니다.

부고장(訃告狀) 받은 후
시신(屍身) 가린 병풍 앞에서
한 차례 목 메인 곡(哭)을
넋 놓고 뱉은 것 뿐
생각보다 그리 슬픈 것도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덜컹거리는 세월의 바퀴 속에서
그러나 다시는 뵐 수 없었습니다.
달라진 느낌 없이 희미하게 되풀이 되는
멀고 질긴 긴 기억들

<2005. 2. 16.>
7 Comments
별헤아림 2005.02.19 18:58  
  1998년 아흔 셋으로 해쌓음을 마감하신 할머니. 그 할머니와의 유년 시절부터 쌓아 온 길고 질긴 기억들.... . 희미하지만 참으로 오래도록 저의 가슴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산처녀 2005.02.20 10:55  
  누구나 가는것이라고 .
우리는 부모님을 그렇게 보내죠.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쌓이는것은 그리움입니다
시와사랑 2005.02.21 11:55  
  주검앞에서 희미해지는 기억들!
모든 것의 끝인  죽음!
누가 윤회를 말하는지!
망각으로 가는 길목인 것을...

건조한 기억의 파편들에서
눈물이나 남아 있음은
아직은 마음에서 보내지 못함 아닌지...

님의 시를 통해 잠시
인류의 영원한 숙제을 생각해 봅니다.
바 위 2005.02.22 16:59  
  님은 참 곱게도 정스러운 삶을 수놓으시누만요...
할머님 사랑 사랑 사랑...

미욱하리 만치
가신 마음을 이르키니 말입니다...

별은 헤아릴수록에
늘어도 나고 줄어도 듭니다...

존 글 자주 주시지요
고맙습니다 !!
별헤아림 2005.02.22 19:53  
  '시와 사랑'님의 글이 한편의 시로 느껴집니다...
기억한다는 것은 아직 마음 속에 살아 있음이겠지요.
바위님..!
고운 마음으로 받아 주셔서 늘 감사할 뿐입니다.
우지니 2005.02.23 19:58  
  누군가가 말하기를 고향으로 돌아가신다는데
남아 있는 가족들은 왜 그리 마음이 아려오는지...
어렸을때 할머니가 계신 친구들이 제일 부러웟는데
때때로 사모치게 그리운 기억들을 열어 보시겠지요.
별헤아림 2005.03.22 09:20  
세월은 아무리 사무친 그리움도
 켜켜이 덮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갈 곳으로 간다는 사실이 가끔은 참으로 냉정한 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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