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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 아줌마와 애들

나바보 5 3981
하숙집 아줌마와 애들

우리 집 하숙 아줌마는 애가 둘 있는 30대 이다.
키는 170이 넘고 얼굴은 보통이다.

애들은 사내로서 7살 5살이다.
녀석들은 언제나 사건의 현장이고
뉴스의 초점이다.
집안은 녀석들로 인하여 준 전시상황이고
녀석들이 휩쓸고 간 자리는 언제나 초토화된다.

녀석들은 서로를 아끼나
벌써부터 소유의 의미를 알아버렸다.
그래서 승부(먹는 것)의 세계에서는 냉정한 것 같다.
 
남편은 평범한 회사원 같은데
자칭 “노가다” 라고 한다.

술을 매우 좋아하나
담배는 안하는 것 같다.
그러나 보통 남자들이 하는 것은 다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언제나 피곤해한다.

나는 우리 집 하숙 아줌마를 사랑한다.
그녀도 나를 사랑하는 것 같다.
어떤 때는 동지로서, 때로는 맞수로서
서로를 무지하게 아끼고, 죽어라 미워한다.

사랑만 가지고 살기에는
벅찬 샌드위치 세대의 나락으로 빠진 것 같다.

쥐꼬리만한 봉급은 원천징수 된다.
지갑은 탈탈 털어도 먼지뿐일 때가 많다.
그래도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최후의 신용카드는 들어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이것도 한도가 있다.

내 후배들은 그녀를 형수 부르고
그녀는 나를 “여보”라 한다.
애들은 나를 “아빠”라 부른고
나는 총칭해서 "응"이다.

우리 집은 하숙 아줌마의 헌신적인 노력과
빛나는 상처투성이로
움직이는 종합병원인 녀석들로 인하여
하루하루를 울고, 웃고 한다.

1997년  어느 날    M.H. Jang

5 Comments
산처녀 2005.01.11 17:14  
  나바보님 참 즐거운 삶을 사시는군요.
그러나 부인을 하숙집 아즘마로 불리운것은 좀 너무하네요.
오는 저녁은 쫗겨 나실 각오를 하셔야 겠군요 ^^^^
바 위 2005.01.11 17:22  
  나 선생님.....
괘않을 수 있음이네요 !
그도 한때이니 일없네요...

자미있는
글 주 심 고맙십니다 !!!
바다 2005.01.11 17:26  
  장 박사님!
과연 박사님 다운 글입니다.
재매있고 아주 행복한 집이라는 것을 알수가 있네요.
근데 하숙집아줌마가 장 박사님보고 하숙생이라고 부르지는 않나봐요 ㅎ ㅎ
우지니 2005.01.21 12:28  
  나바보님께서 장박사님이시군요.
박사님댁에는 행복이 꽃피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가득하네요
이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요..아름다운 추억이요. 한 가정의 정겨운 삶의 현장을 생동감 있게 방송 해 주셔서 잘 감상하였습니다.
언제 또 제 2부도 준비하시는 데로 방송해 주시기를 부탁해도 될런지요?
지킬박사 2005.02.11 23:12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 서 왔다가.. 어~ 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 일랑 두지말자.. 미련일랑 두지말자 (그래두 각박한 세상 정없이 어이 살라고)

인생은 나그네 길 빈 손으로 왔다가 빈 손으로 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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