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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멈춘 문자들

솔바람 5 947
걸음을 멈춘 문자들
- 바람의칸타타. 22 -

송 문 헌

빗소리에 후다닥 책상 위 모니터 속으로 뛰어 들어와 앉는다 저녁나절 빈 마당을 툴툴거리던 바람, 타타타타 행간을 달리던 자막들이 흘깃흘깃 뒤돌아 보다 발걸음을 멈춘다 ‘넌 어디서 왔니? 네 고향 들녘에도 할미꽃 피고 달빛 창백한 밤이면 뒤란 울타리에 아직 찔레꽃이 피던?’

너무 예뻐서 슬퍼, 찔레꽃은 너무 예뻐 슬프다던 누이가 희디흰 밤을 떠나던 때도 찔레꽃이 밤을 밝혔다 시간이 지나 내가 한창때 그 꽃이 세 번이나 피고 지는 동안 *파스를 한웅큼씩 삼키리라고 누이는 생각이나 했을까 어둑발을 더듬어 문득 엔터를 치니 흐트러진 부호들 행간에 걸음을 멈춘 문자들이 무심히 나를 쳐다보고 있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고 쌓여가는 것’ 이라고

어둠이 내리고 나서야 외등이 고요한 것을 알게 되는 걸까? 빗소리는 여전히 밤을 흔들고 있다


* 파스 : 결핵 치료약
5 Comments
자 연 2005.06.02 13:47  
  속 깊은
필묵 澹濃
풀어놓으신 글씨님 과 대화
퍽 듣기 좋습니다 !

존시 주심 늘 고맙습니다.

천둥소리

번개 빛 찰나 놓칠세라
장마 뛰어오는 숨찬소리
그르릉이는 늙은 천둥소리

간밤 꿈속인가 했더니
오날 새벽 醒時
유월,꾸뻑 왔단 인사 소리였어
장미숙 2005.06.03 22:24  
  흐른다고 생각하던 시간이 쌓여있기에
기억은 되살아나는 모양입니다.
영혼을 걸르는 <바람의 칸타타>..
깊게 감상합니다.
김동석 2005.06.09 19:57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자  그모든것을 ? 
조학동 2005.06.14 20:18  
  자연을 노래 하고 계시는군요 마디 마디 잘 음미 하엿습니다~
솔바람 2005.06.19 19:47  
  자연님, 장미숙님, 김동석님, 조학동님, 졸 시 관심 갖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모두 평안하 유월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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