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달빛
수평선 뒤쪽 에서
훅훅 내쏘는 입김에
후끈 달구어진 몸
혼을 식히려는 차가운 눈빛
적요 속 초침소리
규칙적인 맥박의 울림들이 허공에 꽉 차있다
환한 대낮에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것들이
한껏 팔을 벌려도
안을 수 없는 빛다발 하나가
가을 밤 초고속 직선거리로 날아든다
우주 공간을 이륙한
항성 하나가
티끌보다 자잘한 틈새를 관통하여
심장 속으로 착륙한다
밤새 몸을 뒤척이는 하늘
그 하늘에 부서지는
내 몸의 달빛
2006.09.09 가빈 김영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