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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느린 완행차표 없나요???

규방아씨(민수욱) 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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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걷이로 한창 바빠야 할 들녘이
비로 인해 늦어지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집안 시동생의 죽음으로 또 늦어진다..


반갑지 않은 비님의 소식은 또 들려오고
부랴 부랴 오늘 장례식을 마치고 나서 바로
콤바인과 낫을 동원해서 들로 향한다..
마음이 바쁜 만큼이나 빨라지는 발걸음과 손놀림으로
어느새 한곳의 논은 말가니 노랑머리가 다 깍여나가고...


벼를 말리기 위해
뒷산 잔디밭의 언덕을 향하려니
어느새 몇몇집이 나락을 널어놓았네...


우리도 자리를 잡고서 나락을 널어본다
가실 가실 해 질때까지 말리려면
하루에도 몇번을 저어주고 또 저어주고..
그러기를 몇날을 널어야 하는 수고로움이 들어감을 아세요??? ㅎㅎ


비님이시여
오실려거든 완행으로 오소서..
이 가을이 다 끝나기전에는 도착하지 못하는
완행 중에 완행으로 오소서...


우린 또 갑니다
노랑으로 물들인 또 다른 논을 향해...
쓱싹 쓱싹 낫질을 함에 힘듬에도 마음은 넉넉하니 좋으네요...
뛰어다니는 바둑이마냥
괜시리 즐겁기도 하구....


오늘 이 밤이 지나면
그동안의 놀았던 탔으로 온 몸이 쑤셔오겠지!!
그러면서도
아픔이 언제있었냐는듯 잊어버리고
우린 또 바쁘게 가을속 한 복판에 있겠지!!!





min.gif규방아씨^.^





5 Comments
미리내 2002.10.23 23:11  
  지금쯤이면 농촌에 들녁은 무척이나 바븐 일손들이 겠습니다,
가까이 있으면 한걸음에 달려가서 도와드리고 싶습니다^^
아씨마님에  마음넉넉함이 참으로~^* 부럽기까지 하는 마음입니다,
글로는 이렇게 올려놓으셨으나 ~~그애타는 마음을  충분히 그려봅니다,,
이~가을에 풍요로움에 고운 마음을 ,,,,,,
규방아씨^^ 늘~고운마음이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세요^^
바다 2002.10.24 00:27  
    규방아씨의 글을 읽다보면  지금은 젊은이가 거의 사라지고 없는 제 고향이 떠오릅니다 . 규방아씨가 사시는 그 곳은 축복을 듬뿍 받은 것 같아요. 이렇게 글 잘 쓰시고 땅을 지킬 줄 아는 젊은이가 살고 있으니 말입니다. 해도해도 끝이 없는 농삿일을 안해본 사람은 모를 겁니다, 낫을 들고 벼를 베시는 모습 허리를 가끔씩 펴시는 모습 눈에 선합니다. 규방아씨네 땅에서는  남보다 2~3배의 수확을 거둘 수 있게 기도할게요
나리 2002.10.24 09:58  
  비님이시여
오실려거든 완행으로 오소서...
이가을이 다 가기전에는 도착하지 못하는
완행중에 완행으로 오소서...

수욱님!!!
사랑해요!!!
2002.10.24 13:06  
  늘 밝은 글을 올리시는데도 제가 묵묵부답했었지요?
마음먹고 앉았는데도 막상 오늘도 할말이 없어집니다.
기가 빠진상태로 멍하니 자판앞에서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으로

자연과 도시

하나는 신이, 하나는 악마가 만들었다죠? 어찌 그리 정확한 묘사인지요?

쿨하다는 유행어와 책으로 이름을 떨친적인 있는 여류 건축가가 인공자연 운운하며 자연을 - 가령 산이나 호수를 아파트에 만들어 휴식공간으로 삼는다는 이야기를 할때 속으로 웃었습니다.
악마의 장난에 지나지 않는거죠.

자연 속으로 들어가 산다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고 우리 삶의 종착역이 되어야 함에도 우리는 아직 도시의 저변에서 쓰레기를 양산하며 살아가고 있어야만하는 슬픔을 그대는 아실 겁니다.
일찍 운명적으로나 선택적으로 자연의 품에 안겨버린, 지금 그 상태가 복 중의 복이고 낙 중의 낙이란 것을 이젠 제법 그대는 아실 것입니다.

귀농이란 용어도 낯이 익어가는 이 때 귀농의 철학으로 드린 말씀이 아닙니다.
도시 생활의 혐오자들이 낭만적으로 선택하는 류의 귀농은 하기 싫습니다. 또 다른 소비의 패턴만 만들어 놓을거니까요.
그저 자연의 품으로 돌아 가고 싶습니다.
지금은 자신이 없어 못하는 것 뿐.  언젠가는 실력을 키워--소비없이 살수있는 실력--꿈을 이룰수 있을지 아득하기만 합니다.
  먹고 사는 문제로 농촌이 옛 농촌이 아니도록 바뀌어 가고, 또 도시가 그렇듯 머리 빠른 사람들이 농촌을 장악을 해가는 것 또한 두렵고 농촌의 삶에 자신이 없어 주춤하는 것입니다.
  무늬만 자연이 아니라 자연 본질 그대로의 삶으로 정착할 수만 있다면 언제고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보따리를 싸지 않을까요?
 소외나 상대적 박탈감의 희생양 되어 농촌에 살면서 도시의 삶을 부러워하고, 어떠한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자녀들을 서울로,해외로 보내려하고 자연과 도시 두 마음으로 속다르고 겉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축복을 모두 누리시면서 행복하게 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꿈이 아니겠습니까?
  사나운 비도, 궂은 바람도, 힘들게 쌓아놓은 재산과 아이 딸린 목숨마저 달라는 루사같은 태풍도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 앞에 순응하는 자세가 되지 않는 한, 저는 아직 자연의 삶 앞에 나설 자신이 없어 그저 애꿎은 가슴만 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굳건히 살아가시는 분들을 뵈며 한수 배우고 익히고 단련을 하고 있다는 것도 아울러 고백합니다.

 비가 완행을 타고 더디만 와 달라는 애교가 먹히는 자연을 믿습니다.
 
 구걸이나 명령이나 맹목적 제사가 이닌 여유있는 인간적인 익살이나 위트.
부모님 앞에서 재롱을 떨듯 자연 앞에서 재롱을 부릴 줄 아는 지혜로 어떠한 재난도 어려움도 기쁨의 수확으로, 이익의 결실로 되돌아오리라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규방아씨(민수욱) 2002.10.24 15:05  
  저 또한 시집이라는 것으로 자연과의 삶을 늦게 배워가고 있답니다.

때가 덜 묻은 상태에서 자연을 만나서일까요??
힘들다고 하면서도
불편하다고 하면서도 농촌이 좋답니다.

저와 같이 막연히 농촌이 그립다고 생각하시느님들..
언제라도 놀러오세요..

일부러 멋지게 차려놓고 맞지는 못해도
있는 그대로 우리사는 그대로
님들을 맞이할거에요...

일을 해야하는 시간이면 일을 하고
휴식의시간이면 휴식인시간인채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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