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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 젖어

cyrillus 0 1265
이제,
          하지가 지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칠월이 열리며는,

          우리네 어릴 적엔,
          이른 저녁 먹고
          마당에 모깃불 피워놓고
          평상에 누워 높은 하늘을 봅니다.
          처마 밑 백열등엔 하루살이랑 모기랑,
          여름을 사는 무리들의 난무가
          어지러이 원을 그리며 어우러지고
          여름의 전사 여치의 구슬픈
          구애 소리가 적막을 두드리노라면
          매캐한 모깃불 냄새와 하모니를 이루어
          어느새 더위도 식어가고 밤이 깊어갔습니다.
 
          하늘엔 모래알 깔아 놓은 듯,
          셀 수 없는 별들이 초롱불인양 가물가물 윙크하는 그 시절,
          별빛은 왜 그리 선명하게 반짝였는지.....
          그 때의 별이랑 지금의 그것들이 다르지는 않으련만
          우리의 삶터에선 그런 정서가 사라진지 오랩니다.

          백여 평의 텃밭이 있는 도심 외곽 우리 집,
          각종 채소랑 옥수수랑 오만가지 것이 어우러졌고,
          반딧불이도 심심찮게 찾아오는
          시골 그대로를 옮겨 놓은 초가 삼 간,
          모깃불을 피해선지, 하루살이의 생명을 마감하려는지
          막무가내기로 달려드는 여름살이의 떼들.
          죽석부채로 두드려 쫓아내면 그만인 그 생명들.
         
          지금은,
          그것들이 옮긴다는 전염병 걱정이 앞서고 
          지금은 고약스런 질병 숙수로 변해버려
          마냥 그때가 그리워, 아쉬운 서글픔에 젖습니다.

          친구야, 늘...
          욕심일랑 모두 버리고 서글픔 꿀꺽 삼키며
          노래하고 웃으면서 우리의 석양을 꾸며보자꾸나 

          ※광주빛고을합창단원(노인건강타운)들에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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