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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그리움

최기섭 1 1988
-  파란 그리움  -   
                           


우리는
마음이 우울한 것도 아니고
몸 어디가 못견디게 아픈 것도 아닌데
자연의 순리앞에

하늘과 땅에서 돌아 누운채
등을 토닥이며 사는 우리 -
   
나는 여기서
그리움의 이불을 덮고
당신은 하늘에서 서러움의
이불을 덮고 계시겠지요. -


하늘은 그리움을 파랗게 내리고
손 끝에 그리움이 파랗게 물들면
나는 아직 여기에서
엎질러 놓은 수많은 추억들을
당신을 향해 눈부시게 수를 놓고
모든 기억과 행복했던 순간들을
한세상 살아 가면서
당신과 나의 그리움을
사랑의 편지처럼 일기를 씁니다.-


일기장 위에 필을 내려 놓고
나의 육신 힘없이 쓰러지면
우리는 세상을 다녀 간 흔적들이
몇 줄 이나 남아 있을런지 -
우리는 -

내가 사는 세상.
그리움을 찾고
추억들을 찾으며 떠나는
삶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고
얼마를 더 살아야
나의 영혼마져 흩날리며 사라질 것인지.


이 세상 어디에도
마음 둘 곳 없어 공중을 떠다니지만
아주 작은 시간동안에는
집을 찾는 서글픈 습관들이 있었음을
몇 발자욱 걷다 넘어지고
일어나면 방 한 구석에 엎드린채
알지 못한 어느 곳으로  여행을 떠나곤 한다. 
이 밤도  -
1 Comments
Samuel 2015.11.22 19:49  
최선생님! 아직 얼굴을 뵙지 못했지만 글속에서의 진심어린 독백들이 제 마음을 애잔하게 합니다.
어쩌면 오늘 만약 최선생님과 헤르만 헤세<잘있게나 세상이여> 중 한 분과 만나야 한다면 전 선생님과 만나서
선생님의 고독과 사랑 그리고 선생님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얗게 밤을 지새우고 싶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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