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자작마루에 봄이 오듯

조성재 4 1850
봄은 이미 강을 건너 사정없이 온 산야에 동시다발적으로 진달래 개나리 벚꽃 목련꽃 심지어 라일락꽃까지
피우고 바쁜 걸음으로 한반도를 빠져 나가려 하는 지난 화요일, 서울시립대학교 자작마루에서 있는 성악교실
수업시간에 작곡가 임긍수 선생님이 깜짝 방문을 하셨습니다. 그날이 '강 건너 봄이 오듯'을 배우는 날이라서
김영선 선생님의 초청으로 작곡가 선생님이 그렇게 오신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소강당 자작마루에 들어오시자 박수와 더불어 옷음도 터져 나왔습니다.
임긍수 선생님을 꼭 닮은 아들 임정우 선생이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한 공간에 있게 된 것입니다.

지은지 80년 가까이 된 자작마루는 시립대학에서도 우뚝 솟은 동산 위에 세워져 있고, 주변의 고목들과 어울어져
있는 모습이 고풍스럽고 운치있는 소강당입니다. 그곳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오후 2시부터 3시 50분까지 성악교실
수업이 김영선 선생님에 의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전례없이 정원 50명이 꽉 차도록 수강신청을 많이 해서 가곡 인구가 점점 많아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작곡가 선생님께서 직접 '강 건너 봄이 오듯' 작곡 뒷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곡은 KBS 방송국에 제출용으로 작곡됨.
2. 서울 국제 콩쿨 지정곡임.
3. 처음에는 1,2절이 구분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쭈욱 되어있었으나 편리상 1,2절로 구분함.
4. 도입부분에서는 약하게 시작했다가 점점 강하게 불러야 함.
5. '연분홍 꽃다발~' 이 부분은 무조건 빠르게 하면 안되고 '생동감'있게 불러야 하는 곳이다.
6. 1절의 '우련한 빛을, 우련한 빛을', 2절의 '화사한 그리움 말없이, 그리움 말없이, 말없이 ...'
    이렇게 반복되는 것은 본래 시에서는 한 번씩인데 작곡가가 멜로디에 맞추다 보니 두 번, 혹은
    세 번 반복되도록 채워넣은 것이다.
7. '강마을에 내리누나' 한 다음에 '앞강에 살얼음은...' 이 부분 부를때에는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장엄하게 불러야 하는 부분이다.
8. '짐 실은 배가 저 만큼' 이 부분이 클라이막스다.
9. 2절 끝부분 '물흐르듯 나부끼네' 이 부분에서 '끼~네' 할때 부드럽게 끌어내려야 한다.

쉬는 시간에 선생님께 직접 작곡하신 곡을 노래로 들려주실 수 있으시겠냐고 여쭈었더니 손사래를
치셨습니다. 노래는 못하신다는 것입니다. 곡은 만들어도 부르는 것에는 소질이 없으시다는 건데
그럴 수도 있나 싶었습니다. 저는 작곡도 잘하면 노래도 잘 하는줄 알았습니다.
하기사 노래 잘하는 성악가들이 작곡까지 잘하는 건 아니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임긍수 선생님의 노래는 '그대 눈길 머무는 곳에'와 '눈 마을'입니다.
'눈 마을'은 내마노에서 주관한 송년음악회때 독창으로 무대에 섰던 일이 있습니다.

사진 몇 장을 첨부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가곡을 사랑하시는 이곳 내마노 회원분들에게 늘 건강과 행복이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는 분은 매주 화요일 오후 2시에 서울시립대학교 안에 있는 자작마루를 찾아주시면
반갑게 맞이하겠습니다.
4 Comments
鄭宇東 2014.04.12 02:13  
타이틀만 보고
목사님께서 이제 시도 지으시는가? 하고 읽었습니다.

우리 내마음의노래 우리가곡부르기 캠페인에서는
정통가곡뿐만 아니라 동요도 가끔씩 노래하였는데
목사님의 제의로 동요 부르는 어린이들을 직접 출연시켜
생동감 있는 동요부르기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 일에 한 곳에 오래 봉사하시는 조성재목사님
열정적으로 가르치시는 soprano 김영선교수님
팬이 부르면 어디고 찾아가시는 작곡가 임긍수선생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조성재 2014.04.12 09:14  
내마노 가곡행사장에 가면 늘 계시는 정선생님을 저 역시나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어떤 분들이 저에게 시를 한 번 쓰는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하곤 합니다.
윤동주님의 시에도 언급했듯이 쉽게 쓰여지는 시가 아니라는 생각을 늘 해봅니다.
언젠가는 시도 쓰고 싶은데 기초가 없다는 아쉬움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시작공부를 해 보고 싶습니다. 그런데 요즘 뜸금없이 집에서 혼자 옛 서당 다니던
생각을 하면서 '추구'推句를 필사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엔 명심보감, 소학, 사서삼경을
다 필사해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엔 중국어 성경을 필사하고푼데 그 때까지 건강이
허락될지 모르겠습니다.^^

선생님, 가곡과 더불어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오 !
송월당 2014.04.12 07:06  
조성재 목사님 오랫만입니다.
자작마루를 소개 하시니 더욱 반갑고요..
제가 노래 공부 처음 시작한 곳이 2004년 가을학기 시민대 가곡 교실이었으니 더욱 감회가 깊습니다.
낯익은 얼굴들이 보이고 김영선 선생님도 보이니 친정 식구들보는 것 같습니다.
늘 아름다운 가곡으로 행복한 님들 되시기 바랍니다.
조성재 2014.04.12 09:19  
송월당 김조자 권사님, 반갑습니다.
2004년도 가을학기에 김영선 선생님의 성악교실에 처음 오셨을때가 엊그제 같은데 1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늘 허리를 꼿꼿이 세우시고 기본에 충실하시기 위해 노력하시던 바로 제 옆자리의 권사님을 지금도 그리움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요즘엔 젊은 분들이 참 많이 등록했습니다. 특히 금년 봄학기에는 일본인도 등록을 했습니다. 임긍수 선생님 오시던 날이 하필이면 많은 분들이 봄나들이를 갔는지 많이들 안오셔서 아쉬웠었습니다. 바쁘게 활동하시지만 간간히 자작마루에 들리시면 반갑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