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어느 멋진날에
**산상의 노래** 높으디 높은 산마루 낡은 고목에 못박힌 듯 기대여 내 홀로 긴 밤을 무엇을 간구하며 울어왔는가. 아아 이 아침 시들은 핏줄의 구비구비로 사늘한 가슴의 한복판까지 은은히 울려오는 종소리 이제 눈 감아도 오히려 꽃다운 하늘이거니 낸 영혼이 촛불로 어둠 속에 나래 떨던 샛별아 숨으라 환히 트이는 이마 우 떠오르는 햇살은 시월 상달의 꿈과 같고나 메마른 잎술에 피가 돌아 오래 잊었던 피리의 가락을 더듬노니 새들 즐거이 구름 끝에 노래 부르고 사슴과 토끼는 한 포기 향기로운 싸릿순을 사양하라. 여기 높으디 높은 산마루 맑은 바람 속에 옷자락을 날리며 내 홀로 서서 무엇을기다리며 노래하는가. -조지훈- ******** 참으로 아름다운 만남이었습니다 시월의 멋진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