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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시여(上邪) - 중국 악부시(樂府詩) 한 수

모탕 1 2897

하늘이시여



하늘이시여!


저는 님과 사랑하여


영원토록 그 사랑이 끊어지거나


시들지 않도록 하겠나이다


산에 언덕이 없어지고


강물이 말라버리고


겨울에 천둥이 꽈릉꽈릉 울리고


여름에 눈이 내리고


하늘과 땅이 맞붙는다면


그제서야 감히 님과 헤어지겠나이다



上邪



上邪


我欲與君相知


長命無絶衰


山無陵


江水爲竭


冬雷震震


夏雨雪


天地合


乃敢與君絶


* 한대(漢代)의 대표적인 악부시(樂府詩)인 이 시는 여인이 하늘을 두고 자기 애인에게 굳은 정절을 맹세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며 사랑에로의 기원을 역설(逆說)에 담은 특이한 작품입니다. "산에 언덕이 없어지고, 강물이 말라버리고, 겨울에 천둥이 꽈릉꽈릉 울리고, 여름에 눈이 내리고, 하늘과 땅이 맞붙는다면" 님과 헤어지겠다는 논리는 역설 그 자체죠. 또한 그것은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을 반복적으로 과장한 것이기도 하구요. 그 불가능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날에야 님과 헤어지겠다고 빌고 있지만 앞세워진 불가능의 역설을 전제로 할 때 헤어지겠다는 말은 결코 헤어지지 않겠다는 말의 전도된 표현일 뿐입니다. 이 시와 기조를 같이하는 시로는 고려가요(高麗歌謠)의 하나인 정석가(鄭石歌)를 들 수 있는데 그 한 연(聯)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무쇠로 큰 소를 주조하여다가


무쇠로 큰 소를 주조하여다가


쇠나무 산에 놓습니다


그 소가 쇠풀을 먹어야


그 소가 쇠풀을 먹어야


有德하신 님을 이별하고 싶습니다



1 Comments
박금애 2002.10.12 22:33  
  남녀의 사랑의 애틋함과 영원함으로 처음에는 읽었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올때마다 읽고 또 읽다보니 제게는 그 이상의 '사랑'을 표현했음을 알게 됐습니다. 아마도 가장 나와 가까우면서도 먼  또 다른 나 자신이며 항상 나와 같이 있는 어떤 절대자(?)와의 사랑 아닐까요?
바쁜 주중의 밤시간을 벗어나 한가한 토요일 밤이 제게 또다른 사랑을 보게 했나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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