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카셋트를 듣다가

모탕 2 1697
카셋트를 듣다가



카셋트를 켜면
갇혀있던 음표들이
물 만난 고기떼 마냥
살아서 노닌다

그러나 늘 결박된 형상

언제고 그들을 부를 수 있는
나는 절대자
한 순간도 나의 명령 없이는
결코 모습을 드러낼 수 없는
그들은 나의 충실한 노예들이다

싫증나면 없애고
새 놈으로 갈아버리는
나는 무한 권력의 폭군
테잎은 그저
내 원하는 음표들이 갇힌
감옥일 따름이다

아, 나의 영혼도
보다 큰 절대자에 의해
갇혀있는 것이리라
테잎속의 음표처럼
2 Comments
음악친구 2002.10.01 09:26  
  와~
난 음악을 들으면서 한번도 내가 무한 권력의 절대자라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너무 어려워요.

허나,
모탕님 글을 읽고 생각해 보니,
음악 듣다 듣기 싫으면 곡 중간에라도 꺼 버리니  그건 듣는이의 자세가 아니라 생각 합니다.
앞으로는  어떠한 곡이던 중간에 끊어 버리는 일은 하지 않아야 겠어요.

근데,
카세트속의 음들도 열받으면(?) 시위 하잖아요.
가령, 테잎이 휘 감겨  엉켜 버리던지,늘어 지던지,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던지(CD)...
한번 망가진 것은 재생이 어렵잖아요.

그러니,
우리가  영원한 권력자도 아니요. 카세트 속의 음들이 영원히 충실한 노예가 될수도 없죠.

내가 아침부터 말도 안되는 소릴 하죠? ㅎㅎㅎ~~~

모탕 2002.10.05 03:38  
  댓글, 감사드립니다.
"음표들의 시위" 라, 독론이로군요.
제가 글을 쓰면서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그런...
어설픈 시 한 수 올렸다가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래서 이 사이트는 늘 사랑스러운가 봅니다.
음악친구님! 즐거운 가을 보내시고 소중한 추억도 몇 자락 만드시길...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