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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까지 동원된...

규방아씨(민수욱) 1 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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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잠을 설친 아이들이 삼삼오오
체육복장을 하고서 엄마 어느장소에 있을거야?? 약속을 하고는
들뜬 기분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를 향한다.


아침 햇살이 온 마을을 따뜻히 덮혀줄때쯤
이제는 삼삼오오
엄마 아빠 들이
손에 가득, 머리에 가득 먹을것을 장만해서는 시끌벅적 도로를 메운다


멀리서 오시는 분들은
차로 오트바이로 자전거로 먼저 앞길을 지나시며
인사를 한다..


그렇게 학교 운동장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가져온 음식들을 골고루 나누어
어르신들께도 가져다 드리고
옆에 이웃과도 나누며 오랜만의 만남으로 운동장은 어느새 활기가 넘친다


배농사 지으시는 분 배를 ..
감농사 지으시는 분 감을..밤을..땅콩을..참외를..수박을..
집집마다 솜씨 부려 싸온 김밥,떡,통닭..
여기 저기 조금씩 나누어 먹는 운동장의 모습은
어느 잔치집 못지않게 음식들로 풍성하다



아이들의 개인경기가 있고
엄마와 함께 하는 무용이 있고,달리기가 있고..
아빠와 함께 하는 달리기가 있으며
할아버지,할머니들께서 낚시대를 드리우면
아이들이 쪼그리고 앉아있다가
할아버지에게는 소주와 담배를
할머니들에게는 비누와 사탕을 물고기 대신 올려드린다.



각 동네대항이 있는가 하면
졸업생 달리기가 있고
가족달리기가 있고
뭐니 뭐니 해도 하이라이트는
남자대 여자 줄다리기이다...
인원의 제한없이 무조건 남자대 여자...
하하하.. 생각해보라..
아무래도 여자의 수가 많기에 질질 끌려오는 남자분들의 표정을...ㅎㅎ


이때쯤이면
꽹과리 소리 시작으로 한바탕 풍물놀이가 시작되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흥겨운 어깨춤이 시작된다.


그렇게 흥과 정이 넘치던 운동장이
많은 아이들이 도심으로 나감에 학생수가 너무 줄었단다
학생수가 줄어 운동장이 휑할까봐 그런가???


올해는
가지 각색의 형상을 한 허수아비들이
운동장을 에워싸고서
가을 운동회라는 이름대신에
도원가족 한마당 잔치라는 이름으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올해 눈이아파 직접 참여는 못했지만
신랑은 잠시 다녀왔단다..
우리아이들이 없음에도 가는것은
친구들의 아이가 있고
또 가면 이웃하는 동네 친구들과 친지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약오른다
조금만 눈이 덜 아프면 나도 가는건데...


병원을 다니면서 학교 운동장을 매번 지난다
가을 햇살 아래 두팔벌리고 서 있는 허수아비들의 모습이 정겹다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쁜지
연신 웃고만 서 있는 허수아비들..
할아버지 할머니의 푸근한 웃음을 짓고있다..행복해보인다..


허수아비 보고싶지 않으세요??
허수아비가 보고싶어 눈에 진물이 나시는 분
보러오세요...
안내는 제가 하지요....하하하...


해바라기 사랑으로


1 Comments
가객 2002.09.27 10:05  
  파란 하늘에서 쪽빛 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가을의 하늘밑
리어카에서는 햇과일들이 얼굴을 붉게 밝히고 손길을 기다리고,

오랜 세월 교정을 지켜오던 나무들의 잎사귀들도
엿장사의 흥겨운 가위 소리에 맞추어 살랑거리는 가운데

하늘이 떠나갈 둣한 아이들의 함성소리에 공중에 매달린 만국기들도
춤을 추며 면민들이 벌이는 축제를 함께 즐기고 있는 모습들...

이제는 갈 수 없는 나라의 풍경으로만 느끼고 있는데
규방아씨가 그려 주신 그림으로 그 아름다운 날의 그 나라로 여행하고
돌아 온 느낌이 드는군요.

소박한 사람들이 정겹게 살아가는 아름다운 모습을 예쁘게 그려 주셔서
언제나 잔잔한 감동을 얻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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