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대구 권선옥 시인 임종이 정말인가요?

산새발자국 17 1674
제 휴대폰에 입력되어 있는 '권선옥대구시인'이 발송인으로
 <권선옥선생님 14일 새벽 임종 발인 16일 대구파티마 병원 영안실 3층 303호>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받아 어안이 벙벙합니다.
누군가가 생전의 권시인의 휴대폰을 이용해서 문자를 보낸가 본데
 좋은 가사를 열심히 쓰면서 새가곡발표회가 있을 적마다 대구에서 서울을 머다않고
오르내리던 열정의 시인인데 임종함이 정말이라면 너무 아깝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더 좋은 나라에서
 더 좋은 글쓰며
 더 좋은 가곡부르며 지내기를 기도합니다.
17 Comments
나그네 2009.02.14 14:51  
그 해 2월 -<6병동>-
권선옥(별헤아림)
---------------------------------------------------
깨끗하게 신축된
종합병원 6병동.

배만 보면 분만하려 온 분 같다.
검은 얼굴의 육십 대 할머니.

병원에다 한 살림 차려 놓고
왕비처럼 입맛 타령만 한다.
황달 기 있는 사십 대 아주머니.

사위와 딸의 병 문안으로
하하 호호 즐거운 시간이 지나자
잠깐의 침묵이 어색하다.
그것도 잠시
요구르트만 열 줄 사온 사위
못마땅하다 못해 거품이 튄다.
혼자 사신다는 빼빼 마른 할머니.

조명등이 하나 둘 더 켜지면서
스무 평도 안 되는 병실에도
하루해가 저문다.

간밤에 켜 둔 형광등이 빛을 잃어갈 때
밤새 울부짖던 배부른 간암의 할머니는
끝내 눈을 뜨지 않는다.

그날도 어김없이 해는 뜬다.
울음소리들 사라진 뒤에도
젖은 눈빛 떨구는
언어를 잃어 버린 사람들.
영혼이 빠져나간 육신 밀고 나가자
유족에겐 계산할 일만 남았다.
천근만근 무거운 아침이다.

나는 세상에서 떨어져 나와
목숨과 돈만 존재하는 곳으로
그렇게 유배되었다.

그 해 2월.

<2003. 4. 6.>

권선옥 선생님은 지병인 심장병으로 인공심장을 달고
꿋꿋이 살아오신 강인한 분이셨습니다.
오랜 병마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 이겨내리라 생각했는데
참 많이 아쉽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바 위 2009.02.14 15:02  
맞을 겁니다 !

그렇게 사시다 감

눈빛은 강하셨는데...


영옥이라 했었소

원당에서 잡은손이 차거웠는데

사가 로는 오라버니라

이야기 손에 쥐어주던 시인이시여

이젠 아픔에서 비껴 났구나.

부디 팔공산 시작하듯 별헤아리시오

삼가 영전에 재배드립니다...
고진숙 2009.02.14 16:01  
시인 권선옥이 지병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었는데.
문자로 전해 듣고 즉시 문자 조전을 보내고도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신작시신작곡운동'의 창립 회원이자 심의위원이었기에
신작시신작곡 7집에 참신한 시를 내놓고 훌륭한 곡을 받아서
서로 발전해 나가자던
시인 권선옥!
아쉬운 약속을 이루기 전에 갈 길이 그리도 바빴었나? 그렇게 가 버리는가!
삼가 명복을 빕니다.
한국신작시신작곡운동 회원 일동.
오경일 2009.02.14 16:32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창식 2009.02.14 17:10  
군산에서 뵌적이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하늘나라로 가시다니
참으로 슬픈 소식입니다.
슬픔에 잠겨있을 유가족에게 위로를 드리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비옵니다.
김영옥 2009.02.14 20:4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대구 비슬산 참꽃 축제 행사참여를 위해 대구에 내려갔던 밤
고 박건호 선생님과 함께 하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근심 걱정 아픔없는 저 하늘에서
부디 평안하시길....
권혁민 2009.02.14 21:41  
내일 (2/15)오후2시에서 3시경에 서울에서 대구발(케이.티.엑스)열차로 정우동 선생님을 모시고 다녀 오겠습니다.혹시라도 조의금이라도 전달코자 하시는 분은 권혁민(010-6339-2460)에게 연락을 해 주시면 일단은 저와 통화하시고 본인이 확인 되신분에 한해서 액수와 입금하실 계좌를 따로 안내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바리톤 2009.02.14 23:03  
사랑하는 분들의 한 분, 한 분 떠나심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함이 겠지요.

아픔없는 행복의 나라에서 늘 건강하고 행복하소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산새발자국 2009.02.15 10:31  
<작은 배로 가는 먼 길>

바다는 그 자리에 제 빛깔 꾸미고 풍랑쳐도 초연히 떠 있는 작은 배
달려 온 그 바다 그 속력 몰라도 마냥 그대로 멀어져 가는 곳
시선 저편 작은 배에 등불 밝히니 작은 배로 가는 먼길 오래도록 기억하리

하늘은 그 자리에 제 빛깔 꾸미고 나직이 가라앉은 해안선의 모랫길
출렁이는 그 바다 그 깊이 몰라도 햇살 등지고 멀어져 가는 곳
시선 저편 작은 배에 별빛 내리고 작은 배로 가는 먼 길 오래도록 기억하리

*생전의 권시인이 작곡을 해 달라고 <갈대꽃의 이야기>와 두 편을 보내왔었습니다.
며칠 전에 멜로디를 완성해서 읊조리고 있던 중 이런 비보를 접했는데
부족한 정서이지만 기어이 만들어 그의 유작으로 영원히 남을 노래로
불러 그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합니다. 말로써 표현이 힘든 안타까움입니다.

----작은 배로 가는 먼 길 오래도록 기억하리---
뭉게구름 2009.02.15 11:56  
너무나 뜻밖에 접하는 슬픔입니다.
한 달전에 건강한 모습으로 뵈온 적이 있는데 ---
우리 가곡을 아름답게 작시하시고 보급하는데 큰 업적을 남기셨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하늘나라에서 못다이룬 아름다운 꿈을 마음껏 펼치소서!
송월당 2009.02.15 12:17  
권선옥 시인님의 비보! 어제 오후 오숙자 교수님 수상식에 참가하기 전 받은 문자 메세지!너무도 가슴이 철렁하며 한동안 정신이 없었어요.지난해 군산 가곡 레스토랑에 제가 "아득히 먼날 먼곳에" 불른다고 그 지역 어디선가 요양중에 오셨던 일,대전 충청 지역에 오시어 옆에서 반가이 대화하고 3월에 마산에 가면 그대 사랑 노래 불르면 오셔서 만날 줄 알고 기대 했는데..제가 "그대 사랑" 영상 만들어 올렸는데 통 소식이 없어 전화해도 응답이 없더니.. 그예 가시느라 그리 소식도 없으셨어요. 고통 없는 곳에 가시어 영면 하소서.
장미숙 2009.02.15 12:24  
이 무슨 소식이랍니까?
정말 큰 충격입니다.
슬프고 안타깝습니다.
그 먼길.. 먼나라에서지만
자유로운 영혼이 되셨으니
권 시인님!
부디 평안을 누리소서!!!
정용철 2009.02.15 14:48  
가장 아름다운 얼굴 
 ----------------------------   
 권선옥(sun)

빈 종이 위에
펜 잡은 손의 움직임이 바빠질 때
그것이 내게는 한없는 행복의 순간이었노라고.

따옥 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새 소리
너의 울음은 무엇을 향하여
날아가는 것이냐 다가가는 것이냐
하이에나의 설야를 넘어 달려왔다고
산 위에서 부르는 것이냐.
지친 나루에서 재촉하는 것이냐.

눈물의 말을 남겨라.
오늘도 네 심장은
고단한 금속 조각에 온 생명을 걸고 있다.
그 중요한 모든 것들이
그 얼마나 하찮은 것들에 의존하고 있었더냐.

이제 곧 날은 저물어
밤과 함께 산새 울음소리도 잠기리라.
길을 묻거든 말하리라

네가 머뭇거린 시간만큼
심장이 멎는 날
못 다한 일들을 쌓아두고 떠나야만 하리.
지우지 못한 얼굴들을 두고 눈 감아야 하리.

채워지는 종이 위에
펜 잡은 손의 움직임이 빨라질 때
그것이 내게는 한없는 그리움의 순간이었노라고.

<2008. 7. 13.>
 
 
  **** 회원문단에 고인이 작년에 오렸던 시 한 편입니다.
         
          " 오늘도 네 심장은
            고단한 금속 조각에 온 생명을 걸고 있다." 란
       
          그 당시 글중의 다소 우울한 표현에 무슨일이 있구나 했는데,
         
          10월 대구CC에서 열린 야외음악회에 뒤풀이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하셨기에
         
          그냥 시인의 멜랑꼬리 정도로 넘겨버렸는데?
         
          그 때에도 별들의 고향으로의
     
          아픈 여정을 하고 계셨군요????

              별들과 함께 영면하소서......
sarah* 2009.02.15 22:50  
휴대폰 문자에 찍혀있던.. 눈으로는 읽혀지는데 한 동안 무슨 일인가 믿겨지지 않은 비보를 접하고..
문득 문득 둔탁한 아픔이 명치 끝에 걸린 듯 내려가지를 않는다.
어렴풋이 건강이 좋지 않다고는 알았지만..인공심장의 거부반응과 싸움을 이어가며 버티었을
권시인님의 삶의 소망이 얼마나 치열했을까 생각하면 그저 삶과 죽음이 갈라지는 순간의 덧없음이 
너무나 안타깝기만 하다.
슬픈 듯 깊었던 권시인님의 눈매가 오래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그 분의 시로 남겨진 여러 편의
아름답고 아름다운 노래를 오래 기억하고 사랑하게 될 것 같이...
부디 평안하게 영면하소서 아름다운 영혼을 지니셨던 님이여 !!
유열자 2009.02.16 16:01  
고 권선옥 시인님을 많이 그리워 할것입니다 다
다정다감하여 많은 대화와 사랑을 나눈 기억들을
오래오래 간직하며 가곡의 보급에 앞장서신 모습들...
약한 몸인줄도 모르고 옆에 있었던 우둔함...
당신의 시와 노래를 통해....
당신의 영전에 이 노래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그리워할것입니다 
잠시 살다가는 인생이지만 더 머물고 싶은 마음......
주님 품속에서 안식을 누리소서
정영숙 2009.02.18 10:12  
저는 모르는 시인이지만 아까운 젊은 시인이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셨다니 가슴 아픔니다, 하늘나라는 아픔도, 괴로움도 없는 나라이니 그곳에서 영원한 평화를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바다박원자 2009.02.18 21:40  
정영숙 선생님!
 이 분은 선생님도 아시는 대구의 별헤아림 시인입니다.
 2007년 4월 <섬진강 벚꽃의 노래>  하동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렸던 가곡교실에서 시낭송을 했고 학교 앞 어느 식당에서  제 앞의 자리에서 별헤아림님과 정영숙시인께서 다정히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셨지요. 아마 이제 기억이 나실 것입니다. 권선옥 시인이 별헤아림이랍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