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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사랑과 가곡사랑

운영자 12 2071
진주 출신 작곡가들의 120년 가곡사를 집대성한 가곡집 〈남강의 노래〉 2권과 음반, 합창곡집 〈논개의 혼〉이 7월 초에 나왔다. 진주시가 1년간 자료를 수집·발굴해 펴낸 〈남강의 노래〉에는 1885년 서양음악이 국내에 도입된 뒤로 120년 동안 국내에서 활동했던 진주 출신 작곡가 14명의 가곡 123곡과 다른 지역 출신이지만 진주를 주제로 작품을 만든 작곡가 12명의 가곡 15곡이 수록됐다.<이하 생략>

얼마전 나는 이런 기사를 읽었었다. 그리고 단순히 자료수집을 위하여 적혀있는 번호로 전화를 했다.
전화번호가 뉘집 것인줄도 모르고, 내 마음의 노래가 얼마나 알려져 있는지도 모르는지라 잔뜩 기가 죽은채 전화를 했다...그곳은 진주시청 총무과였다. 신문기사를 봤노라면서 이번에 나온 자료를 구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곤 잠시 후 한 남성이 다시 전화를 받았다. 똑 같은 이야길 반복하면서 사정을 설명했다. 몇 마디의 말 끝에 어디냐고 물어 '내 마음의 노래'라는 가곡사이트 운영자...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약간은 흥분된 어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 저 거기 잘 압니다. 자주 들락거립니다.반갑습니다"
아, 내 마음의 노래가 요만큼은 알려졌나 보다 하는 안도감과 만족감을 가지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는 진주시청 총무과 직원 '류덕희'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는 내게 내마음의 노래를 만들게 된 배경을 물어왔고 나는 그에게 이번 일을 기획하게 된 배경을 물었다.

진주가 배출한 훌륭한 음악인이 많은데 왜 세상에 알려진 음악이나 자료는 턱없이 부족할까...하는 생각으로 향토출신 음악인들을 찾아나섰다는 것이 그의 답변이었다.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던 나로서는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본인이 알기에도 진주는 이상근, 하오주, 박은회, 박중후, 김명표, 김창재, 정태봉, 박이제 등 이번에 편찬된 가곡집에 소개된 음악인 외에도 가요계에서는 '애수의 소야곡'을 불렀던 故 남인수, '안개'의 작곡가 故 이봉조 등 많은 음악인들을 배출한 예술의 도시였다.
진주시민의 자긍심으로 십 수년의 세월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다리던 그는 결국, 그동안 모았던 자료들을 정리하고 작곡가들을 찾아다니면서 진주출신 작곡가 14명의 123곡과 다른 지역 출신이지만 진주를 주제로 작품을 만든 작곡가 12명의 가곡 15곡 등 총 138곡이 담긴 악보집 <남강의 노래 (상,하)>2권과 합창곡집 <논개의 혼>, 19곡의 진주가곡을 담은 1장의 음반을 진주시청의 문화사업으로 기획하여 발간하였다.

특히 이 기획으로 고 이상근(1922~2000)의 연가곡 ‘님에게 헌정하는 노래’ 4곡과 합창곡 ‘나그네’ ‘갑사댕기’ 등 12곡이 처음으로 발굴돼 세상에 드러나게 되었다.
또 얼마전 작고한 이형기(1933~2005) 시인의 대표작 ‘낙화’에다 진주 출신인 정태봉 교수(서울대 음대 부학장)가 곡을 붙인 작품도 수록했다.
진주출신 서양화가 이용우가 표지를 디자인한 한 장의 음반에는 ‘진주 남강’ ‘진양호’ ‘진주 팔경가’ ‘논개’ '새벽등' 등 19곡을 담았다. 또 합창곡집 <논개의 혼>은 진주 출신 9명 등 작곡가 13명의 합창곡 64곡을 실었다.

한국가곡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서를 확인하듯이 진주가곡을 통해 진주의 향토애를 갖게 한다는 그를 지난 9월 2일 진주 출장길에 만나보았다.
소박한 시골 아저씨, 지극한 향토애와 음악사랑으로 뭉친 그는 조만간 진주시민을 위한 정기 가곡교실을 준비한다고 한다.
그 말을 놓치지 않고 '마산에서도 그런 모임이 있으니 그렇다면 우리가곡애창운동과 함께 하는것이 어떻겠느냐'라는 본인의 말에 진주시민에게 진주의 가곡을 먼저 부르게 해 향토의식과 시민의 자긍심을 충분히 심고 다음 계획으로 생각해보겠다 한다.
3천여권의 책을 갖고 있다는 그의 폭넓은 상식과 음악적 소양앞에 작아지는 나를 보기도 했지만 두시간의 대화끝에 우리는 우리가곡을 계승하고 홍보하는 일에 동지가 되기로 약속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12 Comments
김경선 2005.09.07 13:10  
  아, 그러셨군요.
(진주성)과 (진양호)를 들었습니다.
김명표교수님은 (요들)님의 소개로 전화만 드리고
매달 (마산가곡부르기)행사안내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진주성을 부른 성정화님, 진양호를 부른 김화정님은
낯익은 분들이라 반가웠습니다.
 진주시향 최천희지휘자가 작곡한 (오페라 논개)가
오는 10월에 창원에서 초연될 예정입니다.

갑자기 초등학교시절에 배운 노래에서
이런 가사가 생각나네요.
너의 고향은 어디냐? 너의 고향은 어디냐?
함경도다 전라도다
평안도다 경상도다
강원도다 충청도다
...........................
마을마다 고을마다
아름다운 노래가
울려 퍼지면 좋겠네요.

제가 공무원이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내 노래가 꼭 우선일 필요는 없잖아요.
지난 주 토요일 저녁 지역민들을 위하여 준비한
교회 (열린 음악회)에서는
우리국악 중 마음에 안드는 곡이 있다고
화를 내며 떠나버린 성도들 때문에
좀 슬펐었습니다.

 
우가애본 사무국 2005.09.07 13:13  
  귀한 분과 귀한 자료를 만나셨네요...  노고에 감사, 축하 드립니다 ~~~^^
우가애본 사무국 2005.09.07 13:19  
  원장님~~  그 동요끝에가...    그리고 또 제주도다~~~~(중략) 손에 손을 맞잡고 앞으로 앞으로~~ 이렇게 끝나는 곡이지요?  저두 자주 불렀던 동요같네요.. 기억이 새롭습니다. 
편협된 마음에 원장님 맘 상하셨나본데 ...
 차차 넓어지고 선해져서 다 어우르고 수용하리라 봅니다. 
원장님 정성이 어지간하셔야죠?    원 ㅎㅎㅎㅎ
임승천 2005.09.07 13:37  
  아주 멋진 분이군요. 고향과 가곡을 사랑하는 분이군요. 아주 좋은 인연이 될 것 같습니다. 하나 둘 우리의 노력이 확대되어 감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다 가곡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의 노고가 아닌가 합니다
달 마 2005.09.07 13:48  
  큰 그림자 맞습니다...

없는 듯하며 엄존한 님 !
기다리는 임 생각은 아니하나 하면
이리 가을 닮은 큰 소식 들고와 무심히 던지고 가시는 당신
선비 인줄 아마 님은 모르시리다...
참신한 송이버섯 향을 내마노 집안에 풍기심입니다...
고마움에 더 보태  ... 좀 자조 자조 반봉사 눈좀 딱 떠지도록
베프시라 ... 청 놓습니다 ...
전국 각 고을마다 왜 없으리오...  그 향토사랑 가곡사랑 더 찾아주세요.
연전에 심양 안영훈 교수 교분이 기억이 나네요...
요녕대학 적두신분인데 중국 중앙정부에서 소수민족 가요(가곡)집을
펴내는데 우리조선족 대표해 그분이 발굴해
그분이 오선지 곡 정리해 우리 것 십여수 실린다해
나오면 살겁니다 하고 꼭 한부 달라 했는데
년후 서울에 오며 우리나라 부분  편집된 두꺼운 양장본 본후 갈때
억지로 뺏앗아 논 기억이 새롭습니다... 나같은 무식쟁이도 그이가
담아논 거기타령 즉 우리 판소리 일정때 서울 권번에서 같이 공부했던
할머니 녹음한 테이프 들려주던 추억이 속절없네요... 당시 녹취해
아시는 분께 같다 드렸으면 고맙다 소린 들었으린데...
몇년전 그 안선생 가시고 외 아들 요봉이 그자료 보존 어찌됐는지 ?
류덕희 선생 같으신 분 숨은 국보시네요 ...

신나서 하시는 일엔 발걸음 가볍지요 .
행복 뿌듯하신 얼굴 보기좋습니다 !!
지기 만나심 축하드리며 ...

고마움 놓고 갑니다...
탁계석 2005.09.07 16:38  
  정작 평론가나 작곡가 음악협회 등에서 해야 할 일을 시청에서 했다니 놀랍고 한편으론 부끄러움을 느기께 합니다.

일이란 뜻이 있고 열정을 가진 사람이 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결코 쉽지 않았을 자료 수집과 편집의 어려움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어느 지역 보다 고장에 대한 자긍심이 높은 진주의 문화 애책심을 다시 확인케 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음악계 잡지에 소개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내 마음의 노래가 전국적으로 민들레 꽃시 처럼 바람을 타고 날아가 이곳 저곳에 싹이 돋아나는 듯해 이 일의  중요성도 느끼게 합니다.

거듭 수고가 많으셨고 과거사 문제 등으로 불편한 때에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정리한 결실에 거듭 박수를 보냅니다.

한 번 연락 주십시요 . 02-577-920 입니다.
 



요들 2005.09.07 18:57  
  운영자님덕에 다시한번 김명표 교수님댁에 전화를 드리게 되었지요.
사모님과 통화를 했는데 악보나 CD는 상업용으로 만든것이 아니라서
일반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울 거라며 한번 알아보마고 말씀하셨지요.
오늘 저는 충주의 문화 유적지를 돌아보고 방금 도착하여
궁금한 내마노를 얼른 열어보니  반가운 소식을 주셨네요.
운영자님의 가곡사랑에 깊은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산처녀님이 계신다는 목도강이 달천강(일명 달래강)의 위에 있다는것과 댐에 대해서 아직도 의견들이 분분하다는 것 까지 충주의 문화답사를 잘 하고 왔습니다. 
앞으로 우리 문화와 연계된 노래도 많이 부르고 알려야 겠지요..
우리들의 몫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
산처녀 2005.09.07 21:47  
  요들님 그러셨어요 ?
전화라도 주시지 ....
요들 2005.09.08 07:09  
  헤~  ^^*    산처녀님...그걸 생각못한게 아쉬움이 크네요.
저 혼자 간것이 아니다 보니...
작년, 그러니까 '04년 후반기에 '문화 해설사' 양성 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어떠한 도움을 주시 못한 상태로 지나다가 이제사 다시 공부하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려 '행동하는 양심'이 되기로 했답니다.
다음에는...

원장님~~  나비의 날개짓에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이나 주민들도
계시지만 서울의 하늘은  가을이 참으로 깊어가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아침입니다.
원장님의 말씀 "내 노래가 꼭 우선일 필요는 없잖아요"라는 말씀에
귀감하는바 참으로 크다는 생각입니다.
그렇지요..  꼭 내 노래가 우선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러한 분들이 계시다는게....
모두 제 마음 같지는 않겠지요...?
..........  ^)^*
요들 2005.09.13 17:11  
  운영자님~~  ^)^*
저는 김명표님의 뒤벼리 사랑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해서 악보를  구하고 싶어 진주시청 총무과에 전화를 드렸더니...
세상에 악보집과 CD를 보내 주시겠다고...
ㅎㅎ  어떻게 하죠?  제게 이런 행운이...
열심히 불러볼랍니다. 
'뒤벼리 사랑'에 대해서...  언젠가 진주에 문화답사를 가게되면
뒤벼리 사랑도 한번 불르드리고...
김경선 2005.09.21 07:31  
  이 글이 어디로 갔나 했었는데...
요들님은 벌써 '뒤벼리사랑'을 좋아하시게 되었군요.
참 빠르시네요.
마산회원 최신철(톱연주하실)원장님이
운영위원장으로 계신 창원의 오페라연구소 멤버이신
테너 은형기님의 노래이네요.
경상도 출신임을 알 수 있지요.
 요들님, 김명표교수님, 진주시청 류선생님,
내마노 회원들과 촉석루나 남강변에서
일을 저질러야겠네요.
 
요들 2005.09.27 12:11  
  원장님~~ ^)^*
제게 그런날이 과연 올까 싶은데요...
'뒤벼리 사랑'들으면 들을수록 좋은데요...
아직 악보가 없어서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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