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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雨), 그리고 넋두리

파리넬리 7 951
올해는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립니다.
그래서 제 마음은 더 걱정입니다.
소금장수 아들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심정이 이럴까요?

지난 휴가 때에 고향(경북 청송)에 며칠 다녀왔습니다. 
그 곳에는 고령의 연세에도 아직 젊은이 못지 않은 용기와 희망을 안고 사시는
저희 부모님이 계십니다. 농사를 짓고 계시지요.
올해 비가 많아 나락(벼)이 늦게 피어 먹을 수나 있을까? 염려하시고
고추밭에 물이 들어 고추가 물러빠지고
일조량이 모자라 과일에 당도가 떨어진다고 걱정하셨고
그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 고추가 잘되어서 기분이 좋으시다고 환하게 웃으시며
아들인 저에게 자랑하셨던 아버님의 말씀이 떠오르는데.........
오늘 따라 비가 내려서 그런지 더 더욱 저의 마음을 아리게 하네요.

달력을 보니 어느새 추석이 다음 주 라고 성큼 다가와 있네요.
올해는 왜 이리 추석이 빠르기도 할까요? 고향 앞산에 있는 밤도 설익고,
고향집 마당에 열려 있는 대추는 아직 풋내가 날텐데......
그러나 음력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절기는 살아보니
아주 정확하고 틀리지 않던데....
아마도 비를 많이 맞고 햇빛을 보지 못한 과일처럼
지난 여름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살지 못해
부모님 뵙기가 부끄러워 그런 생각이 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드네요.
악조건에도 굴하지 않으면서,
그렇지만 자연에 순응하면서 순리대로 살아가시는 부모님을 위해
감사의 마음을 담은 추석선물을 지금부터 준비하렵니다.

동호회원님들께 항상 빚진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내 마음의 노래라는 보물창고에 도둑처럼 살금 들어 와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통해 삶의 위안과 기쁨을 얻고도 모자라
덤으로 님들이 쓰신 글을 통해 삶과 인생을 배워가니 말입니다.
 
너무나 훌륭하고 멋지신 분들이 이곳을 만들어가고 지켜가고 있기에
부족한 저의 흔적으로 괜히 누를 끼칠까 두려움도 있었고
또한 숫기 없는 저의 성격이 이토록 인사글 한번 올리는데도
시간을 걸리게 만들었네요.

특히, 지난번 정모에서 여러 회원님들을 직접 뵐 수 있어 너무 반가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다음에는 더 멋진 모습보여 주시길 기대합니다.
 
7 Comments
바다 2003.09.02 13:00  
  파리넬리님!
이렇게 글을 올려주시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날 과천 대공원에서의 만남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 그리움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악보 아직 못보냈네요
조만간 보내 드릴게요.

형제님!
반갑습니다. 또 이렇게 만나요
꽃구름피는언덕 2003.09.02 14:02  
  피리넬리님!
안녕하세요?
반갑지 않은 비가 또 내리내요.
하늘에 무슨 슬픈일이 있는지....... .

고향이 청송이시라구요.
그  아름다운 주왕산의 단풍을 보러 올가을에도 가볼까합니다.
저는 청송이 가까운 영주에 살아요.
소백산과 친구하려고 10년전에 내려왔어요.

저희도 먹을 만큼 고추농사 짖는데요.
비가 와도 조금이니 괜찮지만요.
많은 농사를 지으신 분들의 고추밭을 보노라면 가슴이 아파요,

발갛게 역병이 번진 밭을 보는 농부의 마음이 얼마나
상심될지 짐작해요.
자식같이 기른 작물인데 말이예요.

참 좋은분이시죠?
청송이 좋은 고장이잖아요.

저는 청자 들어간 것은 무엇이던 좋아하는 버릇이 있어요.
청송, 그림같던 청도, 청하늘, 청솔등 ....... .ㅎㅎㅎㅎ

조금 우울한 날이지만 마음을 활짝 펴야지요.
추석에 귀경하시면 영주도 지나시겠네요.

지나시면서 이 꽃구름피는 언덕도 기억해 주세요.
행복한 가을 보내세요.


가객 2003.09.02 17:41  
  파리넬리님!
지난번의 만남은 제게 좋은 분들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안겨 주었기에
이렇게 오랜만에 글로 인사를 나누게 되니 더욱 반갑고 기쁩니다.

이번 여름 휴가를 저도 제 고향(전남 영광)으로 갔었는데,
대부분의 고추밭의 고추들이 고사해 버렸더군요.
농부들의 가슴이 얼마나 아플지... 씁쓸한 가슴으로  귀경을 했었습니다.

다른 작물이라도 흉작을 면하기 위해서는
이제는 쓸데 없는 여름비가 제발 그치고 쾌청한 날씨가
지속되었으면 참 좋겠네요.


오숙자.#.b. 2003.09.02 18:02  
  파리넬리님!

이렇게 닠네임을 부르는 순간
카스트라토의 파리넬리의 음성과
실제 김종철씨의 부드러운 음성이 교차되며
2중창처럼 내 귓전을 스쳐갑니다.

반가워요.
자주 홈에서라도 또 만나요~~
서들비 2003.09.02 18:20  
  안녕하세요.
그동안 평안하셨습니까?

부모님 걱정하시느라
평안치는 못하셨나보군요.

하지만, 시간이 흐른뒤 돌아보면
그 고난이 혹독하여 회생불가능만 아니면
모두 나름대로의 의미와 결실이 었더군요.

그래도 부모님 걱정하시는 그 효심을 확인하셨으니
부모님께서는 흐믓하시지 않을까요?

어떤 어려움에서도 우리가 감사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아닐까요?

여기서나마 아픈마음 위로받고 가세요.
유랑인 2003.09.03 13:11  
  좋은 곳이 고향이시네요...  그렇게 서로 생각해주고 걱정하며 효와 사랑을 확인하는 게 진솔한 삶이겠지요.  청송은 주산지에 몇번 가면서 친근한 곳입니다.  정말 좋은 곳이지요.  좋은 하루 되세요....
다물 2003.09.04 01:54  
  부모님들께서는 참으로 멋진 분들이시군요. 이 나라가 그런 분들에 의하여 이만큼 성장하고 지켜져 왔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외세의 침략때도, 결국 억센 조선의 농민들이 일어나 격퇴해버렸죠. 아무리 힘들어도,.....정치 한다는 것 들이  어떤 짓거리를 할지라도, 이런 어른들이 있는 한 이 국가는 꺼떡 없슴을 굳게 믿쓤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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