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적봉에서 내민 손
향적봉에서 내민 손
일년에 두 번 있는 남편의 고교시절 모임은 반드시 부부가 동반하는 모임이다.
지난 1월 내 개인의 공적인 일때문에 겨울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하여 이번만은
꼭 참석하리라 벼르고 있는데 며칠 전부터 남편은 자꾸만 안갈 핑계를 대곤했다.
23일은 그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내 딴엔 서둘러 일어나 준비하고 남편의 눈치를
이리저리 살피는데 또 가지 않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내가 준비를 서둘러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니 그 속셈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면 나도 가지 않겠다고
오히려 집에 있는 것이 편하다고 하니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서는 것이었다.
말은 서로 그렇게 주고받았지만 오랜만에 둘이서 긴 시간 차를 타고 여행을 하니
그 오붓함이란...
내 주위엔 무주리조트를 겨울엔 스키를 타러 갔다 온 사람들,
여름이면 피서를 다녀온 사람들이 왜 그렇게도 많은지.
이번 여름방학이 끝나면 나도 그들 틈에 끼어 한 마디 할 수가 있겠다 싶어 저절로
어깨가 으쓱해졌다.
몇 해 전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마지막 공사 마무리를 하던 모습을 한밤에 살짝
보았기에 늘 마음속에 남아있던 그 무주리조트에 가는 것이다.
무주리조트는 덕유산 자락에 어미닭이 알을 품은 형상으로 그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따뜻한 품속으로 안아 들이고 있었다. 이국적인 건물에 넓은 대지, 잘 정돈된 주위
환경은 전국에 있는 마지막 피서객들의 발길을 재촉할만 했다.
우리 일행이 떠나기 직전 곤도라를 타고 올라가는 설천봉
마치 태고의 원시림을 보는듯 했고 중간중간 고압선이 지나가는 곳에 말라죽은 나무.
누군가가 ‘불타는 강대나무’ 노래에 써 놓았던 ‘강대나무- 선 채로 말라죽은 나무’를
실제로 보노라니 무슨 사연이 그리도 많기에 선 채로 말라죽었을까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끼며 설천봉에 도착했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모든 지역이 특징이 있겠지만 12년 전 겨울에 보았던
그랜드캐년과 작년 여름 보았던 아소산의 활화산보다 더 아름다운 경치에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먼저 우리나라의 방방곡곡의 절경을 다 살핀 다음
외국을 가고 싶은 마음이 사실이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한 시간의 여유를 주면서 희망자는 올라갔다 오라고 하니
그 걸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아침 산책시간이 너무 길어 오랜만에 많이 걸어 반은
지쳐있는 상태인데 오를 것인가 말 것인가?
저만큼 앞장서서 남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올라가는 것이다.
나도 질세라 뒤따라가건만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중간중간 가쁜 숨에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나의 마음을 격려하는 것 같아 끝까지 올라갔다.
남편은 지친 나를 뒤만 돌아보고 빨리 올라오라고 재촉만 할 뿐이지 기다려주지도
손도 잡아주지 않고 내달린다.
소백산맥의 한줄기 덕유산 향적봉
해발 1614m
발아래 보이는 세상은 그대로 머무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느라고 여념이 없었다.
“ 자, 이번에는 돼지털(디지털)로 한판 더!"
“ 김치!”
별것도 아닌 길인데 나는 거의 지쳐 있었고 정상의 바위에 오르려 하는데 비틀거렸다
먼저 오른 남편은 함박웃음을 웃으며 그 높은 곳에서 내가 쓰러지려할 때야 그 든든한 손을 내밀었다.
일년에 두 번 있는 남편의 고교시절 모임은 반드시 부부가 동반하는 모임이다.
지난 1월 내 개인의 공적인 일때문에 겨울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하여 이번만은
꼭 참석하리라 벼르고 있는데 며칠 전부터 남편은 자꾸만 안갈 핑계를 대곤했다.
23일은 그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내 딴엔 서둘러 일어나 준비하고 남편의 눈치를
이리저리 살피는데 또 가지 않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내가 준비를 서둘러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니 그 속셈을 다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면 나도 가지 않겠다고
오히려 집에 있는 것이 편하다고 하니 주섬주섬 옷을 입고 나서는 것이었다.
말은 서로 그렇게 주고받았지만 오랜만에 둘이서 긴 시간 차를 타고 여행을 하니
그 오붓함이란...
내 주위엔 무주리조트를 겨울엔 스키를 타러 갔다 온 사람들,
여름이면 피서를 다녀온 사람들이 왜 그렇게도 많은지.
이번 여름방학이 끝나면 나도 그들 틈에 끼어 한 마디 할 수가 있겠다 싶어 저절로
어깨가 으쓱해졌다.
몇 해 전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해 마지막 공사 마무리를 하던 모습을 한밤에 살짝
보았기에 늘 마음속에 남아있던 그 무주리조트에 가는 것이다.
무주리조트는 덕유산 자락에 어미닭이 알을 품은 형상으로 그 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따뜻한 품속으로 안아 들이고 있었다. 이국적인 건물에 넓은 대지, 잘 정돈된 주위
환경은 전국에 있는 마지막 피서객들의 발길을 재촉할만 했다.
우리 일행이 떠나기 직전 곤도라를 타고 올라가는 설천봉
마치 태고의 원시림을 보는듯 했고 중간중간 고압선이 지나가는 곳에 말라죽은 나무.
누군가가 ‘불타는 강대나무’ 노래에 써 놓았던 ‘강대나무- 선 채로 말라죽은 나무’를
실제로 보노라니 무슨 사연이 그리도 많기에 선 채로 말라죽었을까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끼며 설천봉에 도착했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모든 지역이 특징이 있겠지만 12년 전 겨울에 보았던
그랜드캐년과 작년 여름 보았던 아소산의 활화산보다 더 아름다운 경치에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앞으로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먼저 우리나라의 방방곡곡의 절경을 다 살핀 다음
외국을 가고 싶은 마음이 사실이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한 시간의 여유를 주면서 희망자는 올라갔다 오라고 하니
그 걸 포기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아침 산책시간이 너무 길어 오랜만에 많이 걸어 반은
지쳐있는 상태인데 오를 것인가 말 것인가?
저만큼 앞장서서 남편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올라가는 것이다.
나도 질세라 뒤따라가건만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중간중간 가쁜 숨에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이름모를 야생화들이 나의 마음을 격려하는 것 같아 끝까지 올라갔다.
남편은 지친 나를 뒤만 돌아보고 빨리 올라오라고 재촉만 할 뿐이지 기다려주지도
손도 잡아주지 않고 내달린다.
소백산맥의 한줄기 덕유산 향적봉
해발 1614m
발아래 보이는 세상은 그대로 머무르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순간을 카메라에 담느라고 여념이 없었다.
“ 자, 이번에는 돼지털(디지털)로 한판 더!"
“ 김치!”
별것도 아닌 길인데 나는 거의 지쳐 있었고 정상의 바위에 오르려 하는데 비틀거렸다
먼저 오른 남편은 함박웃음을 웃으며 그 높은 곳에서 내가 쓰러지려할 때야 그 든든한 손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