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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속에서 포옹하는 님들의 은밀한 대화

김형준 10 748
그것도 인연의 표시인가.
리허설도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대화가 자연스레 무르익어 갔다.
과장되게 서로를 치켜 세우지 않아도
잘 익은 밤처럼 그들의 주고 받음은 이중창이 되었다.
화음이 멋드러지게 수 놓인 음악을 연출하고 있었다.

연꽃 피어 있는 마당에는 비의 흔적이 있었다.
꽤 요란을 떨던 비와 갑자기 떨어져 내리는 우박,
다시 비, 그리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고요와 정적.
갈 길이 먼 나그네는 하늘을 쳐다보며 부탁했다.
약속은 지켜야 맛이다. 깨면 두고 두고 맘이 붉어질테니.
어린 아이들이 밤 새는 줄 모르고 깨를 볶아대고 있다.

고통은 쓰라림도 낳지만 향기 진한 꽃의 핵심도 생산한다.
칼을 갈아대는 이는 소리를 내지 않고 눈빛의 날만 반짝인다.
언젠가 한 번은 쓰고 가리라 하늘에 맹세하며 행위를 지속한다.
연꽃이 여러 가지 색채를 띠고 연이어 피어 있다. 지지 않을 연꽃.
맘 상태에 따라 몸뚱이가 서 있는 곳의 분위기는 다 지워버릴 수 있다.
하늘은 어느새 맑고 파란 눈동자를 열고, 고기는 어둠에 의해 익고 있다.


10 Comments
김형준 2007.05.19 10:15  
  님들의 대화는 지극히 자연스러웠다.
주변에 아무도 없고 단 둘이서 차를 마시며 대화 하듯.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갔고,
대화를 엿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면서 연못 속을 오갔다.

시간도 공간도 모두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고
그저 하나 됨의 경험 속에서 나이도, 지위도 녹아 내렸다.
그렇게 그들의 만남은 모든 이의 축복 속에서 무르 익었다.
김형준 2007.05.19 19:22  
  깨달음은 오랫 부자유한 생활 속에서도 오는 것이다.
어찌 그리 맑게 아름답게 사고할 수 있는 것일까.
분명히 너무나도 지저분한 연못 물과 같은 곳에서
지극히 오랫동안 살았었는데 말이다.
분노와 증오 보다는 이해와 사랑, 따스함이 넘치는
그의 목소리와 생각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다.
비록 이데올로기 등의 면에서 같은 길을 가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그의 인간적이고 겸손한 것 같은 면에서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좋은 시간이었다.
또한 그런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하신 분에게 감사한다.
김형준 2007.05.20 01:13  
  아무리 어려운 것이라도 조금씩 배워 나가기 시작하면
어느 샌가 그 어렵던 것이 점점 쉬워지고 익숙해 짐을 알게 된다.
대가를 보면 '어떻게 저렇게 잘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기에 앞서
얼마나 힘든 뼈 깎는 여정을 거쳐서 저 단계에 도달했을까라고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성인(聖人)은 쉬이 성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죽음을 무릅쓰고 수많은 어려움을 거쳐서
대부분의 것들이 걸림돌이 되지 않는 자연스러움,
즉 다시 자연 속의 일부가 되는 그러한 부드러운 경지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김형준 2007.05.20 01:18  
  유명한 사람이 자신은 유명하지 않다 한다.
겸손한 척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기본적인 성품이 그러한가 보다.
공인이 틀림이 없는데도 가까이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
상당히 사적인 사람이다.
샤프하면서도 부드러운 사람,
힘 없이 보이면서도 용기 있는 사람,
당신의 그러한 모습이 사랑스럽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아니하고
자신의 길을 가고,
남들이 좋아한다고 그저 쉽게 움직이지 아니하고
묵묵히 정해 놓은 길을 가는 그 마음,
그것이 나를 그대에게 끌리게 한다.

깊이가 느껴졌다.
김형준 2007.05.21 02:27  
  연못 속에 그런 자유가 숨어 있을 줄 난 알지 못했다.
빈 공간인 줄 알았는데 무언가 뜨거운 에너지가 분출되었다.
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은 자리를 비켜 주었고,
그곳엔 일단의 사람들이 자신들만의 공간 속에서
자신들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끌어 주는 사람들은 그들과 더불어 나누었다.
먹는 것과, 생각하는 것과 사랑, 또 사랑.....
김형준 2007.05.21 20:13  
  움직임이 없는 듯이 보이지만
물 밑에서는 끊임없이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었다.
조용한 얼굴의 이면에서는
무언가를 계속해서 생각하는 그의 섬세함이 숨어 있었다.

조그마한 작업이었지만 의미가 있는 것이고,
그로 인해 파생될 결과는 꽤 큰 것이 될 수도 있었다.

만남은 소중했다.
꽤 오랜 시간에 걸친 인연이었지만
그다지 진한 만남이 되지 않았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하다
김형준 2007.05.22 11:10  
  노래하며, 말하며, 기뻐하며, 슬퍼하며 함께 뛰놀자.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자. 좋은 면, 나쁜 면 다 함께 내 놓고
서로의 심장을 느껴보자.

숨은 agenda 다 거두고 진솔한 사랑의 노래를 부르자.
그런 사랑은 아무리 짧게 해도 오래 가게 되어 있다.

사랑을 해 보자.
껴안아 보자.
그리고 그 기억을 늘, 오랫동안 간직하자!
김형준 2007.05.23 11:59  
  몸과 마음을 다 바쳐 무언가를 성취하기 노력하는 자,
나는 그런 이를 사랑한다.

다른 이를 해하여 들지 않고,
오직 자신의 길을 묵묵히 최선을 다해 걷는 자,
나는 그런 이를 존경한다.

앞이 환히 보이지 않더라도 믿음을 가지고 나아가는 자,
나는 그런 이를 따라간다.

언젠가는 내가 그러한 사람의 닮은 꼴이 되고
또한 누군가가 나의 닮은 꼴이 되고,
다시 다른 누군가가 그들의 닮은 꼴이 되고.....
김형준 2007.05.24 13:24  
  순수하고 겸손한 그 마음에 반해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물씬물씬 일어났다.
자주 만나서 상의하고, 무언가 큰 일을 벌이고 싶다.
그렇게 만나다 보면 그 사람도 크고 나도 클까.
크는 것은 사실 별 의미가 없다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무리 커 봐야 하늘만큼 크겠는가.

즐겁게 보람있게 인간의 길을 걷는 것이
아마도 가장 만족스런 삶이 아닌가 싶다.
인간이 작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행복이 찾아든다.
김형준 2007.05.24 23:32  
  큰 자를 초대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큰 자를 창피당하게 만드는 것은 현명한 일이 아니다.
차라리 피해 가라. 작은 물고기야 입질을 해 보아야
그리 아플리 없겠지만 큰 물고기를 잘못 건드렸다간
한 입에 먹히는 수가 있다.

큰 자는 큰 자답게 정중하고 예읩 바르게 대접하고,
그로 인해 좋은 선물을 받고, 사랑을 받는 영광을 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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