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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곡의 부흥을 위한 예술가곡 활동 요청

BigMouth 11 2577
저는 가끔 외국에 가면 그 나라의 가곡집을 찾아보곤 합니다.
그러면 한국만큼 가곡을 즐기는 곳이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독일/프랑스인들은 웬 동양인이 자기네 노래를 아는 것만으로도 놀랍니다)

그리고 이제는 성악 분야의 객관적인 실력으로 보아도... 하하하~
한국이 독일과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최고라 자부해도 될... ㅋㅋㅋ
저는 그 저변에는 <한국가곡>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 가곡의 사랑이 넘치는 이곳을 즐겁게 드나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가곡의 다시금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곳에 즐기는
대중적인 <노래가락>으로서의 가곡도 꼭 필요하지만
깊은 예술적 감성을 담은 예술가곡이 함께 발전해야 합니다.

내마노가 이미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역할로 즐거움을 주지만,
조금 더 깊이 있는 <예술가곡>을 위한 노력이 아쉽다고 봅니다.
다음 면에서 <예술가곡>을 바라는 이를 위해 좋은 기획을 바랍니다.


1. 일반적으로 홍난파/현제명/채동선/이흥렬 등 기초 세대 이후에
김성태/김동진/하대응/윤용하/조두남/금수현/나운영... 등이 가곡을 시작한 셈인데...
최영섭/김연준/장일남/김규환/이수인...등 본격 장르로 발전시킨 세대나
정덕기/김동환/박경규/임긍수 등으로 이어지는 후속 세대에서...
예술가곡은 앞 세대에 비해 썩 발전된 무엇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좋은 노래는 많지만 1세대의 예술가곡을 능가하지는 못해 보인다는 말입니다.
요즘 그 다음 세대의 예술가곡은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니) 불확실한 상태고...
깊은 애환을 승화시켜야했던 그런 시절이 지나가버린 탓인지 모르겠지만,
보통은 좋은 멜로디에 반주가 따라가는 일상적 가곡만 보이고 있습니다.

베토벤, 모짤트같은 대 작곡가도 가곡만은 쉽게 점령하지 못했던 것을 보면,
가곡은 단순히 음악실력 이외에 다른... 실력도 필요한 난점이 있을 겁니다.
슈벨트 이후 슈만, 브람스를 거쳐 볼프 스트라우스 등 발전된 독일을 보면,
(한국인이 그들의 예술적 감성을 노래하고 듣는데는 한계가 느껴집니다만,)
수준높은 시적 감성을 음악적 표현으로 담은 작품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좋은 예술가곡을 작곡하게 되면... 가곡은 함께 부흥할 겁니다.
그동안 처럼 흥얼거릴만한 좋은 멜로디 방식의 가곡도 필요하지만,
연주가들이 기량을 닦아 내어놓을만한 깊은 예술가곡도 필요합니다.

예술가곡도 발전해야 <가곡의 밤>과 같은 대중적 활동도 가능하고...
한국적 예술가곡으로 성공하는 작곡가가 나오길 바랍니다.
결국... 작곡가들에게 일차적인 부담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2. 성악가들은 한국가곡의 연주에 더 노력하고 정성을 들여야 합니다.
성악이 일단 이탈리아/독일/영국 등 서구의 감성에 맞춰져 있으므로,
우리는 한국어의 표현에 맞는 발성법과 연주방식을 잘 개발해야 합니다.

초기 오현명/안형일 등이 한국가곡에 맞는 발성을 찾아가는데 비해
뒤이은 성악가들은 한국가곡의 연주에 노력과 성의가 부족해 보입니다.
외국노래와 오페라에 치중되어, 해외로 빠져나가는 성악계에 아쉬움이 많습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인의 감성에 맞는 그런 연주가 필요합니다.
엄정행/조수미 등과 같은 대중적 인기를 발판으로한 연주도 필요하지만,
깊은 예술적 표현을 담은 <한국예술가곡> 독창회가 보이지 않는다면,
한국가곡은 발전보다는 자연스럽게 퇴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도 외국 예술가곡으로 독창회를 여는 성악가들에게 재고를 권하며,
먼저 한국의 예술가곡으로 보여달라는 부담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가곡의 부흥은 최종적으로 노래하는 사람의 손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 간만에 내마노에 들려 갑자기 적게된 사적인 의견이다 보니
글에서 거론되거나 또 마땅히 거론되었어야 할 작곡가/성악가들께
미리 양해를 드리지 못했음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11 Comments
열무꽃 2008.07.25 10:46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지방 국립대 졸업연주회에 참석했던 기억이 납니다.
3 곡을 연주하는데 한국가곡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한국가곡을 부르지 않더군요.
BigMouth 2008.07.25 15:24  
사실은 한국어의 성악적 표현이 좀 어렵다고들 합니다.
한국가곡은 대학원에나 가서야 좀 공부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한국가곡을 아예 제대로 배우지 않은 선생들이 많고...
졸업연주회는 당연히 그런 한계를 반영하게 마련입니다.

또 국내 주최 성악(그밖의 대부분 음악) 경연에서도
한국가곡은 구색 맞추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독일의 성악 경연은 독일 노래로 경합하는 것이 당연하고,
베르티 콩쿨은 베르디 노래에서 결판을 내야하듯이...
한국가곡으로 결판을 내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국의 경연>이 되는데.
그러려면 사실은 먼저 수준급의 한국 예술가곡이 나와야 할겁니다.
당장 전혀 그럴 수 없다고 할만큼 궁색한 상황은 아니므로,
국내의 각종 콩쿨에서 그런 부분을 적극 권고해야할 필요도 있습니다.

<대중가수>보다 분명 나은게 있어야 하는데... 확실한 게 없으니...
한국에서는 성악과를 나오면 오히려 <가수>가 되지 못하는 현상은
심각하게 고민해야할 엄연한 작금 한국의 현실입니다.
솔밭길 2008.07.25 22:41  
좋은 글 올려주신것 고맙습니다.
한국가곡을 지극히 사랑하셔서 두가지 제언 올리신것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1번의 글에 대한 저의 의견입니다.
지금 작곡되어지고 있는 가곡들이 앞세대에 비해 발전되어있지 않다고 하신것은
님 혼자만의 생각인듯 합니다.
근래의 신작가곡들을 보면 모두 다 우수한건 아니지만
이태리에서 순수 정통가곡을 열심히 공부했던 제가 볼때에는
몇몇 분들의 작품에서 놀랄만큼 뛰어난 작품성을 보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가곡들이...글쎄요...대중에 영합한 곡들만 살아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옛분들의 가곡...좋은 가곡들이 참 많지요.
유감스럽게도 몇 분 정도의 가곡만이 음악적 어법에 맞게 작곡되어 있을 뿐
흔히 불려지는 유명가곡들이 가락만 좋을 뿐 함께가는 반주의 경우에
다시 써야할 곡들이 대부분입니다.
실제로 오래 전에 KBS에서 작고하신 분들 작품만으로 새로 창작해보자고
의논했던 일도 있었지요.

지금 발표되고 있는 곡들은 어찌보면 너무 많이 양산되고 있는 가운데
질적으로 우수한 곡들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그대로 사장되어 버리고 있는 형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가곡협회가 있어서 거기서 작곡되어지고 있는 많은 곡들 중에서
유능한 편집자가 제대로 된 보석같은 곡들을 가려내어 재편집한
신작한국가곡을 널리 알려야 할 필요가 더 있어보입니다.
BigMouth 2008.07.26 10:33  
특히 이탈리아 가곡을 기준으로 한다...
저는 독일의 예술가곡이 가진 기악과 노래의 조화를 기준으로 본 것인데...
제가 섬세하게 잘 살피지 못하고 말했거나
나름대로 귀중한 의견이 있을 수도 있겠군요

가고파 등 소위 1세대 가곡이 1930년대에 씌여진 것을 기억하여
정교한 토론이라기 보다는 단적으로 느낀 바를 쓴 셈입니다.
단순한 반주에 그치지 않는 예술적 표현력이
그 다음 세대에서 그리 발전하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작곡자는 좋은 곡을 썼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보이지 않으니... 아직은 알려지지 않아서일수도 있습니다.
솔밭길 2008.07.26 14:01  
독일가곡만 기악과 노래와의 조화가 이루어진게 절대 아닙니다.
노래다운 노래의 첫 발상지가 이탈리아이고 현대에 이른 지금까지
나와있는 이탈리아 가곡들이 노래는 노래대로 무한 서정성을 보이고
거기에 조화된 기악의 형태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아주 잘 맞는,
우리 가곡과의 가장 유사한 형태가 이태리 가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어쩔수 없이 이태리 독일, 스페인, 프랑스, 영미가곡들까지
두루 섭렵하면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을 수 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어떤 분은 대단히 발전해있고 어떤 분은 님의 말대로 초기 우리 가곡형태에서 못벗어난 분들도 있지요.
흙속에 묻힌 진주같은 곡들이 빛을 못보고 사라져가는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안타깝다고 생각되는 시점인데
님께서 은근히 폄하를 하시니...작곡하는 입장에서 힘이 빠지는군요.
물론 제 것이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세계 각국 노래를 거의 다 접해본 저의 객관적 관점에서 봤을 때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님은 생각보다 그리 많이 외국가곡을 접해본것이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저는 초기 우리나라 가곡서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출판되어지고 있는 거의 모든 가곡의 악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몇몇 분들은 아직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겠지만
독일이나 미국 이태리...등지에서 다양하게 공부하고 온 사람들이
각자 배운 형태의 서양음악 어법으로 재탄생시킨 새로운 우리 한국가곡들이
위의 글에서도 쓴 내용이지만 잘 가려낼 누군가가 있어서
외국가곡들처럼 출판되어서 널리 알려야 하는 일이 급선무입니다.
지금 메이저 출판사에서 출판되어진건 아주 옛날가곡들 뿐이고
작곡가들이 만들어낸 많은 곡들은 시중의 배급사를 통해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요.

지금 우리나라 가곡게의 형편을 보면 뜻있는 시인과 작곡가들이 모여서
개인 자금을 내어서 CD를 만들고 책을 엮어내고 있는 중입니다.
이런 작품들이 시중에 유통되기엔 저희들의 자금력이 너무나 부족하지요.
사실상....가난한 사람들이 자기 자금을 내서 작업하는게 참으로 힘이 듭니다.
다행히 이런 사이트가 있다는데에 큰 위로를 받고 있는 것이 시인, 작곡가들 형편이랍니다.
이 사이트 자료실에 보면 그동안 작업했던 것들이 거의 다 올라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한번 살펴보셨는지요?
그 방대한 자료에 들어있는 수많은 가곡들을 다 보셨다면 생각이 달라지실겝니다.

님께서 우리 가곡을 많이 사랑하셔서 글 올려주신것 참 감사하지요.
하지만 실제상황을 잘 알아주셨으면 하는게 저의 바람입니다.
가능하시다면 저희들이 하고 있는 사업들에 후원자가 되어주시면 더욱 더 감사하지요.
시간을 내어서 들어주시는것....이 사이트에서는 듣는 일밖에 하실수가 없지요.
이것저것 들으시다가 맘에 드는 곡을 발견하시면 운영자님께 악보 요청하시구요...
기꺼이 올려줄겝니다.
거기에 님의 형편이 더욱더 허락하신다면 작은 후원을 해주시는 것도 참 좋은 일이지요.
님같은 분들이 많아지시면 한국가곡의 르네상스 시대가 곧 도래하지 않겠습니까?
관심을 가지고 글올려주셔서 작곡가의 한사람으로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즐거운 나날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BigMouth 2008.07.27 08:38  
글을 올리신 분은 아마도 작곡가인 모양이군요. 맞습니다.
독일가곡만 예술가곡은 아니고... 다른 방식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사적인 의견이니 너무 심각히 듣지는 말아주시길...
하지만 작곡에 대한 시비로 시작했으니... 작곡가의 반론은 당연해 보입니다.

작곡가들은 뭔가 발전을 느낄만한 무엇이 있는데도 아직은 물밑의 변화로만 보인다는 말은
좀 식견이 부족한 시각에서 말한 것이니 서운하게 생각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노래가락이 멋진 가곡이 안보인다는 말이 아니라, 가락으로는 예술가곡이 발전 어렵다고 보았고...

아무튼... 기악과 노래가 각각 발전하고 잘 조화된 예술가곡을 많이 만들어 주십시오.
연주가들이 다투어 무대에 올리고 싶어할 그런 가곡이 많이 나타나길 바랍니다.
여기 올라온 가곡들을 대부분 감상으나, 아직 충분한 이해를 얻기에는 태부족일 겁니다.

그런데... 그런 뜻에서 한가지... 이곳에서도 예술가곡이 조금 구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중성을 함께 달성한 예술가곡도 있지만...상당한 이해과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곳에서 처럼 그냥 <정다운 가곡>식으로 듣도록 하는 것만으로는 조금 아쉽습니다.

혹시 기회가 된다면 솔밭길님이 추천하는 그런 가곡을 한번 깊이 살펴보고 싶군요.
기초세대의 노래가락이 아니라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의 예술가곡에 비교했을 때,
더 발전된 그런 예술가곡들을 적극적인 방식으로 추천/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더 깊이 이해하는 과정은 제법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은 일종의 부탁이니, 도전의미로 서운하게 생각지 않기를 바랍니다.
과연 1930년대에 비해 발전되었는지 그 실체를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음악에 대한 뒷이야기나 사적인 감상기나 일방적인 <듣기> 수준에 그치지 않고
(가곡이 대중가요와는 다른 맛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기대하기 때문에)
예술가곡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해석 등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솔밭길 2008.07.27 21:53  
많은 작곡가들이 노력하고 있으니 우리 정서에 잘 맞는 좋은 가곡들이 더 많이 나오게 될겝니다.
제가 가곡을 추천해드리기엔 이 자리가 공적인 자리라 좀 애로가 있지요.
그냥 여기저기 많이 둘러보십시오.
시중의 서점에서 팔려지는 한국가곡집에 새로 쓴 신작가곡을 출판사에서
출판해주지 않는 이상 아무리 열심히 만들어내어도 널리 보급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좋은 노래가 발견되면 악보 올려달라고 부탁을 하시면 운영자님께서 기꺼이 찾아 올려드릴겁니다.
간혹 좋은 노래들 중에 CD만 나오고 출판되지 않은 곡들은 어디에가...곡을 구한다고 올리시면
여러분들이 나서서 도와주실거예요.
BigMouth 2008.07.28 08:48  
유통이 생산을 쥐락펴락하듯이... 출판이 목을 쥐고 있으니... 옳은 말씀.
그래도... 이런 곳이 바로 좋은 교류의 장이되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악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거나 곡을 알리는 장으로 좋습니다.
그러나 연주를 듣고 요청하라...는 좀 그렇습니다.
악보를 보고 직접 연주를 만들어 낼 기회를 주는 것이
작곡자가 서비스할 최대.... 저작권 문제가 있긴하군요.
솔밭길님은 아직 익명이니... 추천도 가능할 듯한데...
단순히 곡을 내어 놓기 보다는 더 적극적인 해설과 비교를 의미한 것인데..
들어보고 좋은면 알아서 찾아 봐라... 는 방식은 별로 요즘 세상에 맞지 않는듯합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가능성을 가진 이곳에서 많은 기대를 품어 봅니다.
김형준 2008.07.28 11:36  
'예술 가곡'

기준을 세우기가 그다지 쉽지 않을 겁니다.
또한 생존하는 작곡가들 중에서 어느 분은 예술 가곡을 작곡하시고,
또 어떤 분들은 예술성이 떨어지는 곡을 작곡하시고...
그렇게 분류해서 어떤 이는 뛰어난 작곡가, 어떤 이는 평범한 작곡가....

그러한 것을 과연 누가 쉽게 판단할 수 있겠습니까.
굉장히 조심해야 할 일이지요.
잘못하다간 많은 작곡가들, 작사가들 또한 많은 다른 이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겠지요.

독일, 프랑스, 이태리, 영국의 가곡들 중 예술 가곡이라고 하는 것들은
오랜 세월 자연스레 흘러오면서 선정된 것들이 아닐까요.
그 곡들이 처음 작곡되었을 무렵에는 또 다른 곡들이 많은 작곡가들에 의해
만들어졌을 것이구요. 그 중 고르고 고른 곡들이 지금 우리에게 까지
전해져 오는 곡들이지요.

학자, 평론가, 교육자, 애호가, 청중.... 많은 분들의 노고와 또 서로 다른 다양한
변수들에 의해 좋은 곡들은 인정을 받게 되고, 사랑을 받게 되겠지요.
비록 대중적이지 않거나, 따라 부르고 듣기에 난해해서
일반 애호가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곡들이라 해도 결국 예술 가곡의
가치가 있는 많은 곡들은 또한 그 중에서 선별되어 예술 가곡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겪게 될 것이겠지요.

이탈리아, 독일 가곡들 중에서 예술 가곡이라고 하는 것들은 사실상
일반인이 그리 쉽게 부를 수 없는 곡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음악을 전공하기 위해 입시곡으로 부르거나, 전공을 해서 예술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 예술 가곡을 골라 부르는 경우는 다르겠습니다만,
일반인들은 아무래도 슈베르트의 잘 알려진 일부 곡이나, 이태리곡 중에서도
o sole mio, core n'grato 등의 나폴리 민요, 깐쪼네 등을 부르고 듣는 것을
선호하며, 예술 가곡 중에서도 별로 많지 않은 곡들을 좋아하는 듯 싶습니다.
물론 깊은 조예가 있는 매니아 층은 보다 더 예술 가곡에 깊이 들어갑니다.

'빅 마우스(big mouth)'님의 제언은 매우 건설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러한 분류는 작곡가들 스스로 하기는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물론 가곡 애호가들이 하는 것도 어렵고요.
음악 학자들이 해야 할 매우 힘든 일인 듯 합니다만,
생존하는 우리 나라 작곡가들에 대해 그런 평가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물론 대학 입시 때나 콩쿨에서 좋은 우리 가곡, 특히 현대곡들을
필수곡들로 몇 곡 선정한다면 그 곡들을 자연스레 공부하게 되겠지요.
그래도 역시 어려움은 존재하게 될 것입니다. 후유!
BigMouth 2008.07.28 14:49  
일반 음악애호가들도 멜로디만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사실 슈베르트 가곡의 멜로디는 쉽게 호감을 갖지만, 볼프가곡을 한국인이 좋다고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도 그렇게 어려운 독일/프랑스/스페인 가곡 등에 상당히 많은 애호가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예술가곡의 근본적인 힘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합니다.

좋은 성악연주를 위해서는 좋은 곡이 필수적입니다. <국민가곡>과 같은 대중성이 불필요하다는 말이 아니라, 예술가곡"도" 꼭 발전해야만 한국가곡이 발전한다는 의미이니... 한국의 작곡가를 평가하는 의미로 오해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가 제안하는 것은 매우 간단합니다. 쉽고 친숙한 노래와 함께 깊이있는 예술성을 보일 수 있는 좋은 예술가곡을 기대하는 겁니다. 작곡가들에게 물론 그런 가곡만 작곡하라는 것도 아니고... 좋은 멜로디가 더 대중성을 띄게 되는 것은 당연한 현실일테지만... 작곡가들을 그런 기준만으로 평가하는 의미는 더더욱 아닙니다. 노래의 반주가 아니라 시적 표현을 담은 기악파트가 잘 융화된 그런 예술가곡이 (더 많이) 있어서 연주되면 좋겠다는 의견...

에구구~ 저는 대중가요도 그 나름의 가치와 미학을 가졌다고 보며, 가곡의 발전이 예술가곡에만 달려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명성황후 같은 시대적인 작품의 작곡가가 한국가곡 작곡가중 한 분이 아니라는 점이나... 정지용의 향수같은 곡이 대중적인 멜로디로만 유명하다는 것등에는 아쉬움은 여전합니다. <예술가곡의 요청>밖에 다른 의도가 없는 매우 단순한 의견이니 달리 오해되도록 만들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작곡가로서) 제가 올린 의견에 자존심이 상한다면... 시에 대한 깊은 반영과 묘사가 잘 담긴 예술가곡을 많이 소개해주십시오. 한번 들어보고 골라보라는 말은 적절치 않은 분야라고 생각하니... 시간을 두고 적극적으로 살펴보는 분위기를 갖고 싶고... 작곡가 자신이나 다른 분들이 나름의 해석을 도와주시면 더 좋겠고...

저는 김동진을 각별히 존경하지는 않으나, (예를들기 위해 거론하자면) 그가 1930년대에 쓴 가고파가 좋은 가락으로 국민적 인기를 얻었음은 물론이지만... 밀려드는 바닷가의 물결을 잘 담은 기악 파트와 자유로운 구성, 시적 감성의 표현에 적극적인 어법을 가진 점 등에서 좋은 예술가곡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성태의 가곡들도 그에 못지 않고... 아무튼 1세대의 작품은 충분히 접해서 그런지... 잘 공감하는 편입니다. 그 다음 세대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최영섭을 통해 의견을 드러내자면... <추억>과 같은 초기 작품에서는 오히려 기악에서도 음악적 표현력을 잘 살렸던 것 같은데 비해... <그리운 금강산><망향> 등과 같은 경우...가락중심의 경향이 강해지고... 이후 최근 곡에서는 <압해도> 등... 결국 가락 중심 가곡만 성공적이고... 예술가곡으로 제시된 곡들의 호소력은... 아직(?) 이해받지 못하는 편이지 않은 가 싶군요. 최근 활발한 분들에 대한 의견도 자세히 밝히기가 불편하지만... 아직은 비슷비슷해 보입니다.

요약하자면 1세대 이후에는 오히려 그런 음악적 기법이 풍부한 곡을 가끔 접해보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느낌이 많고... 급작스럽게 현대어법으로 뛰어버리거나... 대중적 가락에 의존하는 듯한 느낌이 강해서... 이런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그런 가곡들이 나쁘다가 아니라 제가 본 예술가곡의 측면입니다.) 아무튼 이런 것은 전적으로 (가곡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한) 한 개인의 사적인 의견입니다.

혹시 일반인들은 잘 몰라주더라도 고급문화의 한 자락이라고 자부할만한... 성악가들이 독창회에서 불렀을 때, 브람스/볼프 등 독일가곡이나 프랑스 가곡에 못지 않게 잘 정련된 연주로 한차원의 예술이 될 수 있는 그런 가곡들을 말합니다. 한국의 감성을 대변하는 좋은 시들을 음악으로 새롭게 되살리는 예술가곡들이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정용철 2008.07.28 17:40  
저는 음치를 치료하려고 가곡과 인연을 맺었으니 음악에 관한 지식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그런데 내용을 모두이해할 수는 없으나 BigMouth께서 일관되게 주장하시는 바에는 상당히 깊은 논지를 갖고 계시고, 또한 해당 분야에 관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깊이 새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님께서 수차에 걸쳐서 혹여 의도와 달리 현역 음악인들에게 상처를 줄까 무척 조심하시는데 그 정도면 모두들 님의 의중을 이해하셨을 터인즉, 앞으로는 사과와 이해를 구하는 말씀은 줄이시고 고명하신 주장을 펼쳐주시기 바랍니다.
현실 비판(견해는 다를 수있음)과 성취 불가한 이상의 제시 없이는 무기력한 우리 인간들은 별로 이룰 것이 많지 않은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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