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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규 교수님께 드리는 헌시

별헤아림 14 1116
양귀비꽃
권선옥(sun)

자기 돈으론 그림 한 점 살 수 없는
가난한 시인이
다섯 송이 호랑난이 보랏빛 시녀로 딸린
선물을 받았습니다.
시인이란 이유로 작시자라는 이유로

나이 사십이 가깝도록 혼자란 이유로
늘 뭣한 소리만 듣던 막내 남동생이
저거 사진이냐고 묻다간
'하이얀 솜털까지 그려진 것이..... .'합니다.

그저 아무 것도 아니던 그런 사람이
한 송이 양귀비꽃 마냥
빨갛게 눈이 시리도록 바람벽에 걸립니다.

둘러싸인 금빛테두리에 시선이 멎을 때면
도도한 붉은색으로
타오르지 못할 붉음으로
그리지 못하는 마음을 그려 보는 화가가 됩니다.

<2007. 12. 26.>


* 수필가이시면 경제학 박사님이신 김형규 교수님께서 지난 10월 수필집<빠알간 석류알>(도서출판 그루)을 출간하셨습니다. 정년 퇴직후, 출판 기념회를 겸해서 '김형규 개인 유화전'을 10월 17일부터 21일까지 대덕문화회관에서 열렷습니다. 개인전 소식이 대구 매일신문과 조선일보에 크게 지면이 할애되어 보도도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저 저의 개인적 사소함으로 주위분들에게 알려 드리지도 못 했지만, 교수님께서 저의 마음을 들여다 보신 양, 귀한 그림 한 점을 주셨습니다.
미음에 든 그림을 선사 받은 것만도 영광인데, 액자값만 드림에도 굳이 사양하시고, 웃으시면서 섭섭할 터이니 붓값으로 만원만 받겠다고 하시고는 활짝 핀 난 화분까지 딸려 보내셨습니다.
너무 좋아서 이튿날 교무실에서 팜플렛으로 요 그림 선물 받았다고 자랑을 했더니, 교감 선생님께서 '한 번 보입시더~!' 하시더니, 김형규 교수님께서 개성고 교사 시절 당신의 일반사회 과목 스승이었다고 하셨습니다. 예쁜 상담부장 선생님은 경북대 사범대학 시절 은시님이시기도 하지만, 대학원 졸업시 논문 지도교수님이셨답니다. 덧붙여 일간 신문의 '사람들'란에 크게 소개된 글을 보았다며 축하해 주셨습니다.
그 후, 저는 그림을 쳐다볼 때마다 훨씬 더 행복한 마음입니다. ^^*
감사함을 표현도 못 하고 시간은 화살처럼 바쁩니다.

그러다 제가 요즘 심장질환으로 지난 24일부터 병원 신세를 지고 있으면서(어제까지), 오히려 병원에 있음으로 생기는 한밤의 여유 시간에 시의 형식을 빌어 감사함을 적어 보았습니다. ^^*

<2007. 1. 3.>
14 Comments
바다박원자 2007.12.29 13:14  
뭉게구름 김형규 교수님의 멋진 삶을 존경합니다.
제게도 수필집과 전시회용 팜플렛을 보내주셨지만
대구까지 가 보지 못함이 안타깝기만 했지요.
 교수님의 그림들을 보면서 전문화가라고 생각했습니다. 
노래도 성악가처럼 잘 부르신다고 들었습니다.
요즘 교수님의 수필집을 읽으면서 어쩌면 그리도 수려한 문체로
 마치 수필이 시처럼 느껴지곤 하는군요.

그림도 받으시고 더구나 난화분까지...
부럽네요 ㅎㅎ
그리고 이젠 거기에 맞게 헌시까지 받으신 김 교수님도 행복하시겠구요.
두 분의 우정을 바라보는 저도 행복하군요.

 별헤아리님!
 한 동안 보지 못하여 소식이 궁금했는데 병원에 계시군요.
빠른 쾌유를 빌며 ...
건강한 모습으로 어서 돌아오시길 빕니다.
김형준 2007.12.29 13:18  
아, 아프시군요.
쾌차하시길 빕니다.
그림 속에서 양귀비가 아닌
경제학의 수학적 공식들을 보고
그분의 머리 속에서 나온 수필들을 읽어갑니다.
더 깊은 곳에선 권시인님의 시들과 교육자적 사랑과 품위를
또 더 깊은 곳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원한 님의 빛을 느낍니다.

좋은 한 해를 맞으시고
많은 사랑과 복을 받으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많이 주시고 많이 사랑하십시오.
저녁노을 2007.12.29 19:00  
별님이 또 병실에서 글을 보내셨군요.
몸과 마음이 힘을 얻어
양귀비꽃 시인이 되소서!
고진숙 2007.12.30 06:43  
별헤아림님,
우선 오랜만에 게시판 공간에서
글을 읽는 것 같습니다.

그 값진 그림과 난초 화분을 배치하여
정물화를 보는 듯이 구도를 잡아 사진도 잘 찍었습니다.
사실 이것도 사진이라 표현하기 전에
예술품으로 봐야겠다 생각을 합니다만.

나는 정물화(靜物花)를 보고 있으면 그 화제(畵題)가
암시하듯이 마음이 고요해지면서 있던 갈등이나 번민 따위가 사라지는 것을
실제로 경험해 본 적이 많습니다.

김형규 교수님의 선물로 이하여 감동을 주는 김 교수님의
마음씀씀이를 보면서
별헤아림의 정물스런 사진으로 정화(淨化) 또한 정화(精華)의 경지에 잠시
빠져 보았습니다.

별헤아림,
아직 젊은이인데 병상을 박차고 일어나세요.
별헤아림 2007.12.30 13:00  
박원자 시인님.
김형준님.
저녁노을님.
고진숙 선생님.

정성스런 답글을 읽으며 반가운 편지를 받은 양 기쁘기도 하고
큰 위로가 됩니다.

무자년 2008년에 두루 행복하시고
내년에는 가끔 뵙더라도 더 반가울 것 같습니다.

어제는 병원에서 공사 소리도 나고 토요일이라 살작 병원을 빠져 나가
집에서 옷을 갈아입고는 공방부 연구소에 근무하는 고종언니의 딸 결혼식에 잠시 갔었지요.
(오래 못 본 가까운 친지들이 보고 싶어서)
'무단외출'로 발각되어 전화를 바리바리...^^*

병실6층에 도착하니,
"간호사실에 애기하시고 가야지, 그냥 가시면 어떡해요?"
하시는 말씀에,
"간다고 하면 안 보내 주실 거 잖아요. ㅎ.ㅎ. "
"...... ."
"안 됩니다. 환자분은 안정을 취하셔야 합니다. 뭐 그러면서" 했더니,
말없음이 긍정이겠지요.
옆에 있던 간호사랑, 자료 정리하는 애띤 여의사가 막 웃더군요.
지금 혈전용해제 4대 맞았는데, 이번에는 판막이 풀렸기를 바라고 있는 중입니다.^^*
장미숙 2007.12.30 13:04  
아프지마세요~~ 권시인님!!
이동균 2007.12.30 15:11  
권시인님, 아프시면 안되시죠. 낙동강도 남았고, 금호강도 남았고, 안일사, 원기사, 쓰야할 것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빨리 회복하십시오.
별헤아림 2007.12.30 17:29  
장미숙 시인님.
이동균 선생님.

감사합니다.
저도 병원에서 빠져 나가서 새해 첫날을 맞고 싶습니다. ㅎ.ㅎ.
두 분께서도 새해에는 더 행복하시고
하시는 일에 더욱 발전이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
열린세상 2007.12.31 11:04  
큰일이군요. 빨리 나으셔야 그 밝은 모습 다시 뵐텐데...
산처녀 2007.12.31 13:32  
권시인님 아프시군요.
저도 이 가을을 계속 병실과 병원을 들락거리면서
참 많이 황폐해 짐을 느낍니다.
어서 쾌차하셔서 방황하는 마음들에 기쁨을 전해 주옵소서
별헤아림 2008.01.01 11:28  
열린 세상님,
산처녀님.

다소 완전하진 않지만
80-90% 회복된 관계로
내일부터 해야 할 일도 정해진 일 때문에
일단 내일 퇴원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1주일 후, 다시 병원에 와서 진찰해 보기로 했습니다.
염려해 주심에 전말 감사드립니다.

열린세상님과 산처녀님의
가정에 평안과 발전이 함께 하가를 빌겠습니다. ^^*
Schuthopin 2008.01.02 01:21  
이런........
편찮으신줄도 몰랐습니다.
빨리 쾌차하시어 많은 웃음 주십시요..
무자년 새해 더더욱 건안하시길 소원해 봅니다.
뭉게구름 2008.01.03 05:50  
별헤아림님
유명한 가곡 작시자이시고 시인이신 별헤아림님의 헌시를 접하고 보니, 저로서는 영광이면서 한편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보잘것 없는 그림인데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니-----.
별헤아림님을 처음 뵙게 된 것은 내마노 덕분입니다. 제가 내마노 회원으로 가입했던 2004년 가을인가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신작가곡발표대회가 있었습니다. 정우동님께서 전화로 소식을 주셔서 나가 보았습니다. 그곳에서 존경하는 바다님과 별헤아림님을 뵙게 되어 지금까지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황덕식, 정덕기, 고진숙 작곡가님과 테너 박범철 성악가님도, 운영자님과 정우동님과 귀하신 많은 분들도 내마노를 통하여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고 가곡의 향기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내마노 회원님들과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빕니다.
별헤아림님의 빠른 쾌유를 빌면서 새해에는 더욱 좋은 가곡이 탄생되기를 바랍니다. 바다님에게도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 별헤아림님은 대구 남구청 회지인 <남구사랑>(매월 발행) 1월호에
    신년 축시인  <나의 길에서>를 발표하셨습니다.
별헤아림 2008.01.07 03:25  
Schuthopin 님
새해에도 활발한 활동 기대합니다.

뭉게구름님
 베풀어 주신 큰 마음에
 늘 미진함에 송구스럽습니다.

새해에도 두 분의 건강과 무한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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