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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비

김건일 17 1516
오늘은 비오는 날
산은 비를 받아서 품에 따뜻이 품어 데웠다가
솔솔 그리움의 안개를 뿜어내고 있다.
산 속에서 그리운 이의 이름을 몰래 불러본다.
아아 비는 나의 가슴을 무심히 적신다
17 Comments
오숙자 2003.06.27 19:34  
  김건일 선생님!

지금 유리창은 눈물 흘리며
비와함께 어두어 지고 있습니다.

산과 비 속에서
선생님의 시에
무심히 잠겨있습니다.
김건일 2003.06.27 19:40  
  오숙자교수님 산속 같은 오교수님의 아름다운 집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집을 짓고 사시는 교수님은 참으로 행복하신 분입니다.
 나는 교수님의 집이 너무 아름다워서 산속 니의 농장에도 그런집을 지을려고 온갖 노력을 했으나 허가가 나지 않아서 포기 했습니다.
 복은 아무에게나 있는게 아닌가 봅니다.
산속에서 오들 오들 추위에 떨며 그리운 사람의 따뜻한 가슴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바다 2003.06.27 19:41  
  오늘은 비오는 날
산 속에서 그가 몰래 부른 이름을 몰래 듣고
숨죽여 그리운 이의 이름을 불러본다
그리운 이의 이름은 이슬비처럼 젖어
산 속에 무심히 묻혀버렸다
김건일 2003.06.27 20:11  
  눈을 감아도 보이는 것



김건일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캄캄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눈을 감아도 보이는것이 있다
어머니

그리고
당신


아마
이세상을 떠나
저 세상에 가서도
보이는것이 있다면
어머니
꽃 그리고
당신
바다 2003.06.27 23:32  
  눈을 감아야만 보이는 것

눈을 뜨고
고개를 휘돌리면
세상 온갖 것들이 다 보인다

그러나
태양이 제 살을 다 드러내도
보이지 않는 오직 한 가지

눈을 감아야만 보이는 
그것은 
그대 마음 뿐
김건일 2003.06.28 13:59  
  목련.4


김건일



그리하여
흰 목련꽃이
추억등으로 핀
4월의 밤이면
나는 다시금 소년으로
살아서
꽃향기를 받으며
강뚝을
끝없이 달린다
바다 2003.06.28 14:20  
  그 4월에
흰 목련꽃이
첫 서원한
수녀처럼 피어나
그대를 향한
사랑 노래 부를때
나는 다시금 소녀로
그 꽃그늘 아래서
가버린 사랑을 줍는다
그대를 줍는다
정우동 2003.06.28 14:20  
  김건일사백께서 다녀 가시니, 바다님도 오숙자 교수님도 발빠르게 다녀 오시는 군요.
세 분의 대화는 너무 진지하고 緊密해서 끼어들 틈도 없고,혹시라도 세분께서 엮는
이 멋진 향연장을  훼방 놓을까 염려되어  연극의 관객처럼 옆에서 박수만 보냅니다.
더 멋진 새 마당들이 다시 기다려집니다.
김건일 2003.06.28 15:29  
  마산고등학교의 정우동형 반갑습니다. 남자 여자들 끼리만 이야기를 주고 받으니 혹 질투할 사람도 있겠는데 형이 들어오니 한결 자연 스럽습니다. 안녕하시지요. 조수미 건은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시골에서 올라오지 않을려고 했는데 갑짜기 수미 식구들이 보고 싶다고 해서 급히 상경 하는 바람에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못했습니다. 형의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김건일 2003.06.28 16:00  
  동굴



김건일



내 가슴에는 구멍 하나 있다
내가 그리움을 가질 때
생긴 구멍 하나
누가 몹시 그리울 때
울려오는 종소리 같은 거
손바닥으로 귀를 막아도
가슴을 저려오는
내 가슴에는
끝없는 동굴 하나
바다 2003.06.28 21:07  
 

바다

내 가슴엔
오대양 같은 넓은 바다가 있다
그리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나는 힘없는 포로가 되어
내 가슴을 다 내어준다
그리움은
어느 새 점령군이 되어
내 온 가슴을 사로 잡아버렸다
내 가슴에는
퍼내고 퍼내도 마르지 않는
오대양보다 더 넓은 바다
그리움만 넘실거리는 바다
그 바다가 있다
김건일 2003.06.28 22:04  
  5월 영산홍


김건일



당신 눈빛의 광채가
물과 햇볕의 단련을 받았는지
5월 아침 가장 정갈한 빛깔로
세상에 나타나는 군


닿아 보지 않으면 모르는
안아 보지 않으면 모르는
둔감한 육감 으로도
다섯 꽃잎 날렵한 혀 놀림을
모를 수 없네


부드럽다네
달콤 하다네
짐승이라도 좋아
당신이 좋으니까

바다 2003.06.28 23:01  
  당신의 눈빛이

당신 눈빛의 광채가
용광로에 달궈낸 쇠처럼
내 가슴을 뜨겁게 쏘아 봅니다

이글이글 타는 눈으로
닿으면 녹아버리게
안아 보면 타버리게

그 눈빛이 마치
간밤에 막 피어난
유월의 장미향처럼
오월 훈풍에 떠도는
아카시아 향처럼

나를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게 합니다
김건일 2003.06.28 23:09  
  꽃.7_목련



김건일



내 사랑은
닿으면 다 타버리지
타버린 후
내 사랑은
아침 이슬로
사월의 흰 목련꽃으로
내 사랑은 피어나지

못 만나서 애타는
그런 날에도
목련이 져버린 그런 날에도
내 사랑은
목련꽃으로 하얗게 떨어지지
바다 2003.06.29 01:39  
  목련꽃 그늘 아래서


내 사랑은
그 4월이 오면
목련꽃 그늘 아래서

봉쇄수녀원
수녀들의 기도처럼
성스럽게 피어나지

그러다가
그러다가

파계한 수녀가
힘없이 벗어던진
하얀 너울처럼

목련꽃잎으로 지고
날개 다친
하얀 나비처럼
스러지지


그리고는...

새 봄 그 4월에
다시
목련꽃 그늘 아래서

내 사랑은
수녀들의 기도처럼
성스럽게 피어나리
김건일 2003.06.29 06:44  
  환장한 꽃



김건일



내 영혼을 다 준다고
눈에 진달래물을 들이고
눈이 뒤집힌 너는
알지 못하리


누군가
속절 없이 타서
숯가루가 된 것을
알지 못하리


끝없이 걸어
지구의 끝까지 걸어도
너의 모습 목련은 보이지 않고


거울에 다리를 든
눈 뒤집힌
환장한 화냥꽃
진달래 너를 보겠네

 
 
 
바다 2003.06.29 07:49  
  진달래

제 영혼 다  줘 버리고 
부끄러움만
주렁주렁 달았구나

너무 부끄러워
옷도 못 입고 
뛰지도 못하는 너

올봄에는
몇 사내의 가슴에
사랑에 불을 질렀느냐?

속조차 다 빼어준
너 때문에 
숯가루가 된 가슴을
쥐어짜며

이 밤도 떠 돌더라
환장한 화냥꽃
너 있는 그 산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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