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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자를 위한 노래

오숙자 10 3004

  배신 만큼 사람을 격노케 하고 가슴 아프게 하는 것도 없다.
현대를 불신의 시대라 하고 그런 불신 때문에 늘 경계심을 가지고 살면서도 사람들은 가슴 아파한다.
  역시 사람은 착한 것인가 보다. 착하기에 믿음을 주고 그 믿음에 대한 역 작용으로 배신이란 멍에를 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 는 식으로 살아 간다는 것은 삶 그 자체를 부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세상은 믿고 사랑하고 살아가되 배신 없는 그런 삶이어야 한다.
나는 그를 그토록 사랑하건만 그는 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일까.
  세상에 가장 이뤄지기 어려운 것이 사랑이다. 사람과 사람이 사랑을 해야 한다는 것은 철학적으로
<최고의 선> 이요, 사회적으로 <공동의 선> 이며, 이간적으로 가장 값진 결실이겠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살면서 실감하게 된다.
  사람을 사랑하기는 커녕 이용하고 배신하기가 능사이다. 세상에 배신이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사랑이 없기 때문인 것이다. 그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했다면 배신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왜 배신을 당해야 하는 것일까. 나의 부족함은 무엇인가.
  당신이 구름이라면 나는 호수의 물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대는 돌아서고 배신의 아픈 상처만이 나를 분노케 하는 것이다.
  배신자여! 그대를 위하여 나는 무슨 노래를 부를 수 있겠는가.
 
  중국 제나라의 재상 맹상군은 왕족 출신으로 특히 인재를 좋아했기 때문에 많은 식객들을 두고 있었다.
  <사기> <맹상군 열전> 편에 나와있는 것을 보면 <식객 3천명> 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그는 많은 사람들을 아끼고 키워주곤 했었는데 그중 하나가 그를 모함해 재상 자리를 내놓게 만들었다.
  그가 파면을 당하자 그 많던 식객들도 하나 둘 그의 곁을 떠나가고 말았다. 맹상군은 이들의 배신에 격노해 그의 곁을 떠난 사람은 다시 보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이때 풍환이란 사람이 그를 달래며 한 말이 명언이다.
  "저자 거리를 보십시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물건이 있을 때 모여들고 없으면 떠나 버리고 맙니다. 떠나는 사람만을 야속하게 여기지 마십시오." 그때 맹상군은 깨닫는 바가 있어 다시 예전처럼 식객들을
불러들이고 한결같이 대우를 했다. 남에게 무엇인가를 해 줄 경우 답례를 기대하지 않는 쪽이 마음이 편하다.
  그런가 하면 우리 주위에도 자신의 과도한 피해의식에서 자신이 얻은 작은 상처를 삭이지 못하고 끝내 상대의 목숨까지도 빼앗는 극도로 이기적인 행위를 찾아 볼 수도 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너도 반듯이 나를 사랑해야 하는 법은 없다. 나는 그에게 바랄 것이 있어도 그가 내게 바랄 것이 없다면 그는 떠나려 할 수도 있다. 떠나는 이를 배신자라 부르지 말자.
  사랑의 배신자에게는 사랑의 노래를 불러주자. 그도 사랑을 찾아 헤메다 사랑의 상처를 입고 또한 배신자의 노래를 부를 수 있다.
  배신자에게도 배신하는 가책이 있고 아픔이 있게 마련이다. 배신의 댓가가 결코 좋을리는 없으리라.
  배신을 당한 이들이여!
배신자를 위한 노래를 부르자.
배신을 당한 나의 마음은 참담한 밤과 같다.
밤이다.
이제 비로소 사랑하는 자들의 노래가 눈을 뜬다.
내 영혼이 눈을 뜬다.
눈뜬 영혼으로 밤을 보라.
이제 밤은 두렵지 않다.
  배신자여, 아직은 용서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 대를 위해 노래를 부르리라.
지금부터 내 영혼이 화음을 이루고 아름다운 음율을 낳는 것을 이제 또 누군가가 듣게 될테니까.......
10 Comments
바다 2003.06.25 22:43  
  교수님!
너무도 충격적이고 교훈을 주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혹시 저도 누군가에게 배신자로 비친 적이 없는지 반성해 봅니다.

어느 날 까마귀가 숲 속의 왕이 되고 싶어 다른 아름다운 새들의 깃털을
자기 몸에 꽂아 아주 완벽하게 변신하여 여러 새들의 앞에 나타났습니다.

처음엔 많은 새들이 훌륭한 새인 줄 알고 왕으로 뽑으려고 했는데 자세히
보니 자기들의 깃털이 꽂혀 있는 것을 보고

" 아니 ! 이것은 내 깃털이지 않아?"

하면서 모두가 달려들어 자기 깃털을 뽑아가 버렸어요.
그러고 보니 하마트면 왕이 될뻔 했던 그 아름다운 새는
위선으로 포장한 까마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그 배신자를 위해 아름다운 노래를 저도 불러야겠습니다
엠프랜 2003.06.25 22:52  
  자연이 왜 위대한가~!

그것은 변함없이 항상 그자리에 있다는것입니다

자연은 배신이 없습니다

물론 나무들도 변했고,강과 바다의 모습도 조금은 변해보이지만, 그것은 우리 인간들이 그리 변하게 한것이지~
지금도 바다는 항상 그자리에 있고, 산도 역시 그 자리에서 우릴 기다립니다

우리 나약한 인간이 자연같을순 없겠지만, 자연을 닮아갈순 있지 않을까요

나 역시도 그리하지 못하였기에 반성하며 오교수님의 글을 가슴깊이 새겨 읽었습니다

깊이 있는 글~
감사 드립니다 
 

 
김건일 2003.06.26 08:11  
  오숙자교수님 시골 산속 까지 전화를 주신 교수님의 사랑을 잊을 수 없습니다.
  나는 조수미의 평화 콘서트에 참여할려고 경남 의령군 운계리에서 급히 상경하여 월드경기장에서 조수미를 만났습니다.
 얼드 경기장에 5만 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소음이 극심 했으나
조수미는 여유 만만하게 청중을 리드해 갔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가족사진을 찍고 오교수님의 이야기를 조금 했으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헤어졌습니다.
 너무 바쁜 그를 잡아 둘 수 없었습니다.
다음 공연이 10월경에 있는데 그때는 시간을 내어서 교수님과 같이
 조수미를 만납시다. 모처럼 부탁을 성사 시키지 못해서 죄송 합니다. 항상 음악을 사랑 하시는 교수님께 축복과 행운을 빕니다.
동심초 2003.06.26 11:49  
  까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낸 가마귀 흰 빛을 새울세라
 청강에 좋이 시슨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요즘 옛 어른들이 하신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살다보니 옛  어른들 말씀이 어찌 그리 오묘한지요

 때린 사람보다 맞은 사람이 발 뻗고 잔다지요
 
 배신을 한 사람보다 배신을 당한 사람들이
 두 다리 쭈~~~~~~~욱 뻗고 잘 수 있겠지요

 옛 어른들 말씀에 선한 끝은 있다고 하지요
 요즘 그 말씀에 절감하며 살아요

 배신한 사람들 때문에 영혼을 상하게 만들지 말고
 오히려 배신자들을 위해 노래 부르자라고 외치시는
 오숙자 교수님의 그 세심한 마음씀슴이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교수님 사랑해요~~~~~~~

 세상이 우리를 힘들게 하여도 오늘 우리는 변함없이
 늘 그자리에서 묵묵하게 서로 서로 사랑하며 살아갑시다

 내마음의 노래 사랑방 식구들 !!!!!!!!!!!
 모두모두 사랑해요~~~~~~~~~~~~ 
유성-━☆ 2003.06.26 15:08  
  배신자를 증오 하는일은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것 외엔 아무것도
냠는게 없습니다 그리하여 증오는 자신을 병들게하고 다치게만 합니다

'용서 한다는것' 대단히 아름다운 인간의 거룩한 심성이지요
"배신자를 위한 노래를 불러라" 참으로 성인이 아니라면 행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얼마전 '여의도'에서 일어났던 20대 청년이 세상을 원망해서
차를 마구달려 숱한 사람들을 실망케한 사건이 있었지요

그때 손자를 잃은 한 할머니는 범인을 용서함은 물론 한겨울 추운 감방에서 떨고있는 그를 위해 따뜻한 수의 한벌을 만들어 보내줬던 것이죠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않는 그 할머니의 용서!
관용의 본보기라 할만큼 가슴 뭉클한 사연입니다

<공자>는 평생을 통해 지켜야할것  한가지만 일러달라는 제자의 말에
 기서호 (基恕乎) "용서하라" 는 한가지 교훈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저 자신도 이렇게 말은해도 행하기란 쉬운일은 아니지요
아무리 참으려해도 관용대신 분노가 치밀때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너그럽고 후한 <관후장자>가 돼야지만 쓸데없는 괴로움이 사라지고
마음의 평온을 얻는길이 될테니까요

그런 마음이 우리안에서 싹틀때
언제나 우리들 가슴속에는 평화와 행복이 자리할수 있다는것을
가슴에 담아둬야 겠습니다




오숙자 2003.06.26 19:03  
  참 반가운 유성님!

오랜만에 유성님의 지혜로운 글대하니
유성님 얼굴 본듯 기쁘네요.

마음안에서 번민이나 분노가 싹틀때,
나자신 <공자>도 못되고, <관후장자>도 부질없을때

음악을 들으며 인생을 사고하면서
나자신을 도리켜보면,
차츰...차츰...
평화와 행복이 내마음에 조금씩 다가오지 않을까요....
유성-━☆ 2003.06.26 22:33  
  안녕하세요?
오 교수님 오랜만이지요
아무리 말은 그럴싸하게 해놓고 저 자신이  성인이 못 되기에  마음에 슬픔과 분노가
일렁일때 부질없음을 깨닫고 <공자>의  말씀을 되새기면서  음악과 책을 벗하고
자책하면서  안정을 찾으면  차츰...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평정이 내안에 자리잡아 가겠지요
김건일 2003.06.27 18:15  
  유성님 마음이 아프다니 내 마음도 아픕니다. 지난 세월 미국의 이라크 침략 이후 너무나 충격을 많이 받아서 이라크가 멸망한 그 다음날 정처 없이 시골로 시골의 산속으로 갔습니다. 마음 같애서는 아프카니스탄이나 이라크로 가서 미국 부시의 총탄에 맞아 집을 잃고 부모 가족을 잃은 서러운 노숙자들과 잠시라도 생활을 같이 하며 슬픔을 같이 나누고 싶었지만 용감하지 못한 나는 우리나라의 깊은 산골에 가서 땀을 흘리며 그들을 생각하며 2개월 여를 보냈습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한국의 경제도 바닥권에서 헤매이고 탄탄대로 였던 우리 가게 마저 심하게 불경기에 흔들려서 남은 가족을 외면할 수 어ㅂㅅ어서 다시 서울로 와서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음악도 좋고 문학도 좋고 예술도 좋지만 그런것도 다 사람이 산 후의 일이라 지금껏 작품을 생산 하지는 못하지만 가슴 속에는 이글 이글 분노 같은 적개심 같은 불덩어리가 타오르고 있습니다.
 이라크에는 지금도 지배당한 이라크 원주민들이 야간에 침입자 미국군인들을 어둠 속에서 저격하고 있어서 하루에 1명 내지 2명의 미군 병사들이 소리도 없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피는 피를 부릅니다. 부시의 판단 착오로 앞으로 많은 미국의 젊은 군인들이 죽어갈것을 생각하니 참으로 인간사 새옹지마를 느낍니다. 유성님도 무엇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는지 모르지만 남을 용서하여 주소서. 부시도 만약에 용서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세상이 이렇게 험악하게 변하지 않았을 터인데 힘이 있다고 힘을 아무데나 사용하여 약한 민족을 몰살한 보복을 지금 당하고 있습니다. 아프카니스탄에는 전쟁고아들이 양식이 없어서 독초 대황뿌리를 질겅 질겅 씹으며 배고픔을 달래는데 미국은 아직도 이라크에서 테러 범인을 잡는 다고 민간인들을 무수히 학살하고 있습니다.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은 바교도 안된ㅡㄴ 무자비한 학살을 하면서 부시는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노리고 있습니다. 유성님이여 상처 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배신 당한 사람들을 위하여 우리 좋은 모임을 만듭시다. 아픔은 나눌수록 아픔의 상처가 빨리 아뭅답니다.
남가주 2003.06.29 07:28  
  사람과 사람 나아가서 나라와 나라 가 다 이 배신의 아픔으로
전쟁이 시작되고 수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또한 오랜시간 정성들여
이룩해논 재산과 건설이 파괴되는 일들이
다 이 배신에 비롯됨을 알 수 있습니다.
나와 우리 모두가 합심해서 작은 사랑부터 실천하여 이루어 나아가야 할때라고 믿어집니다.
교수님의 말씀 그리고 김건일 선생님의 말씀도 의미깊게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늘곰 2003.07.01 02:19  
  제 자신이 배신을 밥 먹듯이 하면서도 남의 배신에는 용서를 못하는 아직 덜 된 사람입니다. 교수님의 글을 읽고 가슴속에 깊은 아픔이 전해오는군요.. 사랑과 용서는 동일한 것인데 말로는 사랑하면서 용서는 못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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