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봄을 캤어요
노을님의 글을 읽고 저희 집 뜰에 온 봄을 캤습니다.
어린시절 친구들과 들로 밭으로 또는 언덕배기에서
쑥 캐고 나물캐던 일이 생각이 났지요
쑥을 캐다가 유난히 새파랗게 무더기로 자라 있는
그 곳이 소똥이 있던 곳 쥐새끼나 어린 동물의 시체가
썩은 곳이라는 알고는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달아나던 일
쑥바구니에 쑥이 어느 정도 가득 차면
언덕배기에서 아님 남의 묘 상석에서 풀각시를 만들어 소꼽놀이도 했구요
냇가에서 버들강아지를 꺾어들고 이런 노래도 불렀어요.
봄 아가씨
버들강아지 눈 떴다
봄아가씨 오신다
연지찍고 곤지찍고
꽃가마 타고 오신다
봄아가씨는 멋쟁이
머리에다 꽃 꽂고
덩실덩실 춤추며
나비등에 업혀 온다.
그 때는 멋모르고 불렀는데 이제 가사를 음미해 보니
봄 아가씨는 정말 귀족 중의 귀족이군요 ㅎㅎ
또 이런 노래도 불렀어요
봄편지
연못가에 새로 핀 버들잎을 따서요
우표 한 장 붙여서 강남으로 보내면
작년에 간 제비가 푸른 편지 보고요
대한 봄이 그리워 다시 찾아옵니다.
이런 노래들은 고무줄 놀이를 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노래였지요.
이제 자꾸만 사라지는 제비가 보고 싶네요
저도 저희집 연못가에 버들잎이 피면 강남 제비에게 푸른 편지를 써야겠어요 .
모두들 이 봄에 더욱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우리 가곡 더욱 사랑해 주시기 바라면서 이상 바다의 봄소식을 전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