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봄이 왔어요

노을 15 1033

누구 이 노래 아시는 분 계세요?

산 높고 물 맑은 우리 마을에
움돋고 꽃피는 봄이 왔어요.
한 겨울 땅 속에 잠자던 개구리
바스스 잠깨어 뛰어나옵니다.
(어려서 고무줄 놀이할 때 부르던 노래랍니다)

겨울에 수국을 그냥 얼려 죽였어요.
분이 제법 커서 안에 들여놓지를 못하는 바람에
아주 추웠던 어느날
꽁꽁 얼어 하얀 얼음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을
눈물을 머금고 보고만 있었지요.
그냥 버렸구나 싶어서 그대로 두었는데
세상에!!
그 말라버렸던 가지 끝에 파란 움이 돋았어요.
볼품없이 매달려있는 갈색 마른 이파리 사이에
언뜻 언뜻 보이는 초록색 움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습니다.
다시 봐도 그것은 여봐란 듯한 연둣빛 뾰족한 새싹이었지요.
다 얼어 죽은 줄만 알았는데 저처럼 새 생명을 틔워내다니....
뭐라 표현할 길 없는 감동이 가슴 가득 차올랐어요.
미안하고 대견하고 놀랍고 고맙고....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도 뾰족 올라온 새 생명을
반기는 듯 아름다웠습니다.
짧은 겨울이 아쉬워서 외면하고 싶었던 봄.
그 봄이 왔나봅니다.
자꾸 어린 시절에 부르던 노래가 떠오르는 아침이었습니다.
 
15 Comments
바 위 2007.02.27 13:20  
  참 물을 주셔봐요
더 파란이 웃을거요

사랑은 하기나름
눈물로 울기나름

마음이 웃는미소 새싹 제일좋아 하지요 !


고맙습니다...
송월당 2007.02.27 14:19  
  노을님 저도 알아요!
어릴 때 많이 불렀지요.
얼어 죽은 줄 알았던 수국이 피어났군요.
얼마나 반가웠을까요?
님의 기쁨을 함께 느껴봅니다.
노래 하고푼이 2007.02.27 15:45  
  수국이 지대로 겨울을 난 모양 이네요.
따뜻하게 겨울을 보낸 수국은 꽃을 이쁘게 못 틔우드라고요..
이번 여름엔 노을님 화단에 이쁘고 탐스런 수국이 활짝~~^^*
노을이 봄 처녀....ㅎㅎ
김경선 2007.02.27 16:12  
  저도 그 노래 알아요, 같은 세대?
노인의 생명줄도 수국처럼^^6
노래 하고푼이 2007.02.27 18:01  
  저는 모르는 노래인데,,,
노을님과 송월당님, 마산의 원장님은 공통분모를 여기서 확인하고,,,
저는 확인 못하고 부러움을 가슴 가득 안고 돌아 가렵니다.
부탁은요~~~ 노을님!!!
전화로 라도 제게 살짝 들려 주실수 있을지,,,^^*
sarah* 2007.02.27 18:32  
  앞의 두 소절은 확실히 기억나는데.. 뒷즐 가사는 생각 날동말동^^
노을님 기억력이 한 수 위이시네요...  이른 봄 이맘 때쯤이면 겨우내
입던 바지차림을 벗고 치마가 입고싶어 엄마께 떼쓰다 결국 꾸중듣고
시무룩하던 어린 소녀적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침저녁 쌀쌀함에 감기들까 염려하는 엄마의 사랑은 철부지에겐 뒷전이었나봐요
노을님의 엄동을 이겨내고 연둣빛 움을 돋아낸 수국이 정말 귀하고도
고맙네요  연한 새 움에 함빡 모두어진 그 장한 생명력이라니요 ....
이종균 2007.02.27 19:46  
    문주란
                        이 종 균

씨앗 뿌려
움트기를 기다려 본 사람은
이맘을 알까나

이른 봄
천연기념물 문주란 씨앗 두 낱
화분에 묻어 거실 남창 앞에 놓았다
참으로 긴 인내, 아침저녁 문안하듯
넉 달을 살펴도 싹이 트지 않는다

가슴조이며 씨앗 하나 파내 쪼개는 순간
살 속에 자리 잡은 생명을 보았다
허겁지겁 다시 묻고 또 넉 달
기다리는 잎은 나오지 않고
가슴엔 허탈감만 차오른다

관심 밖으로 밀린 화분
겨울문턱에 문득 푸른 잎이 솟는다
생명은 다 태어날 때가 있는 것을···
저 여린 것이 자라 꽃을 피우기까지
나는 더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한다

새하얀 실 꽃잎 늘어뜨리고
은은히 풍기는 암향을 맡아본 사람은
이맘을 알까나.

* 싹트는 것, 꽃눈 튼것을 보는 마음은 다 봄 아닐까요?
저는 또 하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다 2007.02.27 21:48  
  저도 그 노래에 맞추어 고무줄 놀이 했답니다.
근데 조기 바스스가 저는 부시시로 불렀던거 같아요.
아무러면 어떤가요?
봄이 왔으면 되었지 ㅎㅎ

 노을님!
반가워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멋진 봄을 주셔서. ㅎ ㅎ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셔요^^*
유열자 2007.02.28 10:15  
  봄이놨어요를 가지고 나이를 가늠하다니 참 웃읍내요
우리는 이노래로 많이 놀았지요
바다선생님 노을님 송월당님 그리고 아직 뵙진 못했지만
김경선선생님, 그러면 우리가 노인이던가 ㅎㅎㅎ
봄은 가슴설레이는 계절이지요
정문종 2007.02.28 10:37  
  몸은 김정구인데 마음은 서태지다??
노을 2007.02.28 11:47  
  바위님, 늘 시 한 수로 댓글 주시는 솜씨가 놀라우셔요.
마음이 웃는 미소로 새싹을 잘 키우겠습니다.

송월당님, 우리 고무줄놀이하던 그 시절로 한 번 돌아가볼까요? ㅎㅎㅎ

노래하고푼 이, 맨날 노래하고푼 이로 남아있지 마시고 불러요, 불러.
내 전화해서 들려드리리까?

김경선 원장님, 비슷비슷하게 같은 시절을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친근함이  더 느껴져요. 정말 봄이 오면 새싹 나는 화초처럼 저도 좀 새로워졌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라님, 이제 날이면 날마다 새싹 드려다보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여기저기서 막 돋아나요. 얼마나 장한지요. 이런 재미 처음이랍니다.
사라님은 일찌기 여심이 자리잡았나봐요. 봄이면 치마가 입고 싶어지는... ㅎㅎㅎ   

이종균 선생님, 그렇군요, 싹트고 꽃눈 트는 것을 보는 그 마음이 봄이네요. 선생님의 오랜 기다림으로 만난 문주란과 더불어 또 하나의 봄을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바다님 '바스스'보다 '잠깨어 뛰어나옵니다'의 뛰어나옵니다를 실은
뛰어납니다. 그렇게 불렀거든요. 좀 안 맞는 것 같아 뛰어나옵니다로 썼어요. 그 노래 부르면 봄을 느껴요. 어린시절에 느끼던 그 봄을 그대로...  바다님의 봄이 궁금해요.

유열자님,  그 노래를 아느냐 모르느냐가 곧 세대 차이를 만들어 냈군요,  가슴이 설레는 일은 근사한 일이지요. 이 봄, 멋진 나날들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정문종선생님, 서태지도 너무 나이들었는걸요, 저는 SG워너비로 할까봐요. 
노래 하고푼이 2007.02.28 21:01  
  ㅎㅎ 오늘 전화를 해서 노래를 불러 달라고 했다,
선율은 귀에 익은 듯 했지만 역시 낯설었다.
난 아직 사십대에  합류하려면  아직 멀~~~었나보다.....ㅎㅎ
인생에 가장 화려한 사십대에 계시는 노을님, 송월당님, 바다님, 정문종님,유열자님, 이종균님,,,  그리고 마산의 원장님,
화려한 꽃이 만개한것 같이 열심이신 당신들,,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쁜 목소리로 수화기를 통해서 조잘대는 듯이 노랠 불려주신
노을님,,, 꼭 만나보고 싶습니다.  따스한 봄날 행복하세요.  ^)^*
旼映오숙자 2007.02.28 22:21  
  노을님,
가사가 어렴풋이 생각나서 바다님보고 전화로 통화하는중에 노래불러
보라고하여 들어보니 어렸을적 부르던 노래 맞아요,,, 생각났어요,,,
노을 2007.03.02 13:12  
  오숙자 교수님
27일 밤에 푸른 그리움 들었어요.
들을수록 영롱한 곡이더군요.
진짜 그리움에도 색갈이 있다면
그 그리움은 푸른 색의 그리움이구나 싶었어요.
선생님의 곡은 예술성과 현대음악의 요소가 강해
가끔은 어렵다는 느낌도 있었으나(꼭 선생님의 단아한 얼굴처럼)
또 이런 서정성도 얼마든지 표현해 주시니 참 좋아요.
다음은 어떤 신작가곡을 들려주실까요, 기대합니다.
노을 2007.03.02 13:15  
  노래하고푼 이여
우리 둘이만 전화로 노래하는 해프닝을 벌인 줄 알았더니
오숙자 교수님과 바다님도 그랬군요.
그분들이야 시인과 작곡자라 종종 그러실 줄 믿습니다만
우리는 누가 보면 웃겠다. 그렇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