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어요
누구 이 노래 아시는 분 계세요?
산 높고 물 맑은 우리 마을에
움돋고 꽃피는 봄이 왔어요.
한 겨울 땅 속에 잠자던 개구리
바스스 잠깨어 뛰어나옵니다.
(어려서 고무줄 놀이할 때 부르던 노래랍니다)
겨울에 수국을 그냥 얼려 죽였어요.
분이 제법 커서 안에 들여놓지를 못하는 바람에
아주 추웠던 어느날
꽁꽁 얼어 하얀 얼음을 뒤집어쓰고 있는 모습을
눈물을 머금고 보고만 있었지요.
그냥 버렸구나 싶어서 그대로 두었는데
세상에!!
그 말라버렸던 가지 끝에 파란 움이 돋았어요.
볼품없이 매달려있는 갈색 마른 이파리 사이에
언뜻 언뜻 보이는 초록색 움을 보고
내 눈을 의심했습니다.
다시 봐도 그것은 여봐란 듯한 연둣빛 뾰족한 새싹이었지요.
다 얼어 죽은 줄만 알았는데 저처럼 새 생명을 틔워내다니....
뭐라 표현할 길 없는 감동이 가슴 가득 차올랐어요.
미안하고 대견하고 놀랍고 고맙고....
이름모를 새들의 지저귐도 뾰족 올라온 새 생명을
반기는 듯 아름다웠습니다.
짧은 겨울이 아쉬워서 외면하고 싶었던 봄.
그 봄이 왔나봅니다.
자꾸 어린 시절에 부르던 노래가 떠오르는 아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