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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년의 밤 꼭 가려했는데....

바다 15 760
겨울 채비-3

며칠 전 카센타에 가서 나처럼 기계치인 여자들이 쉽게 장착할 수 있는
스노우타이어를 알아보니 신제품은 무려 20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아 생각해 보고 오겠노라며 잠시 미루고 있는 사이
눈이 너무 많이 내려버렸다. 

내가 다니는 출근길은 안심저수지에서 휴양림까지는 오르막길로 
비가 많이 내려 물줄기가 찻길로 흐르면 약간의 속력을 내어도
차가 미끄러지는 일이 종종 있다. 또 휴양림에서 큰재까지는
돌고 돌아가는 굽은 길에 아침이면 안개가 자주 끼어 전조등을
켜야 할 때가 많고 큰재에서 만연폭포입구까지도 내리막 경사길이다

오후 2시 30분 경 스노우 타이어를 사기 위해 광주 카센타로 나가는데
도로는 어느 정도 녹아 있어 안심을 했는데 안심 저수지 옆 도로는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이게 웬일인가 ...
갑자기 차가 쭉 미끄러지며 도로 밖으로 가더니 큰돌에 부딪혔는지 쾅 소리를 내며
이정표도 쓰러뜨리고 움푹 패인 곳으로 빠져버리는 것이었다.
지나가는 차들이 끌어내어 주려하다 어렵겠다며 돌아서고...
다행히 차 안에 남편과 나는 가벼운 충격은 있었지만 조금만 운이 나빴으면
저수지 속으로 들어가 물귀신이 될 뻔했다.

즉시 보험회사로 알리고 긴급 출동한 견인차가 오고...
앞의 범퍼도 다 깨져버리고 핸들도 망가지고 오른쪽 바퀴는 움직이지도 않고
반쯤 열린 본넷트도 닫혀 지지 않았다.

견인차가 차를 견인해 가고  지나가는 차를 잠시 얻어 타고 가다가
그 차가 가는 곳이 달라 중간에 내려 하얀 눈길을 걸었다.
얼마나 오랜만에 함께 걸어보는 눈길인가.


설마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릴까...
미리 채비하지 못한 또 하나의 겨울로 우린 생명의 소중함 알고
가족의 소중함 또한 일깨워준 참으로 뜻 깊은 날이었다. 

 이제야 오른손목이 부어오르고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데 약간의 통증을 느낀다.
그나저나 지금도 눈이 펑펑 내리는데 내일 출근이 걱정이다.


내마노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제가 서울 가곡부르기 행사에 가려면 오후 1시 반에 광주역으로 택시를 타고 가서
2시 KTX를 타고 용산에 내리면 4시 40분.. 또 거기서 전철을 갈아타고 마포를 가면
빨라야 6시 20분 경이 되지요. 행사가 끝나면 거의 10시 ..

뒤풀이도 못하고 전철을 타거나 택시를 타고 허겁지겁 터미널에 도착하면
11시 20분 차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11시 40분 차를 타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광주 도착시간이 3시 10분경
다시 택시를 타고 학교에 놔둔 제 차를 타고 산길을 달려 집에 도착하면
빨라야  새벽 3시 50분이 되더군요.
그래도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그 기쁨을 어디에 비하겠나요?
그런데 이번엔 사고도 났을 뿐만아니라 새벽에 그 빙판길을 달리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군요.
이런 피치못할 사정으로 그리운 님들 뵙지 못하는 마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송년의 밤에 모이시는 모든 분들께 이렇게 대신 인사드립니다.
그 동안 저의 노래 많이 사랑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앞으로 좋은 작시를 하여
여러분들께 사랑받는 아름다운 가곡이 탄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얼마남지 않은 12월 마무리 잘 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광주에서 바다 박원자 드림
 
15 Comments
강하라 2006.12.17 22:10  
  이런~ >_< 
올해가 가기 전에 뵐수 있겠다 했더니- 아쉽네요-
선생님도 올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건강 조심하세요-
김메리 2006.12.17 23:47  
  선생님 댁이시군요~~ 조오기에 마아가렛들은 눈속에 죽은듯이 숨어있겠군요 그나저나 애마는 퇴원한건가요?  송년모임에 못오신다니 갑자기 굉장히 섭섭한 마음이 들어요
김형준 2006.12.18 00:27  
  바다님,
큰 일 나실 뻔 하셨군요. 늦은 시각이 아니고 오후라서
다행이셨습니다. 몸에 이상이 없기를 소망합니다.
바다님께서는 성품이 긍정적이시군요. 어려움을 당하신
중에도 남편분과 함께 하아얀 눈길을 걸으신 것에 대한
기쁨을 표현하고 계시는 군요.

연말 송년모임에서 뵐 수 없게 된 것이 아쉽습니다.
허나 님의 마음은 화요일 저녁에 그 모임에 와서 함께
참석하심을 믿습니다. 좋은 글들 많이 쓰셔서
아픔을 치유하고, 용기를 주고, 기쁨을 나누는 훌륭한
작가가 늘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별헤아림 2006.12.18 01:03  
  바다님.
조심하세요. 생명과 관계되는 일은 돈 아끼지 말고 미리미리.
외딴 전원주택에서는 더더욱.

대구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하늘에서 눈을 뿌리는 구름이 대구에 오면

"어~! 대구네."

하고는 비껴 간다고 합니다.
수패인 2006.12.18 09:29  
  저런...그만 하시길 다행 입니다. 겨울철 빙판이나 눈길은 생각외로 많이 미끄럽습니다. 조심 하셔야죠.
sarah* 2006.12.18 10:00  
  바다님...  가벼운 사고라도 사고소식은 가슴을 철렁하게 합니다
두 분 모두 후유증 없이 빨리 일상회복 하시기를 바라며...
송년모임에서 바다님의 기운찬 모습 만나기를 기대한 마음이 서운하군요  내마노 사이트에서라도 자주 뵈어요
이 겨울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셔요~~
김경선 2006.12.18 10:15  
  바다님, 휴....우...!
몸이야 무척 쑤시겠지만
정말 다행입니다.
빠른 회복을 기원합니다.
권혁민 2006.12.18 10:47  
  빠른 쾌우를 기도 합니다.못 뵙는 아쉬운 맘이야 큰 맘먹고 접어면 또 기회는 찾아오지만 사고의 기억과 몸의 후유증은 오래가니 이일저일 다 놓으시고 편안한 마음과 즐저운 생각으로 아예 이 번 기회에 편안한 휴식을 즐기시기를.......
장미숙 2006.12.18 11:09  
  하우~ 얼마나 놀라셨어요 그래~
예방주사를 맞으신 것이니
겨울마다 무사무탈 하실겁니다.
어서 회복하시길 빌어요~~
노을 2006.12.18 11:43  
  우선
큰일 날 뻔 하신 것, 정말 큰 일 날 뻔 하셨어요.
(말이 좀 이상해졌네)
그곳에 눈이 많이 왔군요. 사진에 보니 참 소담스러워요.
보기엔 그리 아름다운데 그 아름다움 때문에 치르어야 하는 위험!!
앗찔합니다. 조심조심, 또 조심하세요.
그런데 묘사하신 출퇴근길이 참 멋진 곳 같아요.
바다님의 시심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시간일 듯 합니다.
만나지 못하고 해가 저물어도 서로 행복하시자구요.
旼映오숙자 2006.12.18 15:54  
  남쪽 지방에서도 눈이 많이 내렸군요,,,
정말 놀라셨겠어요..
견인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남의 일이 아닙니다
문호리의 우리집은 높은 언덕이라 눈만 오면 꼼짝 못합니다
눈왔을 때의 운전은 거의 죽음입니다,,,ㅎㅎㅎ

바다님,,,
다음 기회엔 꼭 만나기를 바랍니다...
세라피나 2006.12.18 16:30  
  어머, 선생님~!!

이 글 읽고 나니  제가  눈꽃의 예쁜 의미로 글 올렸는데
갑자기  죄책감이...;;    다행이세요~

못 뵐 아쉬움은 크지만 
또 하나의  진한  *시상의섬광*^^  무엇이었을까요?^^

찜질^^ 많이 하셔서  아픈 곳  빨랑^^ 나으세요~^^
가까이 사시면 제가 같이 동행 해 드릴텐데~^^(말로~~만)^^   
바다 2006.12.19 15:25  
  강하라님. 김메리님,김형준님, 별헤아림님,수패인님, 사라님,
김경선 원장님,권혁민님, 장미숙 시인님,노을님, 오숙자 교수님.
세라피나님!

모두 감사드립니다.
 저의 차는 목요일 오후에야 수리가 되어 나온답니다.
어제는 출근을 택시를 불러타고 했구요. 아직도 휴양림을 지나는 길은 얼어 있어요 차들이 조심조심 운행하는데 여긴 이제 올 겨울내내 녹지 않을 것이라 합니다.
 모두 오늘저녁 행복한 시간되시길 빕니다.,
산처녀 2006.12.19 21:45  
  바다님 윗 글부터 읽고 무슨 사고를 당하셨나 걱정되는 맘으로
내려 오니 그래도 그만 하시길 다행이십니다.
 부군과 함께 걸어 본 눈길 사고만 아니였으면 또 하나의 가곡 노랫말이 나왔겠죠 ?
올겨울 건강하시고 메리크리스마스 하고 인사 드립니다 충만 하옵소서 .
Schuthopin 2006.12.20 02:40  
  이제사 글을 보았습니다.
큰일 날뻔 하셨군요....
이 글을 읽으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답니다.
송년회 내내 언제나 오시려나 내심 궁금했었습니다.

천만 다행이군요..
그래도 그 와중에 오랫만에 걷는다고 운치를 느끼시다니....^^

송년회 잘 마쳤습니다.
그야말로 북적북적 시끌시끌.....^^

어쩔수없이 글로서 새해 인사를 대신해야하나 봅니다.
내내 건필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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