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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미화원 아버지

보리내음 4 2039
마음이 뭉클함이 있네요.
비가 엄청 많이 내렸는데 별다른 피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9월 첫날입니다.
멋진 9월을 보내세요.
모두 행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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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난 옷이냐? 어서 사실대로 말해 봐라. "
환경미화원인 아버지와 작은 고물상을 운영하는 어머니는
아들이 입고 들어온 고급 브랜드의 청바지를 본 순간
이상한 생각이 들어 며칠째 다그쳤다.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 아들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 죄송해요. 버스 정류장에서 손지갑을 훔쳤어요. "
아들의 말에 아버지는 그만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 내 아들이 남의 돈을 훔쳤다니... "
잠시 뒤 아버지가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
" 환경이 어렵다고 잘못된 길로 빠져서는 안된다. "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아들의 손을 꼭 잡고 경찰서로 데려가 자수시켰다.
자식의 잘못을 감싸기 바쁜 세상에 뜻밖의 상황을 대면한 경찰은 의아해 하면서 조사를 시작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들의 범죄사실이 하나 더 밝혀졌고,
결국 아들은 법정에 서게 되었다.
그 사이에 아버지는 아들이 남의 돈을 훔친것에 마음 아파하다가
그만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재판이 있는 날 법정에서 어머니가 울먹였다.
" 남편의 뜻대로 아들이 올바른 사람이 되도록 엄한 벌을 내려 주세요. "
아들은 눈물을 흘렸다.
" 아버지가 저 때문에 돌아가셨어요. 흐흐흑. "
이를 지켜보던 주위 사람들은 모두 숙연해졌다.
드디어 판결의 시간이 왔다.
" 불처분입니다. 꽝! 꽝! 꽝! "
벌을 내리지 않은 뜻밖의 판결에 어리둥절해하는
당사자와 주위 사람들에게 판사가 그 이유를 밝혔다.

" 우리는 이처럼 훌륭한 아버지의 아들을 믿기 때문입니다. "

흐르는곡은 들국화입니다.




4 Comments
박금애 2002.09.01 23:02  
  보리내음 같은 향기의 글과 노래 잘 감상합니다.

아들이 평소에 아버지의 마음을 충분히 읽지 못한 것이 아쉽군요.
좋은 밤 되세요.
미리내 2002.09.02 05:35  
  보리내음님~오래만입니다,,
이틀동안,, 위~가아파서 님에옴,관음님홈에도 못갔네요^^
요 ㅡ즈음 세싱에 ,,,저런분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마음이 숙연할뿐입니다,,
동심초 2002.09.02 10:21  
  보리내음님 ^^ 아름다운 글에 마음을 정리합니다
 우리 아버지를 다시 한번 떠올리며 생각할수있는 시간을
주셔서  감사해요.. 우리 모두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식들이 되어야 할텐데..
2002.09.02 11:40  
  일도양단의 흑백논리 판결 속에 이렇듯
솔로몬같은 지혜의 판결을 내리신 판사님의 판결이
아름답군요.
따뜻한 법치-우리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직선보다 곡선의 문화가  그리는 부드러움을 간직하며
  한주를 시작할수 있겠군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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