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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소야? 콩잎을 먹게"

김경선 16 1002
일 년을 목놓아 기다리던
이수인선생님과의 만남이 올 해는 건너 뛰려나 보다 했는데
마산으로 오셨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약속시간. 장소. 함께 만날 사람들이 누구인지 정해지지 않아
하루 종일 설레임으로 일을 했다.  그제 오후 장기홍선생님께서
창포로 오라신다. "필요하신 것 없으세요?"
막걸리, 과일, 대구의 매실즙을 준비하여 대구의 별님과 창포마을에 도착하니
장기홍, 황덕식선생님, 소담부부, 이수인선생님의 조카부부께서
즐겁게 얘기 나누고 계셨다. 멋있게 취해 계신 선생님은 내가 가져간 막걸리 맛을 보시고는
피아노 앞으로 가셔서 "흰 눈이 자욱하게 내리던 그 날  ......................."
2 년 전에도 그러했듯이 '외갓길'은 어느 성악가도 이수인선생님를
능가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아쉬운 작별이다.
이수인선생님은 현관 앞 기둥을 잡고 계셨다.
주차장으로 내려와 모두 헤어지려는데
대구의 별님이 무거운 선물을 주신다.
밖에서 일을 한다는 핑계로 반찬을  맛있게 만들지 못하는 나에게
간장에 절인 추억의 콩잎과 고추였다.
어제저녁에는 오랫 만에 콩잎에 싸서 밥을 먹었다.
"엄마는 소야? 콩잎을 다 먹게."
50 년 전 내가 엄마에게 토해냈던 말이 생각났다.
우직하게 가을농사를 거두시고 자식들에게 나누어줄
곡식과 반찬을 챙기시는 별님의 친정부모님의 모습이 그려진다.
소을 많이 그린 화가 이중섭, 우인들이 찾아가 뵈어도 당신은 묵묵하게
스케치를 멈추지 않으시던 조각가 문신, 아름다운 곡을 많이 만드셨지만
소박하게 막걸리로 고향에서 휴가를 보내신 이수인선생님...

짧은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16 Comments
수패인 2006.09.14 09:32  
  이수인 선생님께서 9월엔 마산으로 서울로 바쁘시겠어요.
9월 23일에 오신다는 말씀은 아니죠?
해야로비 2006.09.14 10:18  
  잔잔한 행복의 파문이.....여기까지 전해져 옵니다. 선생님...
장미숙 2006.09.14 12:34  
  콩잎!!
울산에서의 신혼시절..큰애를 갖고 입덧이 심할 때..
대구에서 탄 기차 안에서 옆자리 할머니께서 절인콩잎을 싸서
드시던 도시락 밥!! 
아직도 먹어보고 싶은 콩잎..
선생님! 입안 가득 침이 고입니다~~^^
정우동 2006.09.14 13:50  
  고성 창포마을에서의 소박한 향연이 한참 부럽습니다.
얼마후 서울에서도 그런 자리가 베풀어지기를 고소원합니다.

콩잎 먹는 어머니를 소냐꼬 물은 철부지가
희끗한 초로의 사랑받고 존경받는 의사가 된 세월이 고맙습니다.
.
김경선 2006.09.14 14:09  
  PS) 그거 제가 만든 건데요.
      나보다 훨씬 바쁜 별님이 절인 콩잎으로
      올가을은 더욱 풍성하게 지낼께요.
수패인 2006.09.14 16:00  
  ㅎㅎㅎ ㅏㅏㅏ.오전에 바쁘셨는지 몇줄만 올려 놓으셔서 제목의 의미를
깨닫지 못했는데 이제야 깨달음이 생깁니다.
풍성한 먹거리와 함께 풍요로운 시간을 가지셔서 배부르시겠어요.
바 위 2006.09.14 18:28  
  콩 밭은 매야하고 콩잎은 먹어지니

콩없이 사링할일 살아낼일 없음인거

콩 복듯 우리 사랑도 신났으면 좋겠소
아까 2006.09.14 21:31  
  선배님.
저도 콩잎 잘 먹어요.
제가 가을에 절인 콩잎 먹는 모습을 보고 이곳 사람들은 낙엽인 줄 알아요.
그 맛을 몰라요.
얼마나 맛있는데.
입에 침이 고입니다..
산처녀 2006.09.14 22:27  
  야 저 아랫역 사람들은 콩잎도 먹는다더라. 시어머님 말씀
피란 가보니 갱상도 사람들 콩잎을 먹더라 우리 친정 어머님 말씀 .
이곳에서는 콩잎을 먹는 아랫마을 사람들을 이상하다고 했지요.
저는 그 버석 거리는 콩잎을 우째 먹나 했지요. 어느날인가 어느곳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여행지 식당에서 콩잎 장아치가 나오는데 그 맛은 깻잎보다 외려 더 맛있더군요.
그래서 편견이라는 생각을 했드랬습니다.
헌데 어떻게 담그는지 몰라서 그저 가끔 아랫동네나 가야 맛을 봅니다 .
유랑인 2006.09.16 10:59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
역시 짭짤한 밑 반찬은
표나지 않게, 질리지 않는 안정된 식욕을 받치고 있는
아름답고 진국인 놈이죠~~
조금 지나면 마스타드 소스가 밑 반찬인 줄 아는 때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저두 소입니다  ㅋㅋㅋ  콩잎 깻잎이 또 먹고싶어지네요~~

김경선 2006.09.16 12:54  
  엄마 소도 얼룩소
전 소를 닮은 사람을 좋아합니다.

꽃구름언덕 2006.09.16 21:30  
  콩잎 팟잎 먹는 경상도 사람들 보고 놀리는 일 많은데
정말 좋은 먹거리에요.
제6의 영양소라 불리는 섬유질도 많구요.

저는 몇해전 소백산 유스호스탤 세미나로 며칠을 지낸적이 있는데
채식주의자인 저의 입맛에 영 맞지 않은 느끼한 반찬에
영 식욕을 잃고 있던차에
호탤 복도 창문에 엊혀 있는 콩잎 물김치가 보이지 않겠어요?

도둑이 되던 어쨋건 지금은 호주로간 여동생이 막내딸을 가졌을 때라
우리 자매는 낼 잡혀갈지라도 너무 먹고 싶은거예요.

나무 젖가락으로 취침전 몰래 먹던 그 콩잎 물김치는 적당히 익어서
얼마나 깔끔하고 맛이 있던지 둘이 먹다 하나
어찌되도 모를 지경이었어요.
이튿날 아침에 그 콩잎김치의 주인공은 다행히 제가 잘 하는 분이라
한참을 웃고 그 며칠내내 그분 뒤만 따라 다녔어요.
동생이 한국 나올때 마다 철맞으면 제가 해주곤 하죠.ㅎㅎ
그러나 우리 모두 소 아니거든요.~~
별님 저도 절인 콩잎 먹을 줄 아는데요.ㅎㅎ
가곡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인정도 많고요.
사랑도 많아요.
김경선 2006.09.17 08:13  
  소백산에선 콩잎물김치까지...
어느 집에서 먹어 보았는데
진짜 별미
서들비 2006.09.17 22:28  
  행복하셨을 시간
부럽습니다.  ^^*
Schuthopin 2006.09.20 02:13  
  ㅎㅎ.
저도 처음으로 먹어봤어요..
포항에가서 처음으로 고래고기를 먹어봤는데 그곳에서 깻잎처럼 콩잎을 싸서 먹더군요..
그렇게 맛나지만 못하던데요..^^
아직 맛을 몰라서 그런가?

김경선 2006.09.20 07:11  
  서울내기 다마내기
맛죤 고래고기
포항에선 고래고기를 콩잎에?
맛이야 개발하기 나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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