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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을 받아들고.....

들국화 5 682
  어제는 교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보람된 것인지를 뼈 속깊이 느꼈던 하루였답니다.
대전에서 대안교육 연수를 마치고 여수에 근무하시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배려로 승용차로 광주에 내려왔습니다.  또 고흥 금산초등학교에 근무하시는 선생님과 셋이서 많은 이야기보따리를 들고 광주로 내려왔지요.
  전 승용차를 안 가지고 갔기 때문에 선생님들과 동승하여 내려 오던 중 백양사 휴게소에 들렀답니다.
때 마침 알바를 하고 있는 우리 반 동호녀석과 침팬지(별명)군을 만났습니다.
  하루에 3만원씩의 돈을 받고 동호녀석은 식당에서 설겆이를 돕고 있었고 침팬지 녀석은 편의점 창고에서 일을 돕고 있었던 것이죠.
  저를 본 순간 화들짝 놀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앞치마를 두르고 설겆이를 하고 있는 동호녀석은 특히나 놀래더군요.
그 녀석은 우리 반에서 2등 정도를 하는 아주 착한 녀석입니다.  집안형편은 유복한 편이나 스스로 돈을 벌어 보겠다고 해서 부모님들도 어렵게 허락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교실에서 수업할 때의 표정과는 사뭇 달라 저 역시 놀랬답니다.  서비스업계라서 그런지 미소가 넘쳐 흘렀지요.  우리 동호녀석이 그렇게 미남인지 미처 몰랐지요.
  두 녀석은 제가 설레임이라는 밀크쉐이크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3개를 사서 승용차 창문으로 넣어 주고는 달려갔답니다.  물론 동승한 두 선생님은 고맙다는 인사와 더불어 기특한 녀석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답니다.
  학교에서는 철없이 보였던 두 녀석들이 세상에 나가서 제 몫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제 가슴은 벅차오르는 그 무언가를 느꼈답니다. 
 교사로서의 보람을 느꼈답니다. 
 개학하면 두 녀석들에게 설레임으로 보답하려 생각하니 개학 날이 어서 왔으면 합니다.
5 Comments
장미숙 2006.08.06 11:54  
  생각지않은 곳에서..선생님의 식성을 기억하여
설레임을 사 드리는 제자들을 만나고 뿌듯하셨겠습니다.
저도 몇 년 전 설레임이라는 아이스바가 처음 나올 때였었는지
더운 날 어느 여행지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다가
{설레임}을 알아두어 지금도 파란 뚜껑을 돌려 빨아먹는
설레임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녹을까 염려하여 서둘러 먹지 않아도 되니
함께 먹는 사람들과 대화도 끊어지지 않는 매력을 지녔지요^^
임승천 2006.08.06 13:36  
  들국화님! 아주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좋은 제자를 두어 무척 기쁘시겠습니다.
 열심히 하는  제자들을 볼 때마다 힘이 솟곤 하지요. 그 제자들에게 우리 가곡도 많이 부를 수 있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니 아름다운 가곡도 사랑할 수 있을 겁니다.
歌 國 2006.08.06 14:29  
  가르친 보람이야 배우는 맞  버금가죠

사방에 알짜사랑 지천이심 축하하다

부러워 한눈 사팔뜨기 되심이야 책임져요
고광덕 2006.08.06 23:18  
  좋은 선생님에 좋은 학생입니다.
학교에서 가르친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뭘 가르칠 일이 있었는데
그 때마다 선생과 제자의 사이도 친한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대할 때가 좋았다라는 느낌이 듭니다.
기분 좋은 하루였겠습니다.
들국화 2006.08.07 05:32  
  그 중 한 녀석인 침팬지군은 한 때 제 수업을 거부했던 학생이었습니다만, 이젠 제 왕 팬이 되었답니다.  아니 원래 저를 따랐던 학생이었으나 좀 더 튀기 위한 작전을 펼치더군요.
 그래서  강공으로 반격을 가했더니 제발 선생님 수업 받게 해 주세요! 라고 비굴하게 나오더군요.
  괜히 심술부렸다가 방학 전까지 제 수업에 못 들어왔답니다.
스스로 깨칠 기회를 주기 위해 강공으로 맞섰습니다.
 진심이 아닌 행동이란 것을 알았지만 교육상 모른 체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휴게소에서 만난 침팬지(광수 군)은 너무나 반가워 해 주었답니다.
  아이들이란 단순하기 그지 없습니다.
 정말 귀여운 침팬지군이지요.  그 날도  휴게소직원들에게 자기의 별칭이 드러난 순간 우리 반 동호녀석에게 내 달려가 등짝을 후려치던 모습이 더욱 더 귀엽더군요.
  개학하면 꼭 칭찬 해 줄 생각입니다.
너무나도 순진하고 착한 학생들입니다.  이래서 전 나이를 잊고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참을 인자를 하루에도 열 두번씩 가슴에 새기면서 살어름판 걷듯이 생활해 왔던 지난 1학기가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그 때가 정말 힘들었지만 보람찼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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