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내마노의 밤

노을 15 751
전에 어느 여배우가 상을 받으면서 이상하게 들뜬 목소리로 손을 번쩍 쳐들면서
“아름다운 밤입니다”하는 바람에 한참 그 멘트 흉내 내는 게 유행이었지요.
어제 내마노 7월 모임에서 저는 그 생각이 났습니다.
마법에 걸린 것처럼 그날 그 시간이면 안 갈 수가 없는 이유,
어제도 또 어김없이 넘치게 맛보았습니다.
용기를 내어 무대에 올라가 한 곡 뽑고
“아름다운 밤입니다” 한 번 부르짖어볼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성북 노인복지회관에서 오신 젊은 언니들 가곡 부르시는 모습
죄송하지만 저도 못내 귀여운 느낌으로 듣고 있었는데
남매는 역시 통했던지 사회자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옆에 앉았던 유열자님(미국에서 일부러 내마노 모임에 맞추어 귀국하셨답니다),
제 귀에 속삭입니다.
“머지않은 훗날의 우리 모습이에요”“맞아요~”
송월당님은 머리도 예쁘게 가꾸고 지성미 넘치는 친구분까지 데리고 오셨지요.
제가 몇 번 누군가를 데리고 왔어도 송월당님처럼 멋지게 뿌리 내리고
가지까지 치시는 분은 처음입니다.
 
노래하시는 분들의 열정은 참 아름다워요.
이요한 선생님, 눈 지그시 감고 격정적으로 부르시는
그 드라마틱한 노래들, 저는 맨 앞에 앉아
그 감정들이 눈으로 마음으로 느껴져 감동이 더 컸답니다. 
끝 련의 피아니씨모가 실은 포르테를 감춘 억제된 정열이라는 말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성악가들이 표현하는 그 억눌린 감정의 실체
그제야 알았거든요.

싸인을 받으려고 줄서는 모습이 촌스럽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 일을 그런데 가곡 때문에 두 번이나 하게 되다니요.
신작가곡 발표회 때, KBS홀에서 이해인 수녀님 만나 싸인을 받았고
어제는 박경규 작곡자님 싸인 받으려고 줄 서는 바람에 떡 한 조각도
못 먹고 말았습니다.
아름다운 곡을 지으신 분이 더구나 선비 같고 온화한 모습으로 싸인을 해주니
그저 황홀지경이었지요.

요들님, 문상준님, 그리고 또 한 분의 젊은 오빠 정병학 선생님
작은 리사이틀을 본 듯 즐거웠습니다.
올해 칠순이시라는데 그런 폭발적인 가창력을 지니신 정병학 선생님,
와!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갈채를 보내드립니다.

처음에 자리가 너무 비어 걱정이었고 갑자기 진행을 맡으셔서 이요한 선생님
힘드셨을 테지만(그런데 우리랑 약속 많이 하신 것 뒤풀이 이슬이 때문에 다 잊으신 건 아닌지 걱정 되네요) 아름다운 내마노의 밤은 역시 모두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안겨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오랜만에 오신 별헤아림님을 비롯해 처음 오셔서 무대에 오른 분들까지
내마노에 오신 여인들이 어찌 그리 다 고우신지요. 모두 가곡의 청징한 기운을 받아 그럴까요?(남자분들 삐짐이 없겠지요? 모두 잘나셨다는 말씀은 안 드려도 이미다 아실 겁니다)
돌아오면서 언제나 자리가 다 안 찰까봐 조마조마하는 운영진의 우려를 씻고 넘치도록 우리 내마노 모임이 풍성해지기를 기원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밤을 몸소 느끼고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까닭이지요. 

15 Comments
신은희 2006.07.25 20:55  
  성북 노인복지관의 회원들을 모시고 간 신은희입니다.
정말 아름다운 분들이십니다.
우리같이 늙은 사람 가도 되냐고 걱정하시면서 오셨고,노래 못해서
선생님 창피해서 어떻게 하냐며 귀가하셨습니다.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답습니까?

제가 음대를 졸업하고 하는일 중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어르신들 가곡 가르치는 일입니다.

내마노 여러분들이 따뜻하게 맞아 주셔서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규방아씨(민수욱) 2006.07.25 23:30  
  어르신들을 모시고....그래요
내가 누군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다는것
그 일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해 하고 있다는것...
그보다 더 위대한일은 없겠지요...
아름다운 밤을 혼자 상상해보면서 부러움에 ....
해야로비 2006.07.25 23:30  
  에궁....노을님의 노래...로비에서 정리하다가..못듣고 말았네요.
전에 대학로에서 동요를 부르시던 귀여분...노을님~~
그런데...노을님 보다 더 귀여분 어른들이 계셨나봐요.~

사랑스러운 노을님....고운 모습에, 늘..감사드립니다.
임승천 2006.07.26 03:44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노고가 빛난 밤이었습니다. 가곡 사랑의 열정들이 가득했었습니다. 뒤풀이를 함께 하진 못했지만  그 열기를 능히 짐작할 만합니다. 권선옥님 멀리서 오셨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했군요. 수고하신 이요한님께도 감사 드립니다. 이 가곡교실이 날로날로 발전하는 모임이 되길 기원합니다.
노을 2006.07.26 10:35  
  해야로비님, 저 노래 안했어요. 만약 노래를 했다면 한 번 '아름다운 밤입니다' 하고 한 손 번쩍 들어올려볼까 했다는 얘기지요.
신은희 선생님, 출연 이후 뒷 이야기를 들으니 더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어르신들에게 행복을 주시고 또 행복을 더 많이 돌려받으시니 참 좋은 일입니다.
규방아씨님 이제 노래에 전념하고 계시지요. 참외 따는 꾀꼬리님 한 번 보고 싶어요.
시인의 그치지 않는 열정도 가곡의 큰 밑거름이지요. 임승천선생님 좋은 노랫말 더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지범 2006.07.26 10:49  
  몇달 계속 결석하여 이번에는 참석해야지 하였는데 그만 목감기와 그 약으로 인하여 노래와 운전을 할 자신이 없어서 포기하였습니다. 노을님 소식 감사합니다.
요들 2006.07.26 11:18  
  집에 돌아와 그 시간의 감흥을 못잊어 한동안 잠을 청하지 못하였습니다.  특히 신은희님의 친구분(?)들 생각이 많이 났고요...
그리고 보고싶은 얼굴들을 한꺼번에 눈에 많이 넣었더니 다 섞여서리...
이제 에너지를 얻었으니 또 한달은 거뜬히(? )보낼수 있겠지요??
열심히 봉사해주신 운영진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      요들  올림.
박경규 2006.07.26 11:55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랜 만에 많은 분들 뵙고 즐거웠습니다. 특히 연새 드신 인생의 선배님들 뵙고, 노래를 즐겨부르시는 모습에 새삼 고개 속여 졌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삶속에서 향유할수 있는 음악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했구요. 또 저에게 주신 지혜를 정말 지혜롭게 쓸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했답니다.  참석해 주신 분들께 자리를 빌러 대신 감사말씀 드립니다. 봉사활동 하시는 분들 일일이 존함을 거론치 않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라오며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이요한 선생님 수고 하셨습니다.
노을 2006.07.26 13:12  
  앗, 지범님 반가워요. 정말 몇 달씩 안보이신 죄(?)
다음 만남에 와서 꼭 사함 받으셔야 해요.
요들님, 어려운 걸음 박경규 선생님 때문에 터보엔진 걸린 것 잘 알아요.
다음엔 누가 발동을 걸어드릴지 기대됩니다.
박경규 선생님, 작년에 모짜르트 까페에서 선생님의 곡 배우고, '내 맘에 내 마음에 피어나는 그리움' 입에 달고 살다가 어제 뵈오니 그 곡의 아름다움이 다 이유있었구나 싶었습니다. 좋은 곡 많이 쓰시고 우리 내마노에도 자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서들비 2006.07.26 13:18  
  "난 이렇게 바라보기만 해도 좋아요."
하시던
요들님 말 공감하지만
저도 싸인 받았어요 줄 서서............ ^^*
내가 받은 행복과 은혜를 나눌 줄 아는 사람 되도록
할께요.

만나뵈어 반가웠구요,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김경선 2006.07.26 16:53  
  박경규작곡자의 열성팬이신
요들님께서 이번에는 참석하셨군요.
새로 직장생활을 시작하셔서 무지
피곤하실텐데...
덕택에 저도 악보 많이 받았습니다.
요들님의 '그대 그리움'
상상만해도 소름이...
갈물 2006.07.26 21:54  
  긴 여운으로 남은  가곡교실  아직도 눈에 선하군요
8월 가곡교실을  기대하며  여러분들도  건강한  여름 보내세요.
세라피나 2006.07.27 00:27  
  노을님, 정말 뵙고 싶은 분이셨어요. 오셨었군요.
학창시절,  수필가 내지는 소설가를 꿈꾸던  문학소녀셨죠?
쓰시는 글,향기가  심상치 않아요.^^

어머! 유랑인선생님과 남매시라구요?  뉴스^^입니다.저에겐^^

'네'
즐거웠습니다.그리고 아름다운 밤이었습니다.^^

주고 받는 정겨움에~~ 취하고,  가곡에~~취하고^^
 그 여운에  한동안  멍~~~하니....^^

 참, 해야로비언니의  살가운 맷심도^^  맛있게 매웠습니다.^^
 

노을 2006.07.27 10:33  
  늘 말없이 따스한 웃음으로 내마노 일꾼 노릇하시는 서들비님께 칭찬의 박수를 보냅니다.

마산에서는 가곡교실을 이끄시고
온라인을 통하여서는 늘 가곡사랑과
회원들 모두에게 일일이 정다운 글로 힘을 주시는 김경선 원장님 
요들님의 '그대 그리움' 다음엔 언제 마산에서도 들을 수 있게 되겠지요.

갈물님, 못오셨군요, 다음에 꼭 뵈어요.

세라피나님
저도 궁금했어요. 닉네임만큼 상큼발랄한 글 솜씨,
아마 모습도 그러하리라 싶었는데 다른 분들의 댓글에서
내 짐작이 맞구나 싶었지요. 그야말로 황홀한 기다림 끝에
우리 언제 만나지겠지요?   
김메리 2006.07.30 13:31  
  안갔는데도 가본듯한데요ㅎㅎ
노을님의 귀연 동요부르기 담에 신청하면 들어줄꺼죠?
참 가고 싶던 날이었지만
여러 상황이 맞지않았답니다
서울에 살고있으면 이런 풍성한 자리들을
놓치지않아서 얼마나 좋을까~~
뭐 그런 생각으로 짜증이 날때도 있습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