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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이에게!

김형준 6 681
미움을 없이하고 사랑만 할 수 있다면 그 삶은 이미 득도한 삶이다.
받으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고 또 주기를 원하는 마음의 자세를
유지하고, 실천할 수만 있다면 세상은 밝게 환히 열릴 것이다.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다시 한 번 다정한 눈으로 바라보자.
그 사람으로 인해 나의 삶은 기쁘며, 덜 외로운 것이다.
외로운 사람만이 다른 외로운 사람의 절대적 고독을 느낄 수 있다.
너무도 즐겁고, 너무도 바쁜 스케줄에 파묻혀 모자람 없이 살기에
외로움이 없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또한 외로운 사람이다. 단지 자신이
그런 상태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 뿐이다.

인간이란 다 외로운 존재이다.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존재는
인간이 아니다.

외로워야만 가족을 이루고, 외로워야만 공동체를 형성해서 살게 된다.

외로움이란 자신 혼자서 있는 것이 불완전함을 철저히 깨닫는 것이다.

혼자가 가진 지적, 신체적, 영적 능력으로는 부족하기에 다른 능력을
가진 존재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며 서로의 부족을 채워가며 살도록
구조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인간이다.

혼자 살 수 있는 존재는 단 하나도 없다.

깊은 산중에 있는 절의 중도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땅과, 풀과, 나무와,
공기와, 새소리와 함께 사는 것이다. 다른 인간들이 없다고 해서 중의 삶이
혼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우주의 법칙은 결코 우리가 혼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구도를 위해, 깨닫기 위해 그저 혼자임을 느끼는 것은 그저 필수적인 과정일뿐이다.

외로움을 많이 느끼라. 그래야 다른 인간들의 냄새와 다른 인간들과의 포옹을
더욱 깊이 추구하리라. 보다 나은 인간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혼자 있음에
너무도 외롭기에 그 외로움에서 자유로와 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다른 인생들을 사랑하고,
아끼고, 용서해주고, 도와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는
것이다.

외로운 자가 둘 모이면 덜 외롭다.

싸우기도 하고, 괴롭히기도 하지만 다 누군가가 옆에 있기에 가능하다.

싸우라, 울라, 상처입으라...

그러다가 지치면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라. 사랑하라. 사랑하라.....

고독을 두려워하지 말라!
고독은 그대를 보다 깊고 성숙한 인간으로 탄생시키는 좋은 스승이다.
허나 너무 깊은 폐쇄된 고독 속에 너무 오랫동안 머물지 말라.

다른 존재들이 없더라도, 완전히 혼자라도 잘 견딜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완전한 고립 속에서는 살 수가 없도록 유전적으로 우주의 신이 만드셨다.
6 Comments
규방아씨(민수욱) 2006.01.06 17:04  
  그러네요 외로운 자가 둘모이면 덜 외롭다 당연지사 서로들의 마음을 너무 잘알터이니 자연적으로 배려의 마음이 솟겠지요...좋은 말씀 잘 읽었어요 감사해요
진달래 2006.01.06 22:36  
  외로움!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을 더 느끼나봐요
무엇인가 잡으려는 허전함
하지만 내 마음속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 있기에 결코 외로워하지 말아야..
김형준 2006.01.06 23:11  
  규방아씨님!
이렇게 우리들이 서로 다른 곳에서 들어와
같은 공간을 소유하는 '내 마음의 노래' 사이트에도
외로운 분들도 꽤 들어오시겠지요. 자주 들어오다보면
누가 누군지 조금씩 알아가게 됩니다. 함께 같은 노래,
다른 노래를 들으면 나와 유사한 것들을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동호회를 자연히 만들어나가는 것 같습니다. 서로
의지가 되고 힘이 됩니다. 함께 있음에 편안하고,
함께 있음에 즐겁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형준 2006.01.06 23:16  
  진달래님!
외로움이라는 친구가 있기에 때론 힘들지만
혼자 있을 수 있는 자유가 있기에 때론 기쁩니다.
외로울 때 가족, 애인, 친구 누군가가 우리 곁에서
말 없이 있어만 준대도 그 외로움의 무게가 줄겠지요.
그렇지 못해서 술에 빠지고, 약에 빠지고, 또 다른
유사 친구들에 중독이 됩니다. 결코 덜 외로워지지도
않는데요. 외로움에 찌들어 술에 취해 사는 내 불쌍한
아는 분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술도 못하는 내가
늦은 밤까지 함께 있어주기를 원할 때마다 그 분을
위해 마음 속에서 눈물을 흘립니다. 부인이 없어서가 아니고,
자녀가 없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늙어감에 자신의 무력감에
어쩔 줄 모르는 그 분을 보면 바로 나의 모습, 우리 모두의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보다 긍정적인 형태로 외로움을
이겨내고, 외로움과 함께 사는 모습들이 참 보기 좋습니다.
진달래님은 어떻게 고독을 사랑하며, 보듬어 안으시는지......
장미숙 2006.01.07 11:26  
  김형준선생님의 글을 읽다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님의 시를 떠 올림니다.
고독이 주는 선물에 감사하던 날 써 둔 시를 선물로 드립니다~
**
고독의 선물
- 장미숙(초원)

망망히 떠돌다
풀어지는 해면 사이사이
얼음 조각 끼워
모양을 굳혀 놓는 너

빈손으로 오는 법 없이
그리움으로
하모니카 칸칸 채우고
어느 날엔 시상을 가져 와
시를 쓰게 하더니
슬픈 책 속에서 눈물 훔쳐보는
짓궂은 웃음

가까이 지낼수록
소멸되었던 모든 것이 살아나는
생명나무를 힘주어 안고
내쉬기만 하던 숨
발 끝 닿게 들인다.

김형준 2006.01.08 01:39  
  장미숙시인님!
  '그리움으로 하모니카 칸칸 채우고'
우리를 애타게 찾는 그들을 위해 연주를 합니다.
'가까이 지낼 수록 소멸되었던 모든 것이 살아나는
생명나무를 힘주어 안고' 낙엽이 점령해버린
허허벌판된 인간의 세상에 연두색의 어린 싹을
되돌려 줍니다.

깊고 아름다운 시를 올려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우리는 이제 이렇게 서로 시를 주고 받는 사이가 되었군요.
좋은 만남으로, 좋은 나눔으로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소망합니다.
다음에 또 시로, 우아한 차로 만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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