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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중년

박성숙 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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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년


젊지도 늙지도 않은
중년인 우리는

새로운 것보다는 오래된 걸 좋아하고
반짝이는 아름다움 보다는
은근한 매력을 더 좋아하며

화려한 외출 보다는
오래 남을 푸근한 외출을 꿈꿉니다.

화가 나면
큰소리 지르기 보다는
조용한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으로

화를 달래고
가슴으로
말없이 삭여보기도 합니다.

반짝이는 스포츠카 보다는
오래된 고물차라도
평안함에 감사를 하고

언제보아도
진실한 나를
항상 챙겨주는 은근한 친구의
눈웃음을 더 그리워하며...

바보같이 우울할 때면
그 친구의 눈웃음과 속내보이며

내마음 풀어놓을수 있는
그 친구가
그리워 전화를 합니다.

그 친구
말없이 나의 투정을 받아주는
그런 친구를 원하는 나의 마음이지요.

사랑도 재대로 하지못한채
어느새 세월은 흘러가고
눈만 뜨면 만나지 못해도
님을 그리기도 하지요.

서로 간에 부담없는
님을 생각해보기도 하지요.

늘 좋아 한다는 말은 하지 못해도
항상
사랑을 해보고 싶어하는 중년인가봐요.

젊은 그 시절이
애처롭게 떠오르기만 하는
그 시절에 가고 파하는 마음인 가봐요.

우울한 날은
괜히 차 한잔이 생각나고

누구와
차 한잔이라도 나누고 싶어하며
할 이야기도 별로 없으면서
카페에서 그저 앉아기만
수단 떠들고 하지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도
가슴속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말없는 차 한잔에서도
그 표정에서 그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중년의 우리는
참을 줄도 알고
숨길 줄도 알며
모든 것들을 알면서
은근히 숨겨줄 줄도 압니다.

아마
중년을 훌쩍 넘기면,

이 모든 것들을 더
그리워할 것 같습니다.

-행복한 중년-
13 Comments
박성숙 2005.11.17 17:36  
  맘에 와 닿아 옮겨 왔는데 글씨가 많이 작아져 버렸네요.
보시기 힘들 것 같네요. 중년인 우리는...
수패인 2005.11.17 17:36  
  비록 육체는 중년일 지언정 마음만은 청춘~
내마음의 노래 회원 여러분은 영원한 청춘 입니다.
가곡이 있고 얘기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한~
박재평 2005.11.17 17:58  
  중년의 경계가 어디까진지? 정연하게표현된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아직 청춘의 감성을 지켜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감명 깊게 읽었읍니다.
대건 2005.11.17 19:39  
  늘 젊다고만 생각 했는데
내용을 읽어보니 제 상황인것 같으네요
항상 책임을 가지고 한번 더 생각하는 자세로 살아 가렵니다
해야로비 2005.11.18 02:24  
  박성숙님께...어머.....저예요...
하려고 했더니....옮긴 글이라고 써 있네요.
누구나...다 같은 생각...다 같은 중년인가봐요.~~
김경선 2005.11.18 06:32  
  아직 중년임에도 감사!
숫자의 나이는 뒤로 하고
이 글을 읽고 공감할 수 있으니
기쁩니다.
서들비 2005.11.18 10:09  
  음악회 끝나고 늦은귀가시간
지하철에 오르는 중년의 무리가 있었어요.
오랜만에 초등학교 동창회라도 한 듯
그들은 적당히 상기되 있었고
기분좋은 모습이었어요.
글을보며
어젯밤 전철안 풍경이 떠오르네요  ^^
문상준 2005.11.18 13:16  
  중년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운 행복이
주변에 여러모양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함께 어우러져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바다 2005.11.18 13:26  
  아마 일생동안 중년이 제일 아름다우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중년은 자기를 성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며 마음이
새롭게 태어나는 때인 것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유랑인 2005.11.18 13:53  
  인생의 가운데  中년
인생을 조금은 알아 은연자중 하는 重년
인생을 여럿이 나누어 즐길 줄 아는 衆년
인생을 살아온 만큼 괜찮은 죽음도 준비하는 仲년...

중년에 대하여 좋은 말씀 읽으며 문득  이렇게 생각되드라구요~~
백설공주 2005.11.19 01:05  
  유랑인님이 한문에도 조예가 깊은 줄은 몰랐네요.
오랫만에 들어와보니 해야로비, 서들비, 문상준님, 바다님 등
내마노 합창단원들을 그로나마 만나네요.
8월 말 이후 갑작스레 다가온 어려움을 극복하느라 중년이 아닌
청년처럼 일하고 있는데.. 역시나 중년임을 부인하기 어렵네요.
화, 목 저녁때, 토, 일에도 강의가 있어서 11월 공연때나 갈 수 있으려나
다들 보고싶고, 맛있게 먹던 김밥도 생각나네요..
아현동에 있는 또 다른 김밥 한바구니 사들고 가고 싶은데..
황덕식 2005.11.19 10:26  
  박성숙님 !
멋 있는 글  좋았어요, 자주 올려주세요
게으름쟁이 2005.11.19 20:11  
  평소 가곡을 좋아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잘 감상할 여유가 ....  처음들어온지라.  하지만 마음에 와 닿는 글 읽어 너무 좋아 어떤표현을해도 부족할만큼요  내 상황의 글 읽게해 주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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