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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말까' 병을 벗어던지고...

노을 14 749
그 월요일에 나는 '까말까' 병에 걸려있었습니다.
사무실 일이 바쁘니 제 시간에 끝날까 걱정되기도 했고 몸이 힘들까 걱정도 되고...
갈까 말까 막 저울질하고 있을 때 요들님이 쪽지를 보내왔습니다.
안 그래도 모차르트 까페의 커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아늑한 풍경이 눈에 선하던 판에 가기로 작정하고 부지런히 일을 해치웠습니다.
(다음 날 보니까 이크! 誤字가 더러 있더라구요. )

늘 그렇게 생각하지만 가기를 참 잘 했습니다.
한달 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 다정한 인사, 불러도 불러도 질리지 않고 점점 더 좋아지는 우리 가곡 부르기, 이제는 안 보이는 얼굴 있으면 기다리고 찾아지는 마음, 안 오셨나보다 하고 섭섭해 질 즈음 저쪽에 앉아 계셔서 더 반가운 메리님을 비롯하여 얼마나 오시는 걸음 바쁘셨으면 다른 사람 가방을 잘 못 가져와 부득이 일찍 자리를 떠야 하셨던 지범님, 처음 오신 꽃미남 보첼리님, 가곡의 분위기처럼 단아하신 김효식님, 연륜의 편안함으로 다가오신 강 승님, 저를 안아주시던 바다님, 인사는 처음 나눈 우지니님, 이제야 노을을 알아보시는 정삿갓님, 볼 때마다 살갑고 고운 신정미님과 해야로비님, 땀에 젖은 손도 아랑곳 없이 악수하자던 지휘자님, 어쩐지 편하기만 한 귀여운 요들님, 그리고 어른소년 같은 현규호님, 언제나 아름다운 오숙자 교수님, 사회보시느라 애쓰시는 임승천 시인님, 하늘에 사는 곰이라 그런지 순하게만 보이는 하늘곰님, 수줍은 강하라님 등등(모두 이제 안보이면 궁금해지는 분들이랍니다. 그날 서들비님은 안보이신 것 같아요)

아주 아까워하시는 척 하면서 한 가지씩 넌지시 일러주시는 임준식님의 발성법에 대한 노하우(사실은 애초에 별 볼 일 없이 즐기기만 하는 저 같은 사람은 그 발성법은 아무래도 괜찮아서 임준식님의 아름다운 노래 소리가 더 많이 들렸으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하지요-어디까지나 노을 혼자생각) 값없이 덤으로 얻습니다.

그날의 행복했던 정경을 일일이 다 열거할 수는 없고 각자의 느낌에 맡기겠습니다.
유랑인이, 세상에 숲속의 빈터(?)를 다 보이면서 깊이 고개 숙여 내마노 합창단이 약속을 어긴 점에 대해 사과를 하더군요.
그렇지요 약속은 지켜져야만 합니다.
그래서 저도 그 날은 용감하게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감히 제 노래에 반주자의 수고까지 바랄 수는 없겠기에 무반주로(박자, 높이 걱정할 것 하나도 없으니 얼마나 좋아요) 불렀습니다.
김민경 선생님 지치지도 않으시고 얼굴 가득히 따뜻한 미소로 '무얼 부르실래요?' 묻던 모습 너무 아름다우셨지만....
저요, 제깐엔 아주 짧은 노래를 부른답시고 선곡한 건데 원, 그 곡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다니 아주 혼쭐이 났답니다.
그리고 제 목소리가 그렇게 바이브레이션이 심한 것도 몰랐던 사실입니다.
어찌되었던 모두 발군의 실력과 기량으로 모두의 귀를 즐겁게 하시니 저는 그저 양념 삼아 불렀거니 여기시고 들으셨을 줄 알겠습니다.

그 날의 즐거움은 아직도 이어져 저는 지금 가곡의 홍수 속에 잠겨 있습니다.
이렇게 한 달에 한 번씩 마법에 걸리게 하는 내마노, 우가애본에 감사를 드립니다. 

14 Comments
보첼리 2005.08.24 16:09  
  동요 정말 이쁘게 잘 부르시던데요...^^
우지니 2005.08.24 17:04  
  노을님 올리신 글을 읽노라니 그날의 감격이 새롭습니다.
마법에는 우리 모두가 다 걸려 버렸습니다.
한달에 한번 그 짧은 순간이라도 아름다운 노래와 사랑과 인정을 함께나누고 쉬어 갈 수 있는 곳 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가는사막같은 여행길에 오아시스를 만난 느낌으로  모두가 즐거운  생활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지난 번에 노을님 노래 기다리다가 목이 일센티 쯤 길어졌는데  이번에 정말 멋 있는 동요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요들 2005.08.24 17:55  
  ㅎㅎ 다음에는 꼭 노을님과 서들비님을 손잡게 해 드리겠습니다.
화장실앞에서의 우지님과의 대화중의 원민 아가씨의 백설공주 얘기에 한참을 웃다가 어느 얘기가 생각났답니다.
 지금의 우지지님처럼 할머니와 손자의 얘기인데  '할머니는 왜 주름이 있어?,  응! 할머니가 나이를 먹어서 그래,  하니 손자 曰 '할머니 이제부턴 맛있는 음식만 먹고 나이는 먹지마~ '했다는, 
이제부턴  내마노에 오시는 분들은 나이는  그만 드세요~ㅇ~~ ^^*
노을님은 영원한 소녀이고요,  유랑인님은 영원한 개구장이 같아요.
저요?  아직 30대 인걸요....^)^*
산처녀 2005.08.24 19:46  
  후기를 읽고만 있어도 마음이 따뜻해 지는군요 .
언제쯤 저도 후기를 올릴수 있을지?....
김메리 2005.08.24 23:59  
  양념맛 너무 강해 아직도 눈에 삼삼~
노을소녀의 동요 담달에도 기대만땅해두되죠?

서들비 2005.08.25 01:06  
  ㅎㅎㅎㅎㅎㅎㅎㅎ....
인사를 제대로 드리지 않은 제 탓입니다.
죄송해요 노을님!!

친구와 동행한 관계로
우아하게 손님노릇을 좀 했지요.

슬프도록 아름다운 동요 참 좋았어요.
저 동요도 무지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다음달에 2절 예약 해 놓았는데요 ^^

산처녀님 !!
에고~~ 보고지고..........  ^^
해야로비 2005.08.25 01:34  
  볼수록 더 젊어지시는 노을님~
저도 노을님만큼 예쁘게 노래할 수 있음 얼마나 좋을까?~~
부러웠답니다.

만년 소녀...어여쁜 노을님...여름은 다~가는데....목도강 매운탕은
강건너 떠나보내게 되나봅니다.

내마노에 오니...가고싶은 곳이 더욱 많아져요.
수가솔방도 또 가고 싶고..., 목도강도 가고 싶고....소담수목원도 또 가고싶고....
Schuthopin-yoon 2005.08.25 02:07  
  아앙.....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죄송. 이표현이 적절하기에)......^^
넘 아름다우셨습니다.....
신정미 2005.08.25 10:35  
  행복가득 담고,
포근한 미소가득 지으시며,
총총히 전철역으로 돌아가시는 뒷모습.
집은 반대 방향이지만 따라 가고픈 마음 굴뚝 같았습니다.
장미숙 2005.08.25 11:19  
  이쁜 노래 잘 듣고 인사도 제대로 드리지 못하고 왔습니다~
노을님의 노래 중 저는 갑자기 이런생각..
"누가 뭐래도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바다 2005.08.25 13:14  
  노을님!
아니 노을언니!
언니를 보면 저에게로 날아오는 향기가 너무나 향기롭고  따스하답니다. 한번쯤 차 한잔 나누며 오래도록 이야기하고 싶어진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시를 쓰신 분이라고 하신 말씀을 읽고 ..
역시 그랬었구나.
그러니 따님이 아드님이 그렇구나..
..
저는 그 날 언니를 안아볼 때 사실은 제가 언니 품에
그렇게 쏘옥 들어가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지요.

늘 우리가 깨닫지 못한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언니의 미소가 얼마나 아름다우신지 모르시지요? ㅎ ㅎ
자주 뵈어요
노을 2005.08.25 13:27  
  내마노 군단이 입성한 모짜르트 까페는 확실히 마법의 성이라는 것,
위에 답글 주신 분들이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에구, 남사스러워라~~ 라고 하는 것 맞지요?
그날, 우지니님이 데리고 온 귀염둥이에게나 해당되는 표현들이
어쩌다 제게 돌아왔을까요?
모두 마법에 걸린 게 확실합니다.
어찌되었던 입술 경련 일으키며 제가 약속은 지켰고
분에 넘친 칭찬들 거두신다면
언젠가 또 주책끼 발동하여 2절 부르겠습니다.
이러다가 우리 내마노 가족들과 너무 정이 깊어질까 두렵습니다.
답글 주신 모든 분들께 일일이 인사 못드리지만 넙죽 절하는 심정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두 사랑합니다(저 이런 말 참 못한다는것
꼭 알아주셔요)^^**^ 
우가애본 사무국 2005.08.25 14:34  
  정말~~  그런 말 잘 못하는데~~~ &@#@# 
크게 마술에 걸린 건 확실한가 봅니다 ~~ ㅋㅎㅎㅎ
서들비 2005.08.25 23:58  
  노을님!!
저도 안아주세요  ^^

유랑님은 왕자님이라서
마법엔 안걸리고
마술엔 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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