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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집게 과외 <이수인 가곡교실>

별헤아림 13 1348
쪽집게 과외 <이수인 가곡교실>
권선옥(sun)

방학이지만 이웃 여고에 보충수업 지원을 나가다 보니,
저의 유일한 계모임인 1-8회(여선생님 8명)의 1박2일 월포리모임에도
단축(?) 참가를 했습니다.
청하 보경사 등반은 빠지고 오후에 대구-포항간 새로 생긴 고속도로를 달려 갔다가
이른 아침 6시에 남 먼저 대구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친정 동생들과의 토함산 3박 4일 휴가도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 1박 2일로 참가를 했습니다.
여동생네는 3박 4일이 너무 아쉽다고 했습니다.
자기네들 가족 위주로 있다가 모두가 한 데 모이자 마자 하룻만에 짐을 싸야 하는 것에
못내 미련이 남나 봅니다. 그래도 결국은 모든 갈 곳을 축소는 할지언정 꼭 가고만 셈입니다.

'밝은 날 소담수목원을 보리라' 했었는데
어제 또한 비가 와기 때문에
또 다른 밝은 날을 기약해야겠습니다.

제가 가장 열광하는 이수인 선생님을 모시고
열린 <가곡교실 쪽집게 과외(?)...^^*...>

어두운 밤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별장에서
낚시하다 참석하신 이수인 작곡가님과
새로이 바라본 장기홍 선생님의 가창 실력
수수한 헤어스타일이 오히려 언니 같았던 김경선 원장님
형식적이지 않아서 그래서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분위기.
맥주와 음식을 날라다 주시는 원장님게
'나이 한 살이라도 젊은 것이 그냥 앉아 있어도 되겠냐?'는
겉치레 인사만 하고는 오히려 편하게 서빙을 받았습니다.
충무김밥과 냉채를 주 메뉴로 한 식사와 과일을 먹으면서
맥주도 한 잔씩 돌리면서 가곡 부르기를 시작했습니다.

김경선 원장 선생님께서 '꿈꾸는 마음' 악보를 복사해서
돌렸습니다.
처음 받는 악보를 반주하는 반주자도
악보만 보고 노래를 하시는 이수인 선생님, 장기홍 선생님
그리고 김경선 원장님이 대단해 보이기만 합니다.
저는 악보를 보면 높낮이와 길이면 겨우 짐작되고 도저히 노래가 안 되는 음치족이라
다른 세계에 사시는 분들 같았습니다.

가곡 잘 부르시는 분들 속에서
'이수인 서정가곡집' 한 권을 뗄 정도로
가곡 부르기가 신이 났습니다.
'4인 예술가곡집'으로 넘어 갔습니다.
제가 신이 나서 저도 "내 맘의 강물'을 애창곡으로
정해서 부르겠다고 했습니다.
김경선 원장님께서
"그건 어려운 곡인데~!" 하셨습니다.
그래도 그걸로 정했다고 했습니다. 무식하면 겁이 없다고
어려운 곡이나 쉬운 곡이나 제게는 구별이 없는 평준화이니까요.


밖에는 비가 내리고
한여름밤이 깊어가도록
따라 불러 본 아름다운 우리 가곡들

무조건 못 부른다고만 하던 저도
불러 보겠다는 마음이 생긴 것입니다.

이안삼 선생님의
'내 마음 그 깊은 곳에'를
1절을 두 번 반복 노래하게 하시며
가사를 외우라고 명하실 때에는
젊은 날 음악 선생님으로 잠시 되돌아 가신 듯했습니다.
이번 내 마노 합창단의 정기 공연에도 들어 있는 이 노래를
이수인 선생님은 가사를 모두 외우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나이 한 살이라도 어린 저희들은 책을 보고 불렀습니다.

언제 들어도 언제 불러도 가슴 뭉클한
'내 맘의 강물'
'별'
"고향의 노래"
"사랑의 노래"
"석굴암"
..... .

어쩌면 이렇게 노랫말(내 맘의 강물, 사랑의 노래를 직접 작시)도 지으시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아름다운 곡들을 만드셨을까.....@!
'외갓길'을 손수 피아노로 반주하시면서
직접 노래를 하실때면 옆에서 듣기만해도 저절로 노래를 부르고 싶은 충동에 휩싸입니다.
선생님께선' 어머님... 앞치마.. ' 대목에선 정서가 북받쳐 목이 메이십니다.
선생님은 아니라고 하셔도 원장선생님은 그렇다고 우기십니다.
결국 이수인 선생님께서는 기침까지 나와서 말문이 막히시고..^^*..
올 때는 창포마을에서 이수인 선생님을 모시고 왔지만 가실 때는 선생님을 배려하시지 않습니다. 원장 선생님이 마음 내키기 전에 이수인 선생님께서 가실려면 빗속을 걸어서 한 시간 반은 가셔야만 합니다. 마음 대로 자유스럽게 가시라는 게 자유가 아니었습니다. }
김경선 원장 선생님은 깜찍한 심술쟁이셨습니다.
세상에 그저 얻어지는 것이 어디 있으랴. 저는 그의 영원한 애청자입니다.

소담수목원 앞바다를 가리키면서
김경선 원장 선생님께 다음에는 도다리 잡아서 매운탕 감을
마련할터이니, 대구에 계시는 홍양표 교수님과 이안삼 선생님도
초대하여 가곡교실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남기시면서도
이수인선생님의 눈길은 시종 바다로 향하는 것이었습니다.
제 소견으로 '바다 밑에 있는 물고기(도다리) 여러 마리의 생사(生死)'가 염려스러웠습니다.
'어느 놈이고 걸리는 날에는...'

어쩌면 앞으로의 고령사회에서 새로이 한국가곡의 새 지평을 여는 작은 움직임이
이<내 마음의 노래> 사이트와 <가곡 교실>의 회원들의 힘으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붉은색의 체크 무늬가 들어간 얇은 긴 반바지를 입으시고
'비가 와서 옷이 다 젖어서 파자마 입고 왔는데~!' 하시는 인사말을 대신하는 우스게 소리의 정겨움.
우리들의 소박한 정서와 아름다움을 우리 가곡을 통해 표현하신 창포마을의 숙부님 같으신 선생님.
그 분을 통해서 한국 가곡의 멋과 정겨움을 더 한층 느껴 본 어제였습니다.

* 쪽집게 과외는 고비용에 부담은 좀 되겠지만 근거리에서 분주하지 않으며, 나름대로 스파르타식 집중 트레이닝의 효과는 확실합니다. ...^^*... <푼수 생각>

<2005. 8. 3.>
13 Comments
김경선 2005.08.03 14:12  
  별아림님, 1차과제는 통과되어습니다.
역시 국어선생님이시라
얇은 긴 반바지로 표현해 주시는군요.
 본인이 작시한 어려운 곡 (꿈꾸는 마음)을
시인은 라이브무대에서 어떻게 표현할까?
그냥 궁금해서 좀 무리한 부탁을...
 다음에는 이안삼선생님도 모시고
도다리도 좋고, 모듬회도 좋고...
잡히는대로 대접합시더!
노을 2005.08.03 16:58  
  저는 이수인 선생님을 뵌 적은 없지만
얼마 전 KBS 초록동요대회에 심사위원으로 나오셨을 때
참 인상적으로 뵈었어요. 물론 매스컴을 통해 모습은 알고 있었고
그분의 곡들을 좋아하지만
그 날 심사평 하시면서 '요즘 우리 어린이들 동요를 외면하고 이상한 노래만 좋아한다고 그러면 안된다고' 진심으로 걱정하며 야단치시는 모습이 어찌나 보기 좋고 속이 후련한지요.
어른들이 야단칠 때 야단치며 자라나는 세대들을 이끌어 가야 하는데 요즘은 그렇지 못하잖아요.
이수인님 같은 영향력 있는 분들이 가곡이나 동요를 가꾸고 지켜내 주시면 저희들도 더 힘이 날 것 같아요.
별 헤아림님의 글을 읽다가 그날의 이수인님 모습과 소담에서의 모습이 같이 떠올라 답글 대신해봅니다.
 
자 연 2005.08.03 17:04  
  권 선생님...

내 살며 대단한 분 별로 못만난 소치가 웃음을주네요.
먼져 실습하신 가곡 쪽집게 과외 전국으로 소문만복래하여
새로운 전기하나 써졌으면 내도 눈 질끈감고 귀한분들께
한수 사사 받아 보고싶도록 동하게 만드심입니다.
김선생님 진작 발동이 걸리셨으면 가곡세상도 이미 철들었으린데...
긴바지든 반바지든 다 자연 정경에 어울리게 하실분들 이시지요
꿈꾸는 마음 언제 라이브로 들려 주실거지요...
존 글 감사드리며 항상 건강하기요...
고맙습니다...
별헤아림 2005.08.04 00:43  
  김경선 원장님 다음에는 음치족이지만
좀 쉬운 곡으로 용기를 내어
'한송이흰 백합화' 아니면 '언덕에서'를 라이브로..?

노을님
동요는 어린이의 심성을 바르게
잡아주는 정서 교육의 스승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수인 선생님은 '파랑새 창작 동요회'를 이끌어 나가십니다.

자연님...!
골고루 베푸시는마음에 늘 감사 드립니다.
'꿈꾸는 마음'은 연주곡에 더 어울리므로
저는 도저히 못 부르구요.
어떤 남자분이 무대에서 부르시겠다며 연습 중이라고
하셨는데 소식이 없습니다.
운전 중에는 안전 운행을위해서 너무 열심히 연습을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어쩌면 운이 좋아 남자분이 부르는 '꿈꾸는 마음'을
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무국 2005.08.04 11:34  
  저희 내마노 합창단의 연습 오프닝과 클로징 곡으로 삼아 자주 부르는 곡이 바로 [외갓길]입니다. 석굴암은 제 18번이구요  ㅎㅎ
서정이 담뿍한 많은 곡들을 탄생시키신 선생님과의
멋진 시간을 가지셨군요..
소담에서 바라보던 그 바다가 또 새롭습니다.
열린세상 2005.08.04 12:04  
  애오라지 김원장께서는 가곡생각뿐인 것 같습니다.
다른 많은 것도 하시는 줄 알지만
여기 이자리에서는 그렇게만 느껴집니다.
김경선 2005.08.04 12:17  
  남성, 특히 남성합창단이 부르는 (외갓길)은
언제 들어도 저의 가슴을 에이게 합니다.
내마노합창단의 (외갓길)은 어디서 들을 수 있나요?
 열린세상님, 여행 잘 다녀 오셨나요?
추천곡 올려 주세용!
서들비 2005.08.04 17:47  
  저는,
이수인선생님의 곡을 다 좋아하지만,
박목월님의 시에 곡을 붙이신
[그리움]  특별히 좋아합니다.
요들 2005.08.05 19:24  
  서들비님~~ ^^*
저는 석굴암이요... 산에 오를때 마다  흥얼 흥~얼~~  ^^*
사랑노래 2005.08.06 04:44  
  '이수인 선생님?!'
아 ~ 그런 분이 셨군요!!!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좋은 곡들
주옥같은 노래들
원하는 대로 한없이
부르고 들을 수 있도록
은혜 베푸셨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겠습니까?

정말 감사합니다.

'어머님... 앞치마.. ' 대목에서
정서가 북받쳐 목이 메이셨다구요?
선생님꼐서는
"한없는 사랑 베풀고 베풀어,
  거룩해지신 어머니,
  그 모습 영원한 그리움" 에 대한 회상이
  너무 크셨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아름다운 생각,
아름다운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선생님! 늘 건강하십시요! 

그리고 좋은 곡들 많이 만들어 주십시요!
우리들 뿐 아니라 후손들을 위하여,
그리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탁월하신 능력에 기댈 수밖에 없기에
염치없는 부탁을 드릴 수밖에 없음을
용서해 주십시요.

선생님의 아름다운 모습과
선생님의 불후의 명작들은
역사에 새겨지고
우리들의 가슴에
영원히 남게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_^  ()
별헤아림 2005.08.08 10:09  
  (2005-08-08 10:06:58) x
 
유랑인님
제 친구 중에도 '석굴암'을 무지 좋아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요들님도 '석굴암'을 산에 오르실 때
'흥얼~흥얼~'하신다구요?
저는 해마다 한 차례 토함산 휴양림에서 정상에 오를 때만
잦은 고개 휘돌아 오르면서
'석굴암' 흥얼~흥얼~!
그러면 다람쥐가 노래 못 부른다고
힐끗~ 힐끗 돌아보면서 놀린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유랑이님의 그 '자유로운 유랑'이 부럽습니다.

열린 세상님
저도 김경선 원장님게서 가곡 사랑에 포-옥 빠지시어
환자 진뇨릐 1/5은 부원장님께 미루시는 게 아닌가 싶네요...^^*..
(미확인 사실임)

서들비님
그날도 성함을 잘 기억하지 못 합니다만
피아노 반주도 잘 하시는 아리따운 젊은 여성분이
여고시절 음악교과서에 실린 '그리움'을
너무 좋아했다면서 '그리움'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듣는 사람보다 옛 추억을 그리고 노래 부르시는 분이 더 행복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수인 선생님께서는 어느 날 자신도 몰랐었는데,
"음악 교과서에 아~ 글쎄 이 '그리움'이 떠-억하니 실려 있는기라~!'하시면서
들고 계시던 작곡집을 넘기시는 보조 언어까지 동원하시어
당시의 놀라운 감정을 실감나게 연출하셨습니다.

사랑노래님의
긴 글에서
이수인 선생님께 참으로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는 분이시란 걸
더욱 실감합니다.

선생님께서 아직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서 못 하시고 계신
그 숙제(?)를 하시는 날을 위한 준비된 축배의 잔을 마련합니다.

오늘 같이 비오는 날 아침 시간에 흐르는 가곡
<불타는 강대나무>
한 잔의 커피와 함께 하는 내 마음의 노래가
더욱 정겹게 느껴집니다. 
김경선 2005.08.08 11:56  
  별헤아림님의 과외는
인기가 쫗군요.
비가 오는데도 게속됩니다.

그날 (그리움)을 부르시던
풍부한 인상의 젋은 여자분은
작년에 그 피아노를 기증하시고,
휴가 오신 선생님께 자기 차를
빌려 드리고...
 제가 매우 좋아하고 자랑스러운
여의사 후배입니다. 치매전문이구요.
우리는 가곡사랑을 환자들에게도
전하면서 함께 일을 잘 꾸민답니다.
별헤아림 2005.08.09 08:21  
  김경선 원장님과 그 젊으신 여의사분께
감동 받았습니다.

전문 직업인.
음악을 사랑하는 삶.
두루 껴 안으시는 바다 같으신 마음.

앞으로는 아프다고 절대로 징징거리지 말고
스테미너있는 삶으로 ~
해 뜨는 쪽으로 ~
'우향 우' 방향을 전환해야겠습니다. ...^(^*...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