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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생신때 불러드린 가곡 하나

달 우물 11 915
팔순을 넘어서신 모친의 생신을 맞이하여 해운대를 찾았습니다.

어머님의 인생의 절반밖에 살지 못한 저로서는
아직도 팔순의 삶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주름진 골마다 움푹패인 굴절된 역사의 기록이 남겨져 있어도
저에게 그것은 이론일뿐입니다.

흐느끼듯 부르시는 세월의 노래는
그 옆에서 인터넷 게임을 하고 있는 손자들과는 전혀 다른
세상에 놓인 듯하여 마음이 아팠습니다.

3세대가 함께
비오는 여름 밤 바다를 바라보며
며느리가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검은 빛 바다위에.........
'밤 배'였습니다.
이어서
손자녀석이 노래를 부릅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CCM을 부르고는 박수를 유도했습니다.

머뭇거리다가 제가
겨우 노래를 이어갑니다.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요............(중략)
그 물새 그 동무들 고향에 다 있는데
나는 왜 어이타가 떠나살게 되었는고.......'

고향을 떠나 살아가는
아니 어머님을 떠나 살아가는 날에
불렀던 가곡 하나....

3세대를 이어주는 유일한 끈
그것은 고향이었습니다.

별말 없어도
묵시적 동의를 얻어낸 노래 하나...

팔순의 모친의 머리속에 그려지는 시간의 열차 차창밖에
비춰지는 모습은 내 알 길 없었으나

내년 생신을 기약할 수 없을수도 있음을
서로 알고 있는터라

불렀던 노래 하나는 잊을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를 잡을것 같았습니다.

어머님 사랑해요~~
11 Comments
김경선 2005.07.09 09:45  
  그래도 어머님은 행복하시겠습니다.
우지니 2005.07.09 16:31  
  팔순의 어머님께서 행복하신 순간은 노래도 좋았지만  온 가족이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하신 시간이 었을 것입니다.
내년을 기약 할 수 없을 수도 있슴을 알고 있기에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했을까요
되도록이면 어머님과 함께하시는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연세가 드실 수 록 고독이란 친구가 독점하려고 안간 힘을 다하고 있다고 들 하더군요.
슈토팽.윤 2005.07.09 21:16  
  행복 하셨겠습니다.
제가 음악을 해도 울 어머님은 여지껏 노래 한자락 못 들으셨거든요..
나도 용기내어 한곡조 어머님께 들려드려야겠습니다....^^
해야로비 2005.07.09 23:13  
  선생님~
내마노합창단의 합창곡을 저희가 불러드릴께요.
선생님은 지휘하셔요.

바다 2005.07.10 00:18  
  행복한 가정의 모습....
그 장면 감동적입니다.
만약 지금 제게 어머니가 생존해 계신다면
그럴수 있을른지 자문해 봅니다.
좋은 모습 보여주신 달 우물님 감사합니다
슈토팽.윤 2005.07.10 01:15  
  울 엄니 팔순때는 합창단 동원시켜야지....^^
김메리 2005.07.10 09:47  
  달우물님 효도하셨군요 효도 그거 쉬운거래요(울친정엄마 말씀)
김메리 2005.07.10 09:48  
  슈토팽님!그날엔 저두 합창단 껴줘요~~
bell ring 2005.07.10 20:20  
  아! 부럽다! 나도 내년(76)생일날에는 자,손 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우리 가곡을 축가로 불러 달라고 해야지.
물론 내가 앞장 서서 불러야지요...^^^








Schuthopen-yoon 2005.07.11 03:00  
  메리님....
당연 삶은계란과 찐빵을 가지고 오셔야지요...^^

bell ring님..
그때는 내마노합창단에서 찬조공연 가겠습니다...
만수무강하세요..^^
노을 2005.07.11 17:58  
  어머님이 팔순되시도록 옆에 계시는 것도 축복입니다.
그 어머님의 팔순 세월을 반도 이해못하시면서도
내 고향 남쪽 바다를 부르시는 가슴을 지닌 아드님을 두신
어머님도 행복한 분입니다. 아름다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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