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동화...My Missing Piece
인상 깊은 이야기가 있어 이곳에 옮깁니다.)
몸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 온전하지 못한 동그라미가 있었습니다.
동그라미는 매우 슬펐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동그라미는 잃어버린 조각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여행을 하며 동그라미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는 나의 잃어버린 조각을 찾고 있습니다.♪
내 잃어버린 조각 어디 있나요.
하이-디-호, 내가 여기 있습니다.
내 잃어버린 조각을 찾습니다."
동그라미는 때로는 비를 맞고 때로는 눈에 묻히고, 또 때로는 햇볕에 그을리며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런데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갔으므로 빨리 구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힘겹게, 천천히 구르다가 가끔 멈춰 서서 벌레와 대화도 나누고, 쉬면서 길가에 핀 꽃 냄새도 맡았습니다. 어떤 때는 딱정벌레와 함께 구르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나비가 동그라미의 머리 위에 내려앉기도 했습니다.
바다와 늪과 정글을 지나고 산을 오르내리던 어느 날, 혼자 떨어져 있는 조각을 하나 만났습니다. 너무 반가워 떨어져 나간 귀퉁이에 맞춰 보니 그 조각은 너무 작아 동그라미의 몸에 맞지 않았습니다.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다시 조각 하나를 만났으나 그 조각은 너무 컸습니다. 다음 조각은 네모 모양이라 맞지 않았고, 또 그 다음에 만난 조각은 너무 날카로웠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조각 하나를 만났습니다. 그 조각은 자신의 몸에 꼭 맞을 것 같았습니다. '맞을까? 맞을까?' 궁금해 하며 맞춰 보니 아주 꼭 맞았습니다. 동그라미는 이제 완벽한 동그라미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몇 배 더 빠르고 쉽게 구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떼굴떼굴 정신없이 구르다 보니 벌레와 얘기하기 위해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꽃 냄새도 맡을 수 없었고요. 휙휙 지나가는 동그라미 위로 나비가 앉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노래는 부를 수 있겠지, 동그라미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 잃어버린 조각을 찾았답니다>라는 노래를 부르려고 했습니다.
"내해 힐어버린......초각글......착작답네다. 헉."
아, 너무 빨리 구르다 보니 노래도 부를 수 없었습니다.
완전한 동그라미가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동그라미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구르기를 멈추고 찾았던 조각을 살짝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몸으로 천천히 굴러가며 노래했습니다.
"내 잃어버린 조각을 찾고 있습니다.♬"
그때 나비 한 마리가 동그라미의 머리 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출처 : 장영희 에세이 '내 생애 단 한번'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