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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동화...My Missing Piece

해야로비 13 772


인상 깊은 이야기가 있어 이곳에 옮깁니다.)

 

몸의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가 온전하지 못한 동그라미가 있었습니다.

동그라미는 매우 슬펐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동그라미는 잃어버린 조각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여행을 하며 동그라미는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는 나의 잃어버린 조각을 찾고 있습니다.♪

내 잃어버린 조각 어디 있나요.

하이-디-호, 내가 여기 있습니다.

내 잃어버린 조각을 찾습니다."

 

동그라미는 때로는 비를 맞고 때로는 눈에 묻히고, 또 때로는 햇볕에 그을리며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 헤맸습니다. 그런데 한 귀퉁이가 떨어져 나갔으므로 빨리 구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힘겹게, 천천히 구르다가 가끔 멈춰 서서 벌레와 대화도 나누고, 쉬면서 길가에 핀 꽃 냄새도 맡았습니다. 어떤 때는 딱정벌레와 함께 구르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나비가 동그라미의 머리 위에 내려앉기도 했습니다.

 

바다와 늪과 정글을 지나고 산을 오르내리던 어느 날, 혼자 떨어져 있는 조각을 하나 만났습니다. 너무 반가워 떨어져 나간 귀퉁이에 맞춰 보니 그 조각은 너무 작아 동그라미의 몸에 맞지 않았습니다.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다시 조각 하나를 만났으나 그 조각은 너무 컸습니다. 다음 조각은 네모 모양이라 맞지 않았고, 또 그 다음에 만난 조각은 너무 날카로웠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조각 하나를 만났습니다. 그 조각은 자신의 몸에 꼭 맞을 것 같았습니다. '맞을까? 맞을까?' 궁금해 하며 맞춰 보니 아주 꼭 맞았습니다. 동그라미는 이제 완벽한 동그라미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몇 배 더 빠르고 쉽게 구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떼굴떼굴 정신없이 구르다 보니 벌레와 얘기하기 위해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꽃 냄새도 맡을 수 없었고요. 휙휙 지나가는 동그라미 위로 나비가 앉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노래는 부를 수 있겠지, 동그라미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 잃어버린 조각을 찾았답니다>라는 노래를 부르려고 했습니다.

 

"내해 힐어버린......초각글......착작답네다. 헉."

 

아, 너무 빨리 구르다 보니 노래도 부를 수 없었습니다.

완전한 동그라미가 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동그라미는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구르기를 멈추고 찾았던 조각을 살짝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몸으로 천천히 굴러가며 노래했습니다.

 

"내 잃어버린 조각을 찾고 있습니다.♬"

 

그때 나비 한 마리가 동그라미의 머리 위로 내려앉았습니다.

 

[출처 : 장영희 에세이 '내 생애 단 한번'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中에서]

 

13 Comments
오숙자.#.b. 2005.04.11 11:18  
  예쁜 동화속에 우리의 인생을 깊게 생각하게 하는군요.

지금 처해있는 행복, 또는 어려움들...모두가 함께 해야 할
깊은 숙명으로 받아드려 만족 할 수 있는  자세를 일깨워 줍니다.

나의 어려움이나, 고통, 그 의미를 생각 해 봅니다.
나자신의 가치 판단이 인생의 넓은 범주 속에서는 큰 차이가 있음을
깨닫게 하는군요.

해야로비님,
예쁘고도 좋은글 감사해요~~
산처녀 2005.04.11 11:35  
  인간은 누구나 만족하지 못하고 "더 더 더 하는 외침속에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봅니다 .
또  그래야만 발전이 있다고 자기 위안도 하고 ,
헌데 해야로비님의 글을 일고나니 많은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
작은것에 행복할줄 아는것을 배워야 겠읍니다 .
바다 2005.04.11 14:00  
  이쁜 해야로비~!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
생각하는 동화 잘 읽었어요.
앞으로도 종종 올려주세요^*^
정우동 2005.04.11 17:47  
  유태인들은 70점 인생을 산다고 들었습니다.
학문-진리의 세계에서야 100점이 만점이겠지만
꽉 차면 오만-교만이 흘러 넘쳐서 볼성 사나울 수 있습니다.
장미숙 2005.04.11 19:45  
  행복은 채워진 것에서 얻어지는게 아니었군요!
감동어린 글을 주신 해야로비님 고마워요~
홍양표 2005.04.11 23:33  
  불완전!
모자람,
생의 비극적 의미(우나무노),
苦海, 고통....
제 아내는 저를 우물가에 세살박이 아이라고 마음을 놓지 못하겠고, 그래서 먼저 죽을 수 없다고 합니다.
떨어져 나간 동그라미이기에 수 많은 친구들과 만나 즐길 수 있었지요.
예쁜, 모자라는 존재! 해야로비님, 노래 도 부릅시다.
해야로비 2005.04.12 09:19  
  부족하기에...더욱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살아가는 참 재미를 느낄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기에
좋은분들과 함께 하고싶어 옮겼습니다.

아름다우신 우리의 영원한 공주.. 오숙자교수님...,
늘 좋은글로 깨달음을 주시는 언제나 처녀같으신 산처녀님,
넓은 마음으로 늘 세심하게 옆사람들을 돌보는 언니같은 바다님,
너무 박학하시어...말씀보단. 글과, 행동으로 깨우침을 주시는정우동국장님,
아름다운 만큼 아름다운 시를 많이 써주시는 장미숙님,
언제나 우리의 앞날의 귀감이 되시는 홍양표교수님......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저는....부족함을 이렇게 좋으신분들과, 훌륭하신분들에게서 날마다 채우고, 또 채우고 있습니다.
오숙자.#.b. 2005.04.12 15:52  
  해야로비님,

공주의 참 뜻을 아시나요...?

그 뜻은 '공'부 하는 '주'부 랍니다~~.
바다 2005.04.12 16:50  
  본부장님!
공주라는 말 속에 그렇게 깊은 뜻이 있는 줄은.... ㅎ ㅎ
규방아씨(민수욱) 2005.04.12 20:32  
  고속도로와 오솔길 이야기가 생각나네요...ㅎㅎ
오숙자교수님
공주가 그런깊은 뜻이 있었군요..몰랐어요...하하하
서들비 2005.04.12 23:03  
  부족함이 많은 저 같은 사람도
위안을 받을 수 있네요  ^^
해야로비 2005.04.13 02:23  
  오숙자교수님~~ 어찌 그 깊은 뜻을 모르겠나이까?
오늘...다시 또 한번 생각합니다.
내마노의 공주~~ 죽을때 까지 배우고...공부하는것이라 하지요?
역쉬~~진정한 공주님이십니다.
유랑인 2005.04.13 18:03  
  왕자  ===>    "왕"따 당하는 "자"식..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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