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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훈 선생님이 보내주신 <하늘빛 너의 향기>

바다 22 2350
요즈음 아침에  문을 열고 교실에 들어가면 교실 가득 배어있는 난(蘭) 향기
 그 향기는 늘 그리운 <하늘빛 너의 향기>일 것 같아 심호흡으로 들이마시곤 한다
“아마 하늘빛 너의 향기는 바로 이걸 거야!”

퇴근하자마자 모임장소로 출발하려는데 경비실에서 택배가 왔다는 연락에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려갔더니 한성훈 선생님이 <하늘빛 너의 향기>를 보내오셨다.
약속시간이 다 되었는데도  왈츠풍의 오케스트라반주에  <하늘빛 너의 향기>를
4번을 반복해 듣는 순간 내 마음은 멋진 왈츠를 추면서 방안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 하늘빛 너의 향기>에 취해 환희에 찬 얼굴로 돌고 또 돌았다.

하늘빛 너의 향기

너울을 쓰고 두 손을 모아
밤새워 기도하는 기도하는 소녀여
너의 긴 침묵이 어둠을 헤치고
그대 향한 그리움 꽃으로 피어나네
어여쁜 꽃망울 너울을 벗는 소리
해맑은 소녀의 가슴을 여는 소리
수줍은 그 미소 우아한 그 자태
하늘빛 너의 향기는 내 님의 숨결인가

너울을 벗고 두 손을 모아
온종일 기도하는 기도하는 여인이여
너의 긴 기도가 세상을 밝히고
그대 향한 내사랑 햇살처럼 퍼져가네
잎새에 가득한 희망을 여는 소리
순결한 여인의 가슴을 여는 소리
수줍은 그 미소 우아한 그 자태
하늘빛 너의 향기는 내 님의 사랑인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어떻게 그런 선율이 떠오를까
작곡가들은  어떻게 그렇게도 글을 쓴 시인보다 더 시를 잘 이해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붙이시는지 범인은 흉내도 낼 수 없는 일이다.

임승천 시인님 덕분에 한국예술가곡사랑회 작시인이 되어 처음으로 작품을
제출하게 되었는데 작시를 위한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많이 두려워 한 것은 사실이었다.
 
쓸모가 없어 보여 복도 구석에 놓여 있던 蘭
아무도 돌보아주기는커녕 버림받을 위기에 처했던  蘭
잎새사이로 꽃대가 올라오던 모습을 우연히 보고 미안해서
어쩔 줄 모르며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옮겨놓았더니 내게
이런 시를 쓰게 했다.
이 시를 쓴 시기는 2003년 12월의 일이었고 이번에 노래시로 수정하였는데
 꽃망울이 피어나는 과정이 마치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소녀처럼 보이고
조심스럽게 피어나는 모습이 해맑은 소녀의 가슴을 여는 소리처럼 신비롭고
조마조마해 활짝 피기까지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 과정을 남기려 디지털 카메라까지
사 찍었건만 초보라 제대로 찍지 못했었다.

기라성 같은 시인이 얼마나 많은데  내적 충만이 제대로 안 된 자신이기에
보내드리면서 얼마나 부끄러웠던 글이었는데.....

운율이 안 맞아 부적절한 곳은 한 선생님과 전화로 허심탄회하게
의논하였으며 작곡가님의 의견이 좋은 것은 받아들여 <하늘빛 너의 향기>가
그렇게도 아름답게 태어난 것이다.

언젠가 동호회 게시판에서 정덕기 교수님의 작곡상 수상 소식에
고 1때 제자라고 받으신 은혜에 감사한다는 글과
‘늘 부족한 선생님의 제자 한성훈 올림’ 이라는 댓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내 마음의 오솔길>이라든가 <아! 그대는>을 즐겨들었지만 그 당시는
한성훈 선생님이 작곡가 한성훈 선생님인 줄 모르고 동명이인쯤으로 생각했었다.
가끔 배경음악으로 들려오던 한 선생님의 노래와 합창곡<연꽃>을 즐겨듣던
지난 해 (2004년) 7월 가곡교실에서 처음으로 한 선생님을 뵙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그 훌륭한 스승님 정덕기 교수님의 애제자가 작곡가 한성훈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한성훈 선생님께 다가가 선생님의 노래
<내 마음의 오솔길><아! 그대는> <연꽃>을 즐겨듣노라고
이야기하며 인사를 드렸었다.

광주로 돌아와 홈에 들어오신 한 선생님께 뵙게 되어 기뻤으며
지금도 <연꽃>을 듣고 있노라며 앞으로도 주옥같은 좋은 노래
많이 작곡하시라는 쪽지를 보냈는데 한 선생님의 답글이 왔다.
그 쪽지가 일주일 정도 지나면 사라지는 것이 어쩐지 아까운 생각이 들고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끈이 나를 붙잡는 것 같아
그대로 보관해 두었었다.
아마 이런 만남이 되려고 그랬었나보다.

 여기에 그 글을 그대로 소개하면
*************    ***************
안녕하세요..

2004년 07월 28일 23시 26분

바다님..
안녕하세요..
먼저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보잘 것 없는 무명 작곡가의 작품에 그리 크신 사랑과 관심을 주시다니
송구할 따름이네요..

<내 마음의 노래> 사이트에서..
늘 적극적인 참여와 활동으로 많은 이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계신 시인님께..
저 역시 깊은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답니다..

한여름밤의 무더움 속에서도 상큼한 메모 하나가
제 가슴을 일렁이게 한 것처럼..
시인님의 가슴속에도..
아직 마저 피지 못한 좋은 詩들이..
정열과 간절함으로 익어..
만개하길 바라겠습니다..

그럼,
늘 행복하시길 바라며..
이만..
Namaste~

한성훈 올림..

한성훈 선생님은 이미 대학시절부터 남다른 작곡 솜씨를 발휘하여 MBC대학 가곡제에서
84년 <우리집>으로 동상 ,87년에는 <그대 향한 마음>으로 금상을 수상한 수재이셨다

******************************
제 딸아이가 반주에 맞추어 부르면서 만면에 웃음을 띠며 제 아빠에게
“좋으면 솔직히 좋다고 하세요. 질투하세요?”
딸아이는 노래가 성악과 출신 못지 않은 아이랍니다(저  팔불출이지요^^*)
한 선생님 덕분에 오늘밤 저희 가족 모두 행복한 밤이 되었습니다.

 항상 너무나도 겸손해 하시며 부족한 저의 글을  훌륭한 가곡으로 작곡해주신
 한성훈 선생님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와 존경을 드립니다

광주에서 바다 박원자 드림
22 Comments
해야로비 2005.03.16 03:16  
  바다님의 행복이 폴폴~~여기까지 전해집니다.
두분 좋으신 선생님덕에 저희들은 좋은곡을 곧 대하겠군요.
축하드리고.....많은이들에게 널리 불려지길 바랍니다.
우지니 2005.03.16 04:21  
  하늘빛 너의향기로  인하여
가족이 모여 함께하는 모습이 너무나 행복하게 보이네요.
난의 향기도 좋지만 바다님의 마음의 향기가 이 세상에 더 많은 향기가 되어 영원하기를 ...
김경선 2005.03.16 08:13  
  행복한 아침입니다,
가곡을 통해 교제하는 시인, 작곡자, 그리고
기쁘게 부르는 사람들과 또한 그 향기에 취하여
이 곳을 찾는 내마노회원들...
 
가객 2005.03.16 09:38  
  아침에 바다님의 글을 읽노라니
마치 제가 난의 그윽한 향기를 맡는 기분이 듭니다.
"하늘빛 너의 향기" 시에 붙여진 선률이 시인의 눈에 그토록 곱게 보인다면
그 노래가 얼마나 아름다운 노래일까
저도 그 노래를 귀로 들을 때가 오기를 학수고대합니다.
우리 사이트에서 시인과 작곡가가 만나 멋진 가곡을 탄생시킨 모습이
제 가슴 속에 흐뭇함과 기쁨을 함께 일게 합니다.
그 노래가 바다님의 가정에 보다 큰 행복을 준 모습도 보기가 참 좋습니다. 
 
 
           


 
이니 2005.03.16 10:24  
  바다님 축하드려요......^^
시를 읽으니 순수함과 청초함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시가 노래로 탄생했으니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빨리듣고싶어요..........^^
장미숙 2005.03.16 11:34  
  축하합니다~~
바다선생님의 꿈나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피어나는 난초꽃을 소녀의 기도로 보이셨군요.
<하늘빛 너의 향기>에 한성훈 작곡가님의 고운 뜻이 합하여져서
많은 이들의 소망을 피워주는 노래이길 기도합니다~ 
별헤아림 2005.03.16 11:49  
  아름다운 노랫말처럼 두 분의 음악을 통한 만남에 향기가 하늘빛입니다.
가까운 날 사이트에서 아름다운 곡을 들을 날이 오겠지요...^^*..
축하드립니다. 두 분.
임승천 2005.03.16 12:03  
  한국예술가곡사랑회 제 2집에 실릴 작품입니다. 한성훈 선생님이 온힘으로 만든 작품으로 기대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1곡의 가곡을 만드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기획에서부터 완성될 때까지의 과정이 너무 힘든 일입니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우리 가곡이 만들어진다는 설레임과 기쁨이 있는 것입니다. 바다님 축하합니다.
요셉피나 2005.03.16 12:42  
  아름다운 바다언니! 한성훈 선생님!
하늘만큼 땅만큼 축하드려요.*^-^*
너무 아름답고 고고한 한편의 시어에 옷 입혀진 선율이 넘 궁금하네요.
봄을 기다리는 하얀 목련 봉우리같은 설레임으로 기다려집니다.

화가 이중섭님의 어질러진 화실 안에서 한포기 난을 키우는
마음처럼 이 세상 살면서 소중하고 의미있는 무엇인가를 위해
애쓰시는 모습 참 아름답습니다.

오랜 세월 그대 향한 그리움으로 숱한 불면의 밤을 지새며
드렸던 간절한 기도는 오늘도 하얀 너울 속에서 빛나고 있겠지요.
하늘빛을 닮은 당신만을 온전히 사랑할때까지....
오숙자.#.b. 2005.03.16 13:41  
  새 작품이 탄생됨을 축하합니다
앞으로도 작품이 많이 탄생되어 재미 있는 얘기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
서들비 2005.03.16 13:52  
  [하늘빛 너의 향기]
축하드립니다.
[내마음의 오솔길] 즐겨듣고 있는데요,
[하늘빛 너의 향기]도 어서 들어보고 싶습니다.
윤교생 2005.03.16 17:15  
  축하드립니다.
이렇게 글을 올려주시니 시와 곡을 이해하기가 수월합니다.
얼른 만나보고 싶습니다...^^
정우동 2005.03.16 17:18  
  동호회원으로서 바다님의 이 홈에서의 빛나는 활동에 더하여
박원자 시인의 창작활동은 정말로 눈부시고 감탄스럽습니다.

그리고 동호회원 시인의 작품에 아름다운 가락으로 옷입혀
새로운 가곡을 탄생시켜 주신 한성훈 사장님께도 감사를 드리며
사업의 번창과 예술활동에서도 큰 업적 거두시기를 바랍니다.

두분 선생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한성훈 2005.03.16 18:45  
 
젊은 아가씨가 무엇인가 주우려고 허리를 굽힐 때..
어쩌다가 그만 가슴 선을 보인 것처럼..
무척이나 부끄럽고 그래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군요..

워낙 무명이고 배울 것이 많은 부족한 사람의 작품을..
이토록 칭찬과 함께 사이트를 통해 알려주시니..
감사하는 마음과 더불어 한편으로는 황망할 따름입니다..

작곡 보다는 시(詩)가 더욱 좋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좋은 시를 주셨기에 작품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의 가곡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좋겠다고 생각하여..
러시아풍의 왈츠 스타일로 리듬감을 주었는데..
이것이 바다님께 특별한 느낌을 주었나 봅니다..

막상 성악가가 선정되고 녹음이 되어..
많은 분들께서 이 곡을 듣게 되었을 때..
실망감만 커지면 어쩌나 싶어..
솔직히 걱정이 앞서가는군요..

하지만 시를 건네준 바다님께서..
이렇게 기뻐하시는 것을 보면..
참 다행이다 싶어 용기를 얻게 됩니다..

여하튼 좋은 시를 받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이제 얼마 후면 제 개인 CD 작업에 들어가는데..
그때 많이 신경 쓰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곡가 한성훈..



바다 2005.03.16 22:23  
  축하해 주신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찌보면 제가 너무 어린아이처럼 기뻐한 모습이 철없이 보이기도 하시겠지만 이 사이트에서의 아름다운 만남을 알리기 위해 그리고 아름다운 가곡들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서도 이런 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올렸습니다.

한성훈 선생님의 겸손하신 말씀도 제게 큰 교훈을 주실 뿐 아니라
 제가 더 오히려 거의 무명에 가까운 사람인데 한 선생님의 말씀에
저도 용기가 생깁니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정덕기 2005.03.17 08:13  
  바다님, 새노래 탄생을 축하합니다.
저의 제자를 그렇게 칭찬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성훈아 참 고맙다
마리아 2005.03.17 13:13  
  바다님,한성훈님 좋은 곡으로 많이 뵙게 되길 바랄게요.^^*
바다 2005.03.17 14:29  
  마리아님!
가곡을 사랑하시는 마리아님 뵙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산처녀 2005.03.17 16:29  
  바다님 축하해요 .
님의 아름다운 시어가 또 아름다운 가곡을 낳았군요 .
내마음의오솔길을 들으면서 감미로운 느낌에 젖고하는데 그 한성훈 선생님께서 곡을 많드셨으니 더더욱 얼마나 아름다운 곡이 되였을가?
긍금하네요 .
속히 홈에서 들었으면 합니다.
유랑인 2005.03.17 18:20  
  푸른 바다가 파란 하늘하고
하얀 구름과 황금빛 석양과 오렌지색 해돋이로
정다운 이야기를 풀어내더니....
오호라~~ 그 소곤대던 밀어들이
하늘빛 향기로 세상에 피어나버렸습니다 그려~~~

축하합니다 !!!
바다 2005.03.17 19:22  
  산처녀 언니!
유랑인님!
항상 격려해주시고 축하해주심 감사드립니다.
저는 자꾸만 감사할 일이 생기는군요.
여러분 모두의 덕분입니다.
나바보 2005.03.19 10:12  
  바다선생님 글과 리필들을 보면서
무지한 지혜와 상상력을 총동원해 봅니다.

우선 소녀에서 여인으로 변해도 그윽한 향기가 지속되고
그 향기는 사랑이라는 귀결에 대하여
새삼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왜, 그 같은 등식을 저희 같은 무지랭이들은 못느끼는지?
그 소녀와 여인을 어떤 특수공식에 대입하지 않고도
느껴야 되는데 말입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 그 소녀와 여인의
실제 나이가 없어 더 신비감이 듭니다.
"난"이라는 사물 하나에 대하여
형이상학적 미사여구를 접하고라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고
이것을 공간에 가락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꼭 쥐어 터저야 소리가 나는 고장난 라디오라도
"하늘빛 너의 향기" 이운율과 선율이라면
꽤 괜찮은 보물이 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예술가곡사랑회 제 2집에 실릴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전에 못 듣고 궁금해 죽을까 걱정입니다.
바다 선생님 나바보 죽기전에 적선좀 하세요.

화창한 토요일입니다.
여기 리플낙시에 걸리신 모든 분들께 건강과 즐거움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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