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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한자어 단상(漢字語 斷想) ㅡ 南山과 木覓

정우동 2 810
나에게도 단상이라고 할것 까지는 없어도 한자에 얽힌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학창시절 서울에 들어 온 중국 사신들이 남산을 목멱(木覓)으로 불
렀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을 겁니다. 나에게는 왜 남산이 목멱인지가 오랜 숙제
였습니다.

어쩌다가 중국어를 조금 배우게 되면서 남산의 한자어 木覓이 무미예로 읽히는
것을 보고 옛글 고어 배운 깐으로 남풍이 마파람인걸 보면 남산이 마뫼쯤 되니
이 말을 중국사람이 듣고 쓰기에 무미예로 썼을 것으로 추정하고 지내오다
임꺽정을 쓴 벽초 홍명희 선생의 아드님인 국학자 홍기문님의 朝鮮文化論選集을
읽으면서 이제까지의 가정을 기정사실로 단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우리 말인 줄 알고 있어도 그 연원이 중국어인 것이 더러 있습니다.
무명 ㅡ>木綿(무미엔), 배추 ㅡ>白菜(바이차이), 노틀 ㅡ>老頭兒(라오털),
짱꼴라 ㅡ>中國人(쭝궈렌), 통통 다털어ㅡ>統統(통통)등이 얼른 생각나고
그리고 경상도 지방에서 완곡한 사양이나 부정의 표현으로 "어데 예"하는
말은 중국에서도 같은 뜻으로 口+那里 口+那里(나리나리 ㅡ>어디어디)를
쓰고 있으니 참 묘한 일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다 선생님이 말한 그런 음운변화의 예로
형 ㅡ>성, 효자 ㅡ>소자로 발음하는 것은 중국어에서 學校 ㅡ>쉬에샤오로
즉ㅎ ㅡ> ㅅ으로 소리내는 사실은 우리 국어와 어떤 연관성을 감지케 하고
김치 ㅡ> 짐치, 金서방 ㅡ>짐서방 등에서 보이는 구개음화현상을 중국어에
서도 흔히 볼 수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健康 ㅡ>지엔캉, 再見 ㅡ>짜이지엔 에서 처럼 健ㅡ>지엔으로
見 ㅡ>지엔 인즉슨 ㄱ ㅡ>ㅈ 으로 읽히고 있는 것도 어떤 상관성을 느끼게
합니다. 그런데 재미 있는 것은 중국어의 지배적인 구개음화 경향에도 불구
하고 우리나라와 가까운 山東지방에서는 再見을 구개음화 하지 않고 국어에
서 처럼 짜이끼엔으로 읽는다니 이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습니다.




















2 Comments
달마 2005.03.17 03:16  
  中國話 斷想 (즁구어화)

선생님 건안하시지요.
반가운 글을 읽고 읽다. 보니 년년전 생각이나 미소져져
첨언 놓습니다...
베이징 아세안께임 끝난 다음해 일겁니다...
일행과 첮 중국여행이라 소회가 많았던중 하나는.
중국역사 조금이라도 공부못하고 덤빈것과
중국어 기본이라도 운을떼고 못간거였습니다.
일행과 호텔방에서 몇줄 공부하던 중
뚜이부치 아시지요. 요령이다십게...
두부무침으로 외우려 덤빈거지요. 막상
심양십리 시장길 밤에서 사고쳤던 기억 민망한일 고백합니다.
하나는 일행에 섞여 사람틈에 뒷걸음치다 중국아주머니 발을 밟고
당황해서 뚜이부치는 도망가 생각난게 이것뿐
쒜쒜 했더니 화냄보다 눈이 화등잔만한 중국 아주머니 눈빛...
(웬 남정내가 발을 밟아놓고 고맙다 고맙다 한꼴이니
 그 아주머니 아픈것도 잊고 황당한 눈빛에 지금 미안합니다.)

하나는 그와중에 지나던 조선족 아주머니 남편보고
" 야 저 남조선 아들좀 보라우... 하는 우리말 -
압록강 두만강 만한 아득한 허심한 느낌이 도리켜집니다.
바다 2005.03.18 19:40  
  제가 아주 어렸을 적 이야기입니다.
초등학교 2 3학년시절이었지 않나 모르겠네요.
제가 한자를 배우기 전이었으며 4학년 때부터 한자를
조금씩 배웠던 기억이 나는데 姓씨 朴을 보고 한글의
박은 옆에 점하나를 떼어버리면 <박>이 <빅>이 되길래
저희 오빠보고 한자 朴자도 옆의 점을 떼어버리면 그렇게
되어버리냐고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
우리 오빠가 그 말을 듣고 너무나 활짝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