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송가(頌歌)
< 고향의 송가(頌歌) >
노령의 큰 산줄기
강물처럼 흘러 내려
기름진 너른 벌
비단으로 펼쳐놓다
신령스런 불빛 고을 휘감아 돌며
상서로운 기운 흩뿌려
이름 그대로 영광(靈光)인
나의 사랑이여
발길 닿는 곳곳마다
삼두구미지하계길(三頭九尾之下階吉)이라
자연과 인간이 합일한
온 고을이 길지러니
산자락 끝 마디마다
가가호호
군락을 지어
그림같은 고을을 이루도다
저 옛날 백제 침류왕 원년(元年) 384년
동진의 고승 마라난타가
동방의 복지(福地)를 찾아
기나긴 항해끝에
환희의 닻을 내려
감격의 첫 입맞춤한
성스런 대지여
나의 사랑이여
그 누가 일렀든가!
한수(漢水) 이북에서는
황해도 안악이요
한수(漢水) 이남에서는
전라도 영광이라
나다니엘 호돈의
'큰바위 얼굴'의 뫼가
인자한 미소로
서해바다를 굽어보며
일망무제(一望無際)로
먼 바다까지 치닫는
광활한 들녘엔
황금 물결 출렁인다
쌀, 소금, 눈이
샘백(三白)의 고장을 표상하여
풍요로운 물산을 약속한
넉넉한 땅이여
이르는 곳곳마다
오곡백과 넘실대니
나그네마저 배불러
격양가 메아리진다
은빛 찬란한 칠산바다엔
고깃떼 풍어로고
만선의 환호소리
하늘을 뒤덮고나
"돈실러 가세 돈실러 가세
영광 법성포로 돈실러 가세..."
부러움의 노래가락
천지간에 진동해라
만학천봉(萬壑千峰)
봉마다 골마다
원형의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8경(八景)에 8괴(八怪)에
가슴스미는 신화는
떠난 이의 가슴 속에 흘러
영원한 강물을 이루도다
숱한 세월이 피었다 지고
수많은 영혼이 일었다 지고
자손만대로 복록이 넘칠 대지여
축복의 땅이여
이름 그대로 영광 있으라
영원히 영광 있으라
( 가객 )
* 註 :
삼두구미지하계길 (三頭九尾之下階吉).....
郡內에"~머리"와 "~미"의 이름을 가진 지형이 각각
3곳과 9곳이 있는데 그 아래 모든 마을이 吉하다는
풍수지리학상의 이야기임.
<이동원-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