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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퍼온 글

deborah 2 2646

심상이란 시어(詩語)에 의해 마음속에 그려지는 구체적 사물의 영상이나 느낌을 말합니다. 또는 그것으로부터 느끼는 감각적인 인상을 말하기도 하죠. 그런데 특정한 시어를 읽고 그에 관련된 영상을 떠올릴 때, 개개인의 과거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시어에 의한 심상일지라도 독자에 따라서 그려지는 영상은 제각각 다르기 마련이겠죠?. (마음속에 그려지는 영상)
[심상의 종류]
1) 시각적 심상 : 눈으로 보여?
▶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 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김영랑 「오월」)
▶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마늘밭에 눈은 쌓이리.
  잠 이루지 못하는 밤 고향집 추녀밑 달빛은 쌓이리. (박용래 「겨울밤」)
▶ 꿈마다 먹구름 뚫고 열리던 새푸른 하늘
  쏟아지는 햇살 아래 잠시나마 서 있을 수만 있다면
  좋겠네 푸른 옷에 갇힌 채 죽더라도 좋겠네 (김지하 「푸른 옷」)
▶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변영로 「논개」)
▶  길은 한줄기 구겨진 넥타이처럼 풀어져
  일광의 폭포 속으로 사라지고
  조그만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새로 두 시의 급행열차가 들을 달린다. (김광균 「추일서정」)
cf) 시각적 심상을 중시하여 회화적 이미지 창출에 주력한 유파는 주지주의입니다. 김기림이 이론적 발판을 마련하고 김광균에 와서 꽃을 피웠습니다. 그래서 흔히 우리 나라 모더니즘을 논할 때 김광균과 그의 대표작 「추일서정」이 약방의 감초같이 안 빠지죠.
2) 청각적 심상 : 귀에 들려?
▶ 아직 동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  금잔디 사이 할미꽃도 피었고, 삐이 삐이 배, 뱃종! 뱃종! 멧새들도 우는데, 봄볕 포근한 무덤에 주검들이 누웠네.  (박두진 「묘지송」)
▶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 삼간 달이 뜨고 ― 이완영, <조국>에서
▶ 두 점을 치는 소리
  방범대원의 호각 소리 메밀묵 사려 소리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  머리맡에 찬물을 솨아 퍼붓고는
  ( 김동환, <북청 물장수>에서 )
3) 미각적 심상 : 군침이 돌지?
▶ 어질고 고운 그들 멧남새도 캐어오리.
  집집 끼니마다 봄을 씹고 사는 마을,  (김상옥 「사향」).
▶ 산벚꽃 진 등성이에
  뼈를 묻을까
  소태같이 쓴 입술에
    풀잎 씹힌다.  (민영 「용인 지나는 길에」)
▶  물새알은 간간하고 짭조름한 미역 냄새 ―  (김소월, <물새알 산새알>에서)
4) 후각적 심상 : 냄새 맡아져?
▶  어마씨 그리운 솜씨에 향그러운 꽃지짐.  (김상옥 「사향」)
▶  강한 향기로 흐르는 코피  ( 서정주, <대낮>에서)
    5) 촉각적 심상 : 만져지나? 따뜻해? 차가워?
▶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김종길 「성탄제」)
▶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신경림 「가난한 사랑 노래」)
6) 공감각적 심상 : 어떤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전이(轉移)되어 나타나는
  이미지를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A감각이  B감각으로 표현되는 경우입니다.
▶  흔들리는 종소리의 동그라미 속에서 엄마의 치마 곁에 무릎을 꿇고
    (청각의 시각화)  (정한모 「가을에」)
▶  퇴색한 성교당의 지붕 위에선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청각의 시각화) 
    (김광균의 「외인촌」)
▶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청각의 시각화) ( 서정주, <문둥이>)
▶  즐거운 지상의 잔치에 금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시각의 청각화) 
    (박남수 「아침 이미지」)
▶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깃발을 이렇게 표현했으므로 '시각의 청각화'라
    해야겠군요) ( 유치환, <깃발>)
▶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시각의 촉각화)  (김기림 「바다와 나비)
6) 복합 감각적 이미지 : 서로 다른 감각이 나열되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  술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7) 역동적 심상 : 격렬한 느낌의 시어와 힘찬 동작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시어에 의해 느껴지는 심상을 말합니다.
▶ 푸름 속에 펄럭이는 피깃발의 외침  (박두진, <3월 1일의 하늘>에서) 



**음악도 좋아하지만,글 쓰는 것도 잘~하시는 여러분을 위해,도움이 될까해서요**
2 Comments
esther 2003.01.30 03:31  
  데보라님 ! 덕분에 시 공부 잘 하는구먼유....아주 유익한 정보 감사해요.이렇게 ㅁ멀리서도  좋은 소식 들을 수 있어 세상 참 좋아졌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제 곧 설날이네요. 미국에서는 구정을 별로 하지 않지만 그래도 조국 하늘 바라보며 구정을 마음으로 느끼고 있답니다....뽀- 드 득  눈 밝으며 세배 가던 길이 눈에 아른하네요.... 설 잘 보내세요.....!!! 좋은 글 정말 많은 도움이 되네요...
deborah 2003.01.30 12:12  
  멀리 계신 분이네요? 그러나 사이버 세계에는 거리감이 별로 안 느껴지는 것이 장점인 것 같네요.평안 하십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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