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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석 풍경(除夕風景)

별헤아림 13 770

제석 풍경(除夕風景)
권선옥(sun)

한두 달 전부터 몸이 극도로 부실해지는 탓에
늘 비실비실거리면서 기본적인 일들만 겨우 하는 처지였습니다.
그래서 사이트에도 전과달리 뜸해진 편입니다.

며칠 전 크리스마스 가까운 날 뒤늦은 시간에 한숨 자고 일어나서
아들이 컴을 꺼려다가 "엄마 컴퓨터 할래요"해서 "응."하고는 이리저리 다녀 보는데
알림음과 함께
'벼리야. 니 산타옷 나줘'하는 쪽지기 날아 온다.
아들에게 오는 <세이 쪽지>임을 아는 까닭에 무시하고 글을 읽노라니 또 쪽지가 날아온다.
"왜 대답이 없노. 산타옷 번쩍거리는 빨간 옷 내 줘~!"
그냥 두니까 아래쪽에 주황색 아이콘이 그득하다. 그래서
나 - "벼리 잔다."
아들 친구- "카지 말고 옷 나 줘. 응!'
나 - '잔다니까-."
아들 친구-"장난 치지 말고 응. 산타옷 나줘."
나- "니도 자라-!
아들친구-"잠이 안 온다."
워드 속도가 느려서 쏟아지는 쪽지를 삭제하면서 답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답장이 밀리자,
아들 친구 - "와 대답이 없노?"
나-'나 벼리에미다. 벼리 잔다. 니도 고만 들어가서 자거라."
아들 친구- "주기 싫으면 그냥 싫다고 해라."
나 - '주고 싶어도 줄 줄 몰라서 못 준다.'
아들 친구- "그냥 주면 되잖아."
나 - ' 니 이름 뭐고?'
아들 친구- "나 이재원.'
나- "재원아. 벼리 잔다. 그리고 난 벼리엄마고. 못 믿겠으면 전화해 봐라"
아들 친구- '지금 PC방이라서 전화 못 한다."
나 - "나 벼리엄마 맞다니까~!"
아들 친구 - "나는 재원이 아빠다.'
나- "나 벼리엄마 .... ^^* 시인(?) 권선옥이다."
아들 친구- "....?????@"
나 - "------ 고만...~! 끝"

또 어떤 때는 알아듣도 못하는 닉네임이 뜨면서
쪽지로'빨랑 공유하라'는 멘트가 날아온다.
공유가 뭔지 알아야 공유를 하지 그래서
모른 척하고는
"내용이 뭔데..?
하면
"나도 모른다. 공유해 보면 알 거 아니가.."한다
"공유할 줄 모른다"하면
"말이 많다. 잔소리 고만 하고 빨랑 공유해라"
닥달이다. 그러면 감당을 못 해서 줄줄이 차례로 꺼버리다 보면
어디 공유하는 항목이 보이기도 한다.

- 우리 교장 선생님은 과학 장학사도 하신 분이어서 그런지 기계를 잘 다루십니다.
전직하시면서 급식실 아줌마들까지 70여명 교직원들의 휴대폰 번호를 다 입력해 놓으셨다.
그러시더니 크리스마스날에는 새벽 2시 36분에 축하하는 문자메시지를 날리는 바람에
여러 사람들에게 얘기거리를 제공하시고 윗사람이라는 거리감을 좁혀 주셨다.
수시로 사석에서는 '**오빠' 아니면 '오라버님'이라고 할 정도로.

- 즐거운 성탄인사와 새해인사를 나누면서 번호가 저장이 안 된 곳에서 오는 문자메시지는
때로 수첩을 꺼내어 확인을 하든지 다시 전화를 걸어 보면서 확인을 해야 합니다.
어떤 사이트든지 운영자님께 전화를 할 일이 있으면 사이트에 가서
아래 부분에 적혀 있는 휴대폰으로 전화를 합니다.
그런데 어제 밤 자다가 알림음 소리에 눈을 떴습니다. 11시 40분 경에 날아온 새해 메시지. 받아보니 이름이 뜨질 않아서 수첩과 교직원 전화 번호를 쭈우욱 훌터봐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어딘가 뒷 번호가 낯이 익으면서도
생각이 나질 않아서 바로 전화를 해 보려다 밤도 깊은 시각이라 그냥
-- 누구시온지- 잠도 없나뷔여--
하는 문자로 답장을 하고는 책을 좀 보다가 자 버렸습니다. 잠결에 수시로 들리던 문자 메시지 도착 알림음을 확인해 보니 '내 마음의 노래' 운영자님와 함께 보낸 이의 이름들이 대부분 적혀 있었습니다. 남들은 '해맞이'한다고 야단일 터인데 나는 새 해가 중천에 뜨는 낮 12시가 넘도록 자 버렸습니다. 2004년의 피로를 다 풀어 버리기라도 하듯이. 자리에서 깨어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 - 알파벳 P - 이는 분명 하루 중 오후이다. 이러고도 복 받으면 세상이 불공평한 것이겠지요.
내일도 일요일 성당에 주일 미사 전까지만 일어날 생각입니다.
부족함이 많아 남의의 잎에 자주 오르내리면 오래 살려나?

<2005. 1. 1. 토요일>

- 운영자님을 비롯한 <내 마음의 노래> 가족 여러 분~!
저만 빼고 두루두루 복 많이 받으시옵고 건강하시고 바라시는 일 모두 이루어지소서~! -

13 Comments
바다 2005.01.02 13:51  
  일상의 이야기를 솔직하고도 재미나게 엮으셨군요
별헤아림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특히 더욱 더 건강하시고 지금처럼 좋은 글 많이 쓰시고 아름다운 노랫말도 많이 쓰시어 가곡으로 탄생되길 기원합니다. 님은 솔직하여 하느님이 복을 많이 주실 것입니다. ~_^:
별헤아림 2005.01.02 14:39  
  바다님...!
乙酉年 새해에 더 많은 활동 기대합니다.
늘 외로운 곳 쓸쓸한 사람들의 벗이 되려 노력하는 아름다운 마음씨을
가졌으니, <복 받을 껴-어...^^*>

닭띠 해.
문득 정신이 화들짝 드는군요.
12지 한 바퀴도는 12년이 흐르면 환갑이 된다는 사실...!
그 때까지 살지는 알 수 없지만...! ^^*
우지니 2005.01.02 16:20  
  별헤아림님 아들 친구와 동심의 세계로 잠깐 여행 가셨군요.
방학기간이니 그동안 지친 몸을 달래주시고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내 마음의 노래 가족모두 (별헤아림님은 특별히 건강한 복을 받으시고)에게  복을 빌어 주시니 별헤아림님께서도 다복한 새해가 되시기기를 빕니다.
서들비 2005.01.02 20:19  
  ^^*
별헤아림님께서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
별헤아림 2005.01.02 21:15  
  우지니님 .
^^*  -늘 염려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2005년에는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서들비님!
여전히 예쁘시겠지요. 예술적 향기 많이 누리시고 올 한 해도 행복하세요...!  ^^*
싸나이 2005.01.03 08:29  
  언제나 화사한 모습이 주변을 환하게 합니다
님의 모습처럼 올해도 청아한 한해가 되기를 기원 합니다.
산처녀 2005.01.03 10:44  
  별헤아림님의 글을 읽노라면 항상 건강이 안좋은 표현을 하시더군요.
제가 항상 몸이 불편하니까 동병상련이라 할까요?
별헤아림님 새해에는 그저 다른것 다 관두고 건강하시라고 하면
별헤아림님의 성이 차지 않으실까요?
그저 건강하시고 좋은 글로서 세상을 환하게 비춰주이소.
유랑인 2005.01.03 11:43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우리 머리위로 별헤아리는 여유가 많아지는 한해 였으면 합니다..
별헤아림 2005.01.04 00:03  
  싸나이님..@!
벌써 1년이 지났군요.
청평 호수가의 갤러리에서 멋진 말솜씨로 사회를 보시던 모습.
시청 근처에서 초등학교 동창생들과의 모임에서 옆방에 있던 '내 마음의 노래'회원들과 우연히 마주쳤던 처음 대면에서도 밝게 대화할 수 있었던 싸나이님의 장점 영원하길~ 많은 분들게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랍니다.
별헤아림 2005.01.04 00:09  
  산처녀님!@
제가 늘 앓는 소리로 엄살을 부렸나 봅니다....^^*
하지만 남들이 하루를 15시간 살아가면 저는 11시간 산다는 겸허함으로 꼴찌 면하면 다행이고 꼴찌라도 상관 없다는 처진 마음으로 산답니다.
산처녀님은 늘 밝고 건강하실 것 같았었는데
올해는 더 건강하시고 가정에 좋은 일 더 많이 생겼으면 합니다...!
별헤아림 2005.01.05 13:07  
  카메라 지니시고 본인은 전등이 필요하실 것 같지만 밝은 유머로 주위를 밝시는 분.
이름하여 유랑인님 ..!
올해도 여유 되시면 모임에서 주위를 더 밝은 빛으로 밝혀 주소서.
나비 2005.01.06 01:29  
  재밌어요 선생님!
근데 새해에는 아프지 마세요 아셨죠?^^
곧 뵐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Happy New Year~
별헤아림 2005.01.07 13:31  
  나비님 @!
나비의 이미지로 늘 밝은 모습 보여 주신 지난 해였습니다.
올해도 좋은 글 쓰시고 자주 뵙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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