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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와서 너무 좋았는데...지금은 비상 대기중...

규방아씨(민수욱) 5 1531
눈이 내린다
들길로 가는 발걸음이 사뿐 사뿐..
아이들과 같이 재잘 재잘 ... 너무 신난다..


햇살을 받으면 은빛바다를 보여주던 들판이
지금은 온통 하~~얀 바다가 되었다


제방을 올라본다
저멀리 산이 안개에 갇힌양 흐릿하게 보이구
앙상하니 추워보이던 나무들이
하얀옷을 입음에
꽤나 근사하게 보인다


제방가 마른 잡풀들에 눈이 소복이 쌓여
한송이 송이 꽃을 피웠다
누렇게 말라 고개숙인 강아지풀 위에도
눈이 소복 소복~
꼬~~~옥 초밥을 닮았다...


후후^^
제방 내리막길을 내려오면서 초밥닮은 강아지풀을 보며
침을 꼬~~올~~~깍 삼킬때쯤
으아악~~~
허리가 휘청...^^
미끄러질뻔 했잖아...
휴~~~
엉덩이 금 갈뻔 했네...


늦게 쨘~~  나타난 우리집 대장
거기 그래 그렇게 서 봐라..그래 좋았어!!!
사진 한컷 찍어주고는  나도 한장...^^ 폼을 잰다


에이~
꼭 스타일이 이럴때 사진찍게 되더라며
평소에 사진찍기 싫어하는 우리 큰아들도
좋아라 스마일^^


돌아오는길
하우스 지붕위 쌓인눈이 흘러내린다
주루룩~
흘러내리다 아래로 밀려서 멈춰있는 모습이
뭐랄까???  ㅋㅋ
늘어진 내 뱃가죽을 닮았다


에구 너무 눈에 취해 있었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머리카락이 눈에  다~~  얼어버렸네...


들판을 좋아라 뛰어다니는
내가 무서워 하는 강아지들의 모습도
오늘은 너무 이쁘게 보인다..


아!! 눈이와서 너무 좋다


♧♧♧♧♧♧♧♧♧♧♧♧♧♧♧♧♧♧♧♧♧♧♧♧♧♧♧


눈이와서 너무 좋았었다
아니 지금도 좋다
근데 지금 부터는 서서히 걱정을 해야한다

하우스에 눈이 많이 쌓이면
하우스가 눈에 무게를 이겨내지 못해
쓰러지기 때문이다

눈이오는 밤길을
우리 대장 바쁜관계로 아들 팔짱끼고 걸어가본다
까만밤에  하얀눈이 쌓인들길을 걷노라니
어디가 길인지 논인지
꼭 비행기 활주로를 연상케 한다

뽀드득 뽀드득
아무도 밟지 않은 하얀 눈길을 걸어가다
뒤돌아 발자욱 보고.....또 걸어가다 뒤 돌아 발자욱보고...

미끄러져가며 제방을 올라가면서
아들에게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얘기한다
제방 오르기전 지금은 하늘만 보이지??
자 지금 지금이다.
쨘~~
어떠니???

와~~~
정말 하~~~얀 바다가 나타났다
하우스 지붕위 눈이 갈라져 내려오면서
이제는 바다의 파도가 밀려옴을 연상케한다..

야 어떠냐???
너 처음이지??? 잘 봐둬라...
하얀 바다에 저 파도치는 물결을...
아마 잊지 못할거다..

우리집 대장
뒤늦게 트랙터 불 밝혀 부르릉 납신다
밤길에 트랙터에 가족들 이리 저리 올라타고
눈길을 헤쳐나오니
아~~~
이 시간 우리들을 위해 만들어진 시간이려오...

지금 부터는 온 동네가 대낮같이 불밝히고
지금은 비상대기중......



5 Comments
deborah 2003.01.23 01:18  
  와~~그림이 그려지네요!
규방아씨님 멋집니다.
도심의 눈은 별로인데,아니죠~님께서 쓰신다면...
'지금은 비상대기중...'에서 긴장됩니다.화이팅!!
미리내 2003.01.23 01:41  
  안녕하세요^^
아씨마님~~언제나  시골에 아름다움을  전하여 주시는 고마운 마음씨에
늘~올려놓으신 글 잘보고 있답니다,,

서울에 하늘보다도 그곳에  눈이 자주오나봅니다,
올 겨울은  여기에는 그다지 눈이라는것을 실감나게 볼수가 없답니다,,

며칠전에 혹독하게 추위만  크게 한번 있었을 뿐이지,눈이 올해는 귀하였습니다,

오늘 아침에 싸라기 같은 눈이 날리기 시작은 하였으나,,
그다지  오지못하고 자취를 감추었다우,

아름답게 사시는 모습이 참으로 좋습니다,
아씨마님처럼~~고운 마음씨로 열심시 사시는것은  곧 행복이라 생각이듭니다,
늘~~건강하세요^&
유성-━☆ 2003.01.23 16:22  
  눈덮인 산하~~! 제방길 농촌의 아름다운 설경이 눈앞에 펼쳐지네요
서울도 어제 함박눈이 종일 많이 내렸어요

수옥씨! 그런데 잘 나가다가 늘어진 뱃가죽에서  분위기 콱 이네요
언제나  열심히 긍정적으로 사는  수옥씨 모습 보기 좋아요
수선화 2003.01.24 16:13  
  지금은 종료된 장수 드라마 * 전원일기*의 한 장면을 보는 듯
너무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지는군요.

님의 글을 통해서..

제가 태어나서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농촌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접하게 됨을 감사드립니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시는 분..!!
규방아씨(민수욱) 2003.01.25 00:26  
  농촌으로 시집와 흙과 자연과 함께 살면서
마음이 참 부자가 되었답니다


이런 말들 들어보셨지요???
중환자실에 환자가 여럿있었는데
창가에 환자가 늘 바깥 풍경을 이야기 해주었데요


옆에 있던 환자는 그 말을 듣고는
늘 행복감에 빠져있었지요..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들이 밖에 있을까 하구요


내가 저 창가에 갈 수만 있다면
가서 내가 직접 보면 더 아름다운풍경을 만나지 않을까
생각하던중..
창가에 환자가 죽고나니 얼른 창가로 옮겼다잖아요


그러나 기대하던
그 아름다운 세상은 없었던거죠...


전에 이글을 접하면서
참 많은것을 배웠답니다.
추하게 그릴수 도 있는 눈을
아름답게 그림으로
나도 좋구
보는이도 행복하구...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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