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객님의 '그리운 시절'을 읽고
가객님의 ‘그리운 시절’을 읽고
저도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제 고향의 어린 시절의 가을과 겨울로
추억 속의 여행을 떠나봅니다
** -- ** -- ** --**
우리 마을 앞 논에도 가을이 오기 시작한다
벼논에 물을 빼려고 도랑을 치면
논 속에서 붕어, 미꾸라지, 새우가 팔딱팔딱 아우성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잡기 위해 신이 나고
그 날 온 동네는 풍성한 추어탕 잔치가 벌어지고
몰래 담궈 둔 농주가 여기저기서 함께 모아지고
모처럼 가을밤이 동네사람들의 가슴을 열어준다
들녘은 어느 새 빈 논이 되고
우리는 맨발바닥으로 논바닥을 걷는다.
둥그렇게 모양을 드러낸 곳을 파 우렁을 캐낸다.
하나라도 더 캐내기 위해
발걸음은 경보선수처럼 빨라지고
우리는 잠시 벙어리가 된다.
치마며 신발에 가득 우렁을 담아
저마다 자랑스럽게 집으로 돌아간다.
찬바람이 불어오고
다시 몇 배미의 논에는 물이 가득 채워진다
물이 없는 논에서는 아이들의 자치기. 야구(그 당시 하루라고 했음)
축구, 고무줄놀이가 한창이다
.
남자 아이들이 자치기와 하루만큼은 우리들도 끼워준다
축구는 바람 빠진 공이나 짚으로 만든 공이 일품이다
이젠 찬바람이 살을 애이게 불어오고
눈보라가 치고 온 산야가 동화 속 흰 궁전이 된다
앞산 밑 빈 콩밭에는 배고픈 꿩들이 나들이 나와
혹시나 하고 이삭줍기 나왔다가
동네 청년이 싸이나를 넣은 콩을 쪼아 먹고 날다가 추락한다
마당 두엄자리 옆에는 참새들이 재잘거리며 아침을 노래하고
사람들은 키나 망태기 밑에 작대기를 받친 다음 모이를 뿌려놓고
새들을 유인하여 새끼줄을 길게 달아
안방에서 창문 틈으로 내다보다 재빨리 줄을 놓아 참새들을 가두어 버린다
그리고 참새구이는 남자들만 먹는다
여자들은 그릇을 깨니 먹어서는 안 된다며...
마을 앞 논이 꽁꽁 얼어붙어 스케이트장이 된다
남자애들은 나무판자와 대나무로 만든 썰매를 가지고 와 신이나 어쩔 줄을 모른다.
여자애들은 손을 맞잡고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다
얇게 언 곳에서는 모두가 빠져 버려 그 날은 하루 종일 오돌오돌 떤다
이제 다시 처마 밑으로 간다
막대보다 더 긴 고드름을 한 입씩 입에 물고
오도독오도독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린다
해가 서산 마루에 걸리어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않는다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주머니속의 보물을 조심스럽게 꺼낸다
입술이 새까매지도록 베고 또 베는 생고구마 ...
이제 배가 든든하니 한 가지를 더 해 본다
약간 녹은 듯한 눈으로
시골초등학교 운동회날 큰공굴리기 하는 것처럼
힘을 합쳐 지구만큼 큰 눈공을 만든다
눈공이 서로 만나 커다란 눈사람이 되어버린다
아이들은 이름을 붙인다
너는 순이
너는 철수라고......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을 가객님 덕분에 잠시 회상해 보았습니다
저도 도시에서 산지 30년이 되었어도 제 마음 속에는 그 고향이 떠나지 않습니다
아니 이제는 더더욱 가슴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도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제 고향의 어린 시절의 가을과 겨울로
추억 속의 여행을 떠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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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 앞 논에도 가을이 오기 시작한다
벼논에 물을 빼려고 도랑을 치면
논 속에서 붕어, 미꾸라지, 새우가 팔딱팔딱 아우성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잡기 위해 신이 나고
그 날 온 동네는 풍성한 추어탕 잔치가 벌어지고
몰래 담궈 둔 농주가 여기저기서 함께 모아지고
모처럼 가을밤이 동네사람들의 가슴을 열어준다
들녘은 어느 새 빈 논이 되고
우리는 맨발바닥으로 논바닥을 걷는다.
둥그렇게 모양을 드러낸 곳을 파 우렁을 캐낸다.
하나라도 더 캐내기 위해
발걸음은 경보선수처럼 빨라지고
우리는 잠시 벙어리가 된다.
치마며 신발에 가득 우렁을 담아
저마다 자랑스럽게 집으로 돌아간다.
찬바람이 불어오고
다시 몇 배미의 논에는 물이 가득 채워진다
물이 없는 논에서는 아이들의 자치기. 야구(그 당시 하루라고 했음)
축구, 고무줄놀이가 한창이다
.
남자 아이들이 자치기와 하루만큼은 우리들도 끼워준다
축구는 바람 빠진 공이나 짚으로 만든 공이 일품이다
이젠 찬바람이 살을 애이게 불어오고
눈보라가 치고 온 산야가 동화 속 흰 궁전이 된다
앞산 밑 빈 콩밭에는 배고픈 꿩들이 나들이 나와
혹시나 하고 이삭줍기 나왔다가
동네 청년이 싸이나를 넣은 콩을 쪼아 먹고 날다가 추락한다
마당 두엄자리 옆에는 참새들이 재잘거리며 아침을 노래하고
사람들은 키나 망태기 밑에 작대기를 받친 다음 모이를 뿌려놓고
새들을 유인하여 새끼줄을 길게 달아
안방에서 창문 틈으로 내다보다 재빨리 줄을 놓아 참새들을 가두어 버린다
그리고 참새구이는 남자들만 먹는다
여자들은 그릇을 깨니 먹어서는 안 된다며...
마을 앞 논이 꽁꽁 얼어붙어 스케이트장이 된다
남자애들은 나무판자와 대나무로 만든 썰매를 가지고 와 신이나 어쩔 줄을 모른다.
여자애들은 손을 맞잡고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다
얇게 언 곳에서는 모두가 빠져 버려 그 날은 하루 종일 오돌오돌 떤다
이제 다시 처마 밑으로 간다
막대보다 더 긴 고드름을 한 입씩 입에 물고
오도독오도독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린다
해가 서산 마루에 걸리어도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않는다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주머니속의 보물을 조심스럽게 꺼낸다
입술이 새까매지도록 베고 또 베는 생고구마 ...
이제 배가 든든하니 한 가지를 더 해 본다
약간 녹은 듯한 눈으로
시골초등학교 운동회날 큰공굴리기 하는 것처럼
힘을 합쳐 지구만큼 큰 눈공을 만든다
눈공이 서로 만나 커다란 눈사람이 되어버린다
아이들은 이름을 붙인다
너는 순이
너는 철수라고......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을 가객님 덕분에 잠시 회상해 보았습니다
저도 도시에서 산지 30년이 되었어도 제 마음 속에는 그 고향이 떠나지 않습니다
아니 이제는 더더욱 가슴 가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