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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

열린세상 8 1036
아내가 기른 콩나물 무침이 올라왔다.


아내는 내가 만든 콩나물 독 받침대가

정말 앙증맞다고 입에 침이 마르더니

부뚜막에 대접을 놓고 받침대를 올려

플라스틱 화분에다 불린 콩을 담았다.


아내와 둘이 먹는 아침밥은 조촐하다.


큰 공기에 두 사람 몫의 잡곡밥을 담고

겨울초 겉절이와 파조리개 한 접시에

어제 먹던 멸치 국이 우리 아침상이다.

그래서 콩나물독도 옆에 두어 보았다.

 
아내가 무친 콩나물 무침이 고소하다.
8 Comments
열무꽃 2009.03.11 14:00  
분홍색꽃잎을 들어 올리니
노오란콩나물꽃이 올라와
꽃밥을 드시고 계시는군요.
鄭宇東 2009.03.11 14:13  
秋史 김정희 선생의 말년 시에

大烹豆腐瓜薑菜  (대팽두부과강채) 라 한 귀절이 있습니다.
맛난 음식이란 두부-豆菜와 물외 생강과 나물무침이라고 합디다.
이웃이나 백성의 피와 눈물로 만든 고량진미가 결코 아니고
식구가 정성들여 만들어 준 나물소찬이 더 맛있다 하였습니다.
추사 선생은 이어서 이런 구절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좋은 잔치란 것도 내외 아들딸 손자손녀 온 가족이 함께 하는 단란한 모임이
(高會夫妻兒女孫  고회부처아녀손) 최고지락이라 하였습니다.
한천숙 2009.03.12 00:05  
따뜻한 가정이 눈에 휀히 보이네요
깨소금 냄새 전국을 날리네요
송월당 2009.03.12 09:34  
열린 세상님 너무나 귀여운 콩나물 독..
나도 옛날 새댁일 때 콩나물 길러 먹었던 생각이 납니다.
조촐한 나물 무침의 식단이 요즘 유행하는 웰빙 식단이네요.
행복한 님의 가정이 아름다워요.
여우이모 2009.03.12 18:06  
제가 좋아하는 식단이네요.

행복이 솔솔~~^^
고진숙 2009.03.13 14:56  
열린세상 님, 참 재미나게 사는 또 다른 면을 보여 주었습니다.
받침대가 앙증맞다고 침이 마를 정도의 감탄 어린 칭찬에
"아내가 무친 콩나물이 고소하다"고 응수하며 살아가니
깨가 쏟아져 그릇 하나 더 준비해야겠군요.

그 받침대는 어떻게 구한 것인지 손수 만든 것인지 궁금하군요.나는 엉뚱한 데에 관심을 두는 것 같지만,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새총보다 조금 큰 모양을 하고 있는데,
그 시절을 회상하며 그 물건에 마음이쏠리는 겁니다.
새총을 돈 주고 살 수 있는 시절이 아니고 손수 만들어야만 하는데, 만들려고 Y자 모양의 나무 가지를 찾아
들로 산으로 몇 날 며칠을 길다 하지 않고 힘들다 여기지 않고 헤매던 시절을, 수십년이 흐른 지금 떠올려 보는 겁니다.

채식주의자의 밥상입니다. 당뇨병 등 내분비 계통의 권위인 허갑범 박사가 자기 집 밥상을 공개하며 '한국의 식단이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는 세계에서 제일'이라고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바로 그것을 실천하는 가정입니다.

이렇게 재미나고 지혜로운 제자가 옛날에 내 제자들 속에 있었던가 싶어 그저 좋아집니다.
달리아 2009.03.13 19:00  
제 숫가락도 한쪽에 놓아 주시면 안될까요?
국에 밥을 척 말아서 한술 뜨고 겨울초 겉절이 올려서
한 입 가득 먹었으면.......
시장기 느끼는 이 저녁에  눈으로 한술 뜨고 갑니다
열무꽃 2009.03.14 09:44  
여우이모, 오랫만!
달리아님, 천숙 춘숙님,
열린세상님, 그리고 사모님,
님들 만나러 송월당님이
서울서 내려오시는 것 잘 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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