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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들

임현빈 1 1091
그리운 것들 / 현빈


아침에 눈뜨면
제일 먼저 떠 오르는 또 하루라는 선물
침실쪽 창을 열면 베란다 너머 보이는
무학산 자락 한 켠
마실 것을 들고 베란다로 통하는 문에 기대어 서서
한참이나 바라 보는
커다란 그림 같은 풍경

아~ 그리운 것들

이 단어를 떠 올리면
참 이 말을 하기까지 그래도 많이 살았구나
아픔은 아픔대로 가슴 깊은 곳에서 잠들어 있고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함께 사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눈물겹다
내 아이들은 자라면서 나 같은 아픔 지니지 않고 살았으면 한다
졸린 눈 뜨지 못하고 아침을 떠 넘기는 쌍둥이 사내 놈들
또 아이들과 남편이라는 한 가족을 위해 한 시간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는 아내 직장생활을 겸해야 하는 고달픔을 생각하면
미안할 때가 많지만 언제 부턴가 난 말을 감추고 산다
아직도 마음 깊은 곳에 풀리지 않는 매듭

아내랑 함께 출근 길을 나서는 시간
아내는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인 셈이다

그리운 것들
아픔을 삭이며 새벽 냉장고 문을 열고
남은 술을 들이키고 설움에 소리죽여
꺼억 꺼억 울어대던 나날들
지금도 냉장고 문을 열면
울컥하고 나를 안는다

아~ 그리운 것들
유난히 국도변 길가의 초록색 잎들이 자라 나는게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언젠가 모임 자리에서 이 말을 했더니
늙어가는 증거란다 그런가
몇년 전 부터는 가을 벚나무 잎이 붉게 물든 모습이
노을 만큼이나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운 것들
새벽일 마치고 아침이 뿌옇게 어둠을 뚫고
맑아지는 모습을 보며 차창을 열고
차를 달리며 부딪히는 바람은 얼마나 시원 했던가
그 느낌이 가슴 속까지 맑게 씻고 지난다

그립고 그리운 시간
사년 전 겨울 이던가
예상도 없던 섬진강변 악양을 간다고
택시에 일곱명이 타고 화개장터에 가서 참게탕 점심을 먹고
평사리 건너편 섬진강 강변 모래사장에서 찍었던 단체사진
찍어 준 나는 보이지 않지만
일곱 여자의 그 사진이 그립게 남아 있다

재 작년 가을인가
해가 지기 전 서녘 하늘에 너무나 아름답고
뜨겁게 붉은 빛만 동그랗게 보이며
자동차를 따라 오던 지는 해가
세상의 어떤것 보다 마음을 빼앗아
두고 두고 그 마음을 남겨
저토록 저토록 지는 해가 아름다웠던
그 기억이 그립고 그립다

새벽녘 듣는 FM 라디오방송의 그 사무치는 음악들
어찌 그리 깊은 마음 속까지 헤집고 들어와 자극을 하는지
지금은 새벽시간 마다 만나는 그리운 음악들 이다
매일 그리워 진다

산다는 것은 끝없는 그리움
이 세상에 그립지 않은게 어디 있을까 마는
살아 갈 수록 너무 그리운 것이 많아
견딜 수 없는 그리운 시간들 이다.



Savage Rose(덴마크)의 Bella Ciao
1 Comments
바다 2003.07.23 15:43  
 

모두가 그리움

뒤를 돌아보아도
앞을 내다보아도
운명처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그리움

온통 그리움에 지쳐버린 그대
그리움의 바다에 빠져버린 그대
그리움의 포로가 된 그대

어제 아침 찬란히 빛나던 태양도
까만 밤 무수히 반짝이던 별빛도
느티나무 꼭대기에 살짝 머물고 간 바람도

가버린 사랑도
바람처럼 지나버린 젊은 날도
해맑게 미소짓던 그대의  모습도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은 그대의 모습도

모두가
그리움
그리움이어라
 

밀바의 차오벨라가 그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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