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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시>당신은 내게 별처럼 오시렵니까?

사은 1 1276

..









당신은 내게 별처럼 오시렵니까?



-사은김광선-



어머니, 당신의 얼굴이 꿈속에서

흰 달처럼 내게 환하게 빛났어요

그런 밤에는

달빛처럼 은은한 당신의 향기,

꿈속에서 바람처럼 내게로 불어 왔어요.



삼성당 논길에 화석처럼 찍힌 당신의

발자국은 아직도 눈에 선명한데

당신은 무심하게 달빛처럼 내게서 스러졌어요



어려서 못다 이룬 당신의 꿈은 이제

이 땅위에서

그 흔적조차 남김 없이 사라져 버렸어요.



당신이 우리 곁을 말없이 떠난 뒤―

아무도 당신의 모습을 기억하지 않아요.



들판을 가로질러 걸어가셨던 새벽안개 쌓인

그 하-얀 외길.

그 길은 언제나

언덕 위 작은 예배당에 닿았어요



그곳에 가면 당신이 흘렸던 그 눈물―

아직도,

예배당 마루에 강물처럼 흐르고 있을 까요?



당신의 눈물로 피어낸 꽃은 지고,

이제 탐스런 열매가 맺혀

밤이면 이슬에 젖어

먹음직스런 과일로 자라났어요



당신은 그 열매 따다가, 주님께 드리고

새벽이면 기도의 향을 피우시며

그 힘든 세월을 견디셨어요.



당신이 못다 이룬 꿈 이루기 위해

자식 위해 가셨던

그 험한 길,

서러워도 차마 울 수 없어,



새벽마다 부르시던 당신의

그 간절한 찬송은

개척교회 제단에서 향기 되어

하늘로, 하늘로 새벽마다 올라갔어요.



그 무겁던 영혼의 장막을 벗던 날,

당신은―

응급실 산소 호흡기와 영원한 작별을 하고

그 멀고도 가까운 길,

혼자서 그렇게 떠나셨어요.



이제 11평 임대 아파트는 당신을

기억하지 못해요

마지막 당신이 떠나던 날,



그 춥던 아파트 계단을 말없이 연기처럼

당신의 영혼이 떠나던 그 해 겨울...

등촌동 주공 아파트 907동 315호,



당신이 지키셨던

당신의

마지막 삶의 둥지―



손자가 제대 할 때까지는 일을 해야 한다며,

영세민취로사업장에서

그 찬바람 맞으며 지켜 낸―

당신의 그 마지막 삶의 둥지에서,



당신은 생의 마지막 기쁨을 2001년 추석에

맛보았어요

쌀이 없어 울면서 기도했다던 당신의

구차했던 가난도

이제 더 이상 이 땅 위에 그 초라했던

11평 임대 아파트에

당신의 영혼을 구속하지 못했어요.



살아서 근심이었던 당신의 살붙이들

이제는

한자리에 모여

오순도순 얘기했던 그 추억은

당신과의 최후의 만남이었죠



당신이 남기시고 떠나셨던

그 마지막 겨울 밤

찬란한 별 하나,



당신이 떠난 자리에 도란도란 모여 앉은

당신의 고향 피붙이들은

아름다운 옛 추억을 별처럼

하나씩 가슴에 달고

밤이 깊도록

당신 곁에서 등불을 끄지 않았어요



당신은 어려서부터 유난히 파란만장한

생을 보내셨죠.

당신은 어머니를 일직 여의고

그 많던 동생들을 혼자서 업어 키우셨죠!

당신은 그런 일을 통해 바다처럼 깊어지셨죠.



첫째 남편은 징용간 뒤

돌아오지 않았어도

당신은 굳건히 사셨죠!



이제, 당신의 빈자리에

소망의 별 하나 달고 싶어요,

먼 훗날

내가 세상 떠날 때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밤이면 별을 보며

당신의 별자리를 기억하고 싶어요



당신은 바람 부는 밤하늘에 별들이 빛날 때,

꿈길 따라 내게로 오시렵니까?

내 초라한 꿈속으로―

당신은 별 하나 따서 손에다 들고

내게로,

또 다시 내게로 꿈길 따라 별과 함께 오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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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x1_c11.gif 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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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오숙자 2003.08.12 21:38  
  어머니의 사랑과 기도가 아들 사은이라는 열매를 맺으셨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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