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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흘리는 눈물

노을 10 743


71세!

아직 더 살 수도 있는 나이인데...  많이 아쉽다.

훌륭한 울림통이라 생각했던 그의 비대한 몸집이 명을 재촉했을까.

그의 목소리가 얼마나 많은 시간, 내게 즐거움과 행복함을 안겨주었는지를 생각하면

그의 죽음을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

라디오 FM을 통하여, 그리고 카셋트 테잎과 CD를 통하여

참 많은 시간을 그의 노래와 함께 했다.

어떤 사람들은 그 목소리에서 대중성을 지적하며  그 격을 깎아 내리기도 하지만

나는 그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슴 가득 기쁨을 맛보곤 했다.

파바로티의 목소리는 말하자면 내 정서의 코드와 딱 들어맞았던 것이다.

맑고 힘차면서도 부드럽게 때로 드라마틱한 호소력으로 거침없이

하이C음으로 치달려 갈 때면 내 마음도 덩달아 높이 높이 고양되곤 했다.

아, 그 황홀한  카타르시스라니....

무엇으로도 그런 시원함은 맛보기 힘들었다.

수많은 걸출한 테너들 중에 담박에 그 음색을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은 파바로티 하나 뿐이었다.

그만큼 그의 색깔은 독특했다. 시들지 않는 청년의 기백 같은 싱싱함과  알 듯 모를 듯 내비치는 애수...

예술성은 잘 모르겠다. 그냥 그의 음색이 너무 좋았다.

그의 검은 눈이 내뿜는 어두운 열정과 폭발적인 가창력, 아름다운 음색은

그가 말년에 보여준 이런 저런 안 좋은 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내게 우상으로 남아 있다.

아니 마음의 연인이라 해도 좋으리.

오늘 나는 그 연인을 잃었다. 그러나 얼마나 다행인가.

그의 목소리는 남아 있으니...

찬 비가 하루종일 내리고 있다.

비록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마음 깊이 몰입했던

많은 시간들로 인하여 파바로티는 내게 친밀한 사람이었던 셈이어서 그럴까.

안개같은 슬픔이 가슴에 묵직하게 얹혀 온다.

안녕, 나만의 파바로티여....       
10 Comments
바다/박원자 2007.09.08 11:41  
  멋진 노을님!
파바로티는 시공을 넘어  환생하여 영원히 노을님과 함께 하실 것입니다. 그 분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파바로티여!
천국에서도 <나만의 파바로티여> 하고 글을 남긴 우리 노을님을 기억하소서^^*
노을 2007.09.08 11:45  
  바다님
갑자기 내 맘을 드러낸 게 부끄러워져
내리려고 들어왔다가 바다님 댓글 때문에
못 내리고 말았습니다.
파바로티가 저를 기억할까요? ㅎㅎㅎ
바다님 때문에 내가 못 살아~~~
바다/박원자 2007.09.08 18:45  
  집에서 대청소를 하다가 잠깐 들렸는데
댓글을 안 쓸 수가 없었어요.
일필휘지로 써버린 너무나 멋진 고별사이기에..
파바로티는 분명히 기억할 거예요. ㅎㅎ
오늘 모처럼 하늘도 푸르고 초가을 바람도 불고
아주 기분 좋은 날입니다.
늘 평안하소서^^*
旼映오숙자 2007.09.08 19:11  
  노을님,
천상의 목소리는 이제 들을 수 없지만
그의 목소리는 또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해야로비 2007.09.09 09:03  
  노을님....어쩜....마치....제가 글을 써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저랑많은 부분에서 일치되는 느낌...아....이거 내맘을 대변하신걸까?
노을 2007.09.11 09:11  
  바다님 가을맞이 대청소 하셔서
얼마나 기분이 개운하실까요.
저도 어제 대강 했어요. 대강...ㅎㅎㅎ

오숙자교수님
그저 노을님 하고 불러만 주셔도
그 아름다운 얼굴이 눈에 선합니다.
뵙고 싶어요.

해야님
이거, 저의 연적(?)이신 줄 몰랐는 걸요. ㅎㅎㅎ
그 감성으로 이 가을에 또 가슴앓이는 올매나 하실까요?
17일, 핼쓱한 얼굴인지 아닌지 확인해볼랍니다.
유열자 2007.09.11 09:41  
  당신들은 파바로티님을 두고 왜이리 야단이실까
파바로티 안 사랑한 사람있으면 손들고 자기집 마루에 벌서기
17일에는 헬쓱한 얼굴의 여인들만이 파바로티 사랑한 증거
노을님의 아름다운 글속에서 함께 애도와 사랑을 느낍니다
 
노을 2007.09.11 09:46  
  와, 졌다...
열자님...
ㅎㅎㅎㅎ
해야로비 2007.09.11 21:08  
  한끼라도 굶고 가야겠습니당~~~
아님....한밤을 홀딱 새우고...가야할까요?
인애 2007.09.12 11:11  
  우리는 다아 같은 마음이 되네요..노을님  잘 지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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