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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주 / 참 시 소개합니다 !

바 위 5 748
  너무 늦게 공양 올리다
- 화엄사 사사자석탑 앞 공양상을 바라보며 -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천 개의 손을 지니셨다
자식에게 밥 떠 먹이는 손
지아비의 시중을 마다않는 손
오른 손이 몰래 은밀하게
움직일 줄 아는 왼손과
왼손이 하는 일을 모르는 척
눈감아줄 줄 아는 오른 손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손을 지녔다

어머니 뱃속을 빌려 태어난
세상의 모든 자식들은
단 하나의 손만을 가졌다.
제 입으로밖에 숟가락 가져갈 줄 모르는
사색할 줄 모르는 두 손
그래도 그런 손이나라 갖고 태어난 게
얼마나 다행이냐고
세상의 어머니들은 대견스러워 하신다

지리산 화엄사 각황전 뒷길로 오르면
꼬내나 너른 곳이 나온다 효대라 부른다
거기 멋드러진 사사자석탑 있다
바로 앞에는 초라한 석등이 하나 있는데
석등 안에 공양상 한 분이 들어 앉았다
화엄사 창건했다는 연기조사가
석탑 안 어머니에게
공양 올리는 모습이라고 전해진다

공양상 무릎 꿇고 공손히 차 올린다
불효자식이 올리는
향긋한 차 한 잔 받으십시요
이 차 드시고 어머니 부디
극락왕생 하시기를
갸륵하구나 네 마음이
내게 올리는 차 한 잔이 기꺼워서가 아니라
네 마음에서 뒤늦게 돋아난
손 하나가 고맙구나
석탑 속 어머니 빙그레 웃으신다
석탑 기단에 앉아 있는 사자들도 흐뭇한지
어흥어흥 울음 소리를 낸다
늦가을 지리산이 찌렁찌렁 울린다

어느 세월에나 내 마음에선
저런 손 하나가 더 돋아날까.

5 Comments
파도 2006.03.29 18:40  
  부모님 살아 공양 한번 못해 본 저로서는
뒤늦게 돋아난 손이 허허롭습니다.

살아 계실제 열성을 다하시기를~
김형준 2006.03.29 23:09  
  오늘 칫과에 갔다가 어머니와 함께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한약을 먹고 있는 관계로 돼지고기를 잠시 먹을 수 없지만 어머니가 원하시는 '놀부보쌈'집에 갔습니다. 제가 돼지고기를 먹을 수 없자 어머니도 자신이 맛있다 하시던 보쌈을 드시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같이 순두부찌개와 돌솥밥을 시켜 먹었습니다. 이전에도 그곳에서 식사를 하자고 어머니가 말씀하셨었는데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안 가다가 오늘을 마침내 갔습니다. 제게 거의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분이 원하는 그런 작은 것 해드리기 위해서도 시간 내기가 그리 어려우니 어쩌죠. 말씀하신 대로 어머니는 제가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나 시간을 주시는 데요. 조금 전에도 한약을 가져오셔서 먹고 난 뒤 입가심하라고 딸기를 주셨어요. 어머니는 한, 두 개도 안 드시고 다 제 차례랍니다. 더 드시라고 해도 아들이 많이 먹는 것이 더 기쁘신지 저보고 다 먹으랍니다. 저는 이렇게 나이 든 아이랍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오세실리아 2006.03.30 09:04  
  저도 한 자식이기에
가슴이 찌~이~ㅇ 해옵니다
그곳에 가게되면
빙그레 웃으시는 어머니의 모습과
흐뭇해서 울부짖는 사자들의 모습을
직접 느껴보고 싶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정우동 2006.03.30 09:39  
  부처님의 어머니는 감옥에 갇힌 아들을 위하여
깨끗이 목욕한 후 꿀에 갠 쌀가루를 온 몸에 발라
까다로운 옥문의 보따리 검사에 걸리지 않고
면회하여 공양을 할 수 있었습니다.
수천가지 궁리를 하였을 한몸 어머니가 바로
천수관세음보살입니다.
뒤늦게라도 보살필 손이 하나 더 생겼다니 부럽습니다.
멀쩡하던 마음과 손마저 오그라드니 이를 슬허 합니다.

왕상의 잉어 잡고 맹종의 죽순 꺾어
검던 머리 희도록 노래자의 옷을 입고
일생에 양지성효를 증자같이 하리라
.
바 위 2006.04.01 19:18  
  朱子 十悔 中

不孝父母死後悔 가장 마음아프고
不親家族疎後悔 그담이요
不接賓客去後悔 속쓰린 일입니다

선생님 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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